2018년 글로벌 데이터 센터 전력 소비량 205TW/h···전 세계 전력량 약 1% 수준
2024년까지 국내 데이터 센터 24곳 신설 예정···2020년 대비 전력 소비량 2.2배 증가할 듯
사막 태양열 활용, 강물 위 건립 등 아이디어 돋보이는 해외···국내도 빗물 활용 등 탄소 감축 노력

[이넷뉴스]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 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데이터 센터(Data Center)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 센터는 서버·네트워크·스토리지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모아놓은 곳이다. 사람으로 따지면 두뇌, 심장과 같다. 데이터 센터는 특성상 24시간 365일 운영돼야 한다. 또 끊임없이 돌아가는 서버를 식히기 위해 서늘한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소모되는 전력량이 만만치 않다. 

◇ 2010년 이후 전력 소비량 6% 증가···국내 DC 절반 수도권 집중

에릭 매서넷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2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약 205테라와트시(TW/h)였다. 세계 전체 전력 소비량의 1% 수준이다. 2010년 이후 6%가량 늘어난 것(194TWh → 205TWh)으로, 예상보다 큰 증가 폭은 아니었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4차 산업 혁명 일선에 있는 우리나라는 데이터 센터 신설이 활발하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2024년까지 새로 생길 예정인 국내 데이터 센터는 총 24곳이다. 조사·계획 단계에 있는 센터까지 포함하면 40개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는 이에 따라 국내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20년 398메가와트(MW)에서 2024년 902MW로, 2.2배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데이터 센터의 절반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19년 기준 공공·민간 데이터 센터의 55.7%가 서울(34.2%)과 경기도(21.5%)에 있었다. 최근도 상황은 비슷하다. KT는 지난해, 올해 서울 용산·남구로 2곳에 데이터 센터를 새로 만들었며, LG유플러스는 최근 경기도 안양에서 새 데이터 센터의 첫 삽을 떴다. SK브로드밴드도 서울 금천구·경기도 일산에 데이터 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사진=위키미디어
사진=위키미디어

◇ 사막 태양열 모으고, 강 위에 띄우고···아이디어 돋보이는 해외

데이터 센터의 편중과 증가는 전력 부담으로 돌아온다. 특히 한 지역에 데이터 센터가 몰리면 송전선, 변전 등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탄소 배출량 상승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와 비슷한 전력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2024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5%는 데이터 센터가 차지할 것으로 에상된다. 해외 IT 기업이 데이터 센터의 ‘탄소 중립’에 앞다퉈 동참하는 이유다. 

해외 기업은 자연환경을 활용해 탄소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5일 사막의 뜨거운 태양 빛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막의 땅’ 애리조나주에 데이터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미국 서부3’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센터는 모든 시설이 100% 태양열 에너지로 구동된다. 

데이터 센터는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이에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게 관건이다. 일부 기업은 고정관념을 파괴하는 식으로 대응한다. 데이터 센터는 강물 위에 데이터 센터를 띄우는 것이다. 노후 바지선을 데이터 센터로 개조한 미국 노틸러스 데이터 테크놀로지스가 그 예다. 노틸러스의 데이터 센터는 강가의 물을 냉각수로 쓴다. 진공관으로 물을 끌어와 열을 식힌 뒤 강으로 돌려보낸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 전경 (사진=네이버)
강원도 춘천에 있는 네이버 데이터 센터 '각' 전경. (사진=네이버)

◇ 빗물 등 친환경 자원 활용하는 네이버·카카오

국내 기업들도 녹색 데이터 센터 조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친환경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네이버가 2022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세종시에 짓고 있는 ‘각 세종’에는 건물 에너지 사용량, 전력 사용 효율(PUE, Power Usage Effectiveness)을 분석하는 데이터 센터 인프라 관리(DCIM) 시스템이 적용된다. 빗물·폐열 등 재생 에너지와 풍력·수자원 등 친환경 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해 탄소 배출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 IT 업계 양대 산맥을 이루는 카카오도 2023년까지 총 4,000억원을 들여 한양대 안산 에리카캠퍼스 부지(1만 8,383㎡, 약 5,661평)에 새 데이터 센터를 건립한다. 카카오 측은 “데이터 센터 냉각에 필요한 물을 아끼기 위해 빗물을 모아 상수 대신 활용하는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설계 초기부터 친환경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센터에는 총 12만대의 서버가 들어설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ESG(환경, 사회, 지배 구조) 경영 방침에 따라 각 세종을 친환경 데이터 센터로 건설할 것”이라며 “각 춘천 조성 경험을 살려 각 세종을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우수 건축물로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각 세종은 앞서 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시행하는 친환경 건축 인증 제도(LEED)에서 데이터 센터로는 최고 점수인 95점을 받아 ‘플래티넘’ 등급을 획득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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