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양수발전소 상부댐 전경. (사진=이넷뉴스)
청평양수발전소 상부댐 전경. (사진=이넷뉴스)

[이넷뉴스 김규민 편집국장]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력부문 탄소 감축이 가장 중요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국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727.6백만 톤으로, 이 중 전환부문(전력·열생산)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배출량은 총 269.6백만 톤(37.1%)에 이른다.

전력부문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다양한 분산전원을 수용할 수 있는 재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기존 전력 도매시장은 화력∙원자력 등 전통전원을 기반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또한, 재생에너지는 날씨 등 환경에 따른 출력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미국, 호주, 영국 등 재생에너지 선도국에서는 전력부문 탄소중립을 위한 최적의 수단으로 양수발전에 주목하고 있다.

양수발전(pumped-storage hydroelectricity, PSH)은 전력 수요가 낮고 비용이 저렴한 시간에 물을 펌핑해 상부저수지에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수요가 많고 비용이 높은 시간에 발전하는 방식이다.

양수발전은 과거에는 하천을 막아 댐을 만들어 하부 저수지로 활용하는 오픈루프(Open-Loop PSH)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입지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호수나 댐처럼 이미 존재하는 시설 또는 지형을 이용하는 폐쇄형(CLOSED LOOP PSH)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하천과 떨어진 곳에 하부 저수지를 만들어 개발하는 것이다.

양수발전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력계통운영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발전기다. 기동시간이 매우 빨라 송전망이나 발전소가 탈락하는 비상상황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넓은 출력범위와 빠른 출력 증감발 능력으로 주파수 변동에도 매우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예고 없이 크게 변동할 경우에도 5분 안팎의 시간에 전력생산과 전력소비 모드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사진=이넷뉴스)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예고 없이 크게 변동할 경우에도 5분 안팎의 시간에 전력생산과 전력소비 모드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사진=이넷뉴스)

특히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예고 없이 크게 변동할 경우에도 5분 안팎의 시간에 전력생산과 전력소비 모드를 왔다갔다할 수 있어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비교적 신기술에 속하는 가변속 양수발전은 기존의 정속 양수보다 효율이 높고, 펌핑을 하는 동안에도 출력을 조정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양수발전의 역할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이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양수발전은 심야 경부하 시간에 기저부하 발전기가 발전한 저가의 전력을 이용해 상부저수지로 물을 펌핑해 놓았다가 발전비용이 높은 주간 피크시간대에 발전해 전력을 공급하는 ‘부하이전’의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전력시장의 주야간 가격 차이가 감소함에 따라, 차익거래 비중이 감소하고 주파수 유지 등 보조서비스 수요는 증가하면서 전기품질 확보 및 전력수급 안정화의 핵심설비로 운영되고 있다.

미래에는 양수발전이 에너지저장장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간에 풍력·태양광의 초과 발전량(excess generation)을 흡수(펌핑=소비=저장)한 후 일몰 시간대에 발전하고, 야간에 풍력 또는 기저발전의 (초과)발전 에너지를 저장한 후 아침 시간에 발전해 전력공급 및 보조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설비이용률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칼럼에서는 양수발전 확대에 나선 국외 동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넷뉴스=김규민 편집국장] new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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