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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5일 경주 한수원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재훈 사장은 무선마이크를 착용하고, 기존의 관행을 깬 ‘노타이 셔츠’ 차림으로 참석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한수원)

[이넷뉴스 김규민 편집국장] 뛰어난 업무 추진력과 과감한 결단력으로 ‘백상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다. 그러나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사회적 약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돕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이 현장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관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정재훈 사장의 이야기다. 2018년 4월 5일 제8대 한수원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해 재임 동안 한수원을 ‘미래에너지 종합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그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그가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보려 한다.

◇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관료

1960년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난 정재훈 사장은 성균관대학교 사회학 학사, 서울대 행정학 석사, 사이타마대 정책학 석사, 헬싱키대 석사, 순천향대 경제학 박사 과정을 취득하며 경제 및 행정 분야의 지식 기반을 다져나간다.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상공부 사무관, 중소기업청 자금지원과장, 산업자원부 전자상거래총괄과장 등을 거쳤으며, 이후 1년 4개월간 지식경제부 대변인을 지내며 최장수 대변인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정재훈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이 2011년 12월 29일(목)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에서 ‘일일 주유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재훈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이 2011년 12월 29일(목)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위치한 알뜰주유소에서 ‘일일 주유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재훈 사장은 2011년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내며 에너지 업계에 첫 번째 큰 획을 긋는다. 바로 알뜰 주유소 사업을 출범한 것. 이명박 정부 집권 시기인 당시 전 세계 원유 가격이 상승하며 국내 유류 가격 역시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국내 경제 및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형 정유사의 독과점을 막고, 소매 유통 방식을 개선해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제공한 것이 알뜰 주유소다. 현재는 한국석유공사, 한국도로공사, 농협 주유소 등에서 알뜰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국에 1,180여 곳이 위치하고 있다.

알뜰 주유소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며 국내 유가 안정화에 기여하고, 국내 석유유통시장의 경쟁을 촉진시켜 활발한 주유소 시장 경쟁이 일어나게 된다. 또한, 알뜰 주유소 공급가격이 매일 공시되면서 국내 유통시장 기준 가격을 제시하게 됐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에너지 업계에서 정재훈 사장의 입지 역시 단단해진다.

◇ KIAT를 ‘대표 산업기술 플랫폼’으로

2013년 9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중인 정재훈 KIAT 원장. (사진=KIAT)
2013년 9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 중인 정재훈 KIAT 원장. (사진=KIAT)

정재훈 사장은 2013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제2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을 지내게 되는데,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을 대표 ‘산업기술 플랫폼’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재훈 사장의 KIAT 원장 시절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KIAT 프렌드컴퍼니 프로젝트’가 꼽힌다. 프렌드컴퍼니는 KIAT가 함께 성장할 중소·중견기업 수백 개사를 선정해 이들의 동반자 역할을 수행하며 고객감동을 이끌어내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프렌드컴퍼니 기업과 KIAT 직원들이 1대 1로 매칭돼 연구개발(R&D), 사업 관련 정보 등을 맞춤 제공했으며, KIAT가 정부부처와의 핫라인 역할도 수행했다. 이 외에도 정재훈 사장은 당시 ‘산학연 네트워크 포럼’ 발족, 기술 사업화 도움닫기 플랫폼, 글로벌기업 코디네이터 제도 등을 신설하며 1년 재임에도 성공한다.

◇ 한수원을 세계적인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만든 장본인

“저와 여러분이 힘을 모아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 갑시다. 더 자랑스러운 회사, 더 든든한 회사를 만들어 갑시다. 저는 우리 회사가 세계적인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발돋움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신재생에너지나 원전 수출, 원전 해체 역량을 확보하고, 나아가 에너지 종합 컨설팅을 할 수 있는 회사가 되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첨단 기술력을 활용해 원전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한편,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면 새로운 시대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2018년 4월 5일 취임사에서 자신있게 강조했던 정재훈 사장의 취임사다. 4년이 지난 지금 한수원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인정하는 에너지 종합기업으로 거듭났다.

정재훈 사장은 취임사에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취임 후 곧바로 고위급 간부 24명을 대대적으로 교체하는 등 과감한 대규모 인사 단행으로 주목받았다. 현장경험과 업무 역량을 중심에 둔 현장 우선 경영방침의 결과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2019년 4월 18일 김제시청과 군산시청을 각각 방문해 박준배 김제시장, 강임준 군산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향후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에 적극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왼쪽 두 번째부터)정재훈 한수원 사장, 박준배 김제시장 등이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2019년 4월 18일 김제시청과 군산시청을 각각 방문해 박준배 김제시장, 강임준 군산시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향후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추진에 적극 협력해나가자”고 말했다. (왼쪽 두 번째부터)정재훈 한수원 사장, 박준배 김제시장 등이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한수원)

정재훈 사장의 대표적인 업적으로는 300메가와트(MW) 규모의 세계 최대 수상 태양광발전 사업이 꼽힌다. 이 사업에는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 3개 시의 시·군 지역주민이 참여하고 있으며, 발전소 운영수익을 공유하게 된다. 또한, 지역·중소기업도 사업에 참여하도록 하고, 태양광 제조업체 및 연구시설 등 관련 기업도 적극 유치한다는 밑그림 속에 추진되고 있다.

정재훈 사장은 원전 수출에도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였다. 사진은 한수원과 한국원전수출협회, 체코상공회의소가 3월 22일 체코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APR1000 공급자 심포지엄’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원전 수출에도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였다. 사진은 한수원과 한국원전수출협회, 체코상공회의소가 3월 22일 체코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개최한 ‘APR1000 공급자 심포지엄’에서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해외 원전 수출에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8년 9월 ‘한국-폴란드 원전 포럼’을 통해 폴란드 신규 원전사업 참여 뜻을 밝혔으며, 같은 해 체코를 방문해 현지 건설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듬해 1월에는 루마니아, 3월에는 터키 원전시장, 6월에는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적극적인 해외 원전시장 공략에 나섰다. 최근에는 체코를 방문해 체코전력공사 및 현지기업 등 개사와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수주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국의 ‘탈원전 정책’만 아니었다면 큰 빛을 발했을 노력들이기에 아쉬움도 남는다.

그러나 정재훈 사장의 이러한 노력들은 수상의 결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원자력협회(NEI)가 선정한 ‘최고 혁신 사례(TIP)’에 선정됐다. 이와 함께 같은 해 11월 국제 품질 대회에서 9회 연속 최고상을 수상했으며, 2021 탄소중립경영 대상, 혁신조달 경진대회 금상, 2021년도 대한민국 동반성장 대상, 안전기준 및 제도 개선 유공 행안부장관기관 표창, 공공기관혁신대상 우수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3월 28일에는 글로벌경영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누구보다 따뜻한 심장을 가진 사람

2021년 3월 11일 정재훈 사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수원)
2021년 3월 11일 정재훈 사장이 임직원들과 함께 '연탄 나눔'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수원)

정재훈 사장은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 및 취약계층 돕기에도 적극 나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해 3월에는 정재훈 사장이 한강수력본부 직원 40여 명과 함께 강원도 원주시의 에너지 취약가구에 연탄 총 1,600장을 전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추석 등 명절에는 경주 전통시장 등을 방문해 온누리 상품권으로 쌀, 육류, 건어물 등을 구입한 뒤 경주종합사회복지관과 경주지역아동센터 등에 전달하기도 했다.

21일, 지역경제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한수원 장보기 행사에 참석한 정재훈 사장이 경주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있다.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시장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힘써왔다. 사진은 2020년 4월 21일 지역경제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한수원 장보기 행사에 참석한 정재훈 사장이 경주 전통시장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수원)

홍천양수발전소 및 포천양수발전소 건설 예정지역에는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기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예정지 주변의 취약계층 및 사회복지시설 등에 기부됐다.

에너지자원실장 시절부터 한수원 사장 재임 시절까지 정재훈 사장처럼 현장과 적극 소통하고, 국내 에너지 업계 발전과 해외 원자력 수출을 위해 노력해온 이가 또 있을까? 그의 또 다른 행보를 응원하며 박수를 보낸다.

[이넷뉴스=김규민 편집국장] new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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