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kW 미만의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소수력 발전···연물 훼손 없는 게 가장 큰 장점
초기 비용 있지만, 건설 이후 운영비 낮아···국내서 매년 약 2억kW가 소수력으로 발전
2027년까지 3조원 규모로 시장 성장 예상···”정부, 기업 투자 뒷받침돼야 미래 기대할 수 있어”

수력발전이란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댐 건설을 통한 방식이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다. 수력발전의 경우, 폐기물 발생 없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순간적인 전력난 발생 시에도 발전기 가동 시간이 짧아 쉽게 대처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 수력발전의 경우, 대부분의 발전설비가 노후화되어 있고, 외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넷뉴스>는 수력발전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수력발전 산업에 집중해봤다.

<수력발전 산업분석> 시리즈

① 운암 발전소 이후 90년···’수력 독립’은 언제

② 댐 없는 수력 발전, 소수력 발전은 무엇

③ 에너지 안보와 안정, 수력발전에서 찾다

④ [수력발전 산업분석④] 국내외 양수 발전, 어디까지 왔나

[이넷뉴스] 대다수가 수력 발전에서 ‘댐’을 떠올린다. 그러나 대규모 댐 없이 전기를 일으키는 발전 방식도 있다. 소수력(小水力) 발전이다. 이름처럼 3,000킬로와트(kW) 미만의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소수력 발전은 하천, 폭포 등 자연물을 이용해 환경 훼손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또 에너지 밀도(단위 부피에 저장된 에너지)가 높아 개발 가치가 크다.

◇ 국내 142곳 소수력 발전소 운영···수로·댐·터널식 구분 

25일 업계에 따르면 소수력 발전은 발전 단위가 1만 5,000kW 미만인 경우를 일컫는다. 다만 국내에서는 3,000kW 미만부터 소수력 발전으로 본다. 2016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하천, 저수지, 하수처리장 등에서 총 142곳의 소수력 발전소가 운영(50Kw~2만Kw 기준)되고 있다. 환산 시 1개소당 연간 평균 발전 용량은 약 4,838메가와트(MW)로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소수력 발전은 발전 방식에 따라 ▲수로식 ▲댐식 ▲터널식으로 구분된다. 하천 경사가 급한 중상류 지점에는 수로식, 경사가 작고 유량이 큰 지점에는 댐식이 추천된다. 하천이 알파벳 ‘U’를 거꾸로한 것 같은 모양일 때는 터널식이 고려된다. 어떤 방식을 택하든 물의 낙차로 수차를 돌려 전기를 얻는 건 똑같다.

국내 최초의 소수력 발전소는 강원 횡성에 있는 강림 소수력 발전소다. 1978년 부존자원 개발 및 지역 발전을 목표로 건립돼 올해 43년째 가동되고 있다. 댐 수로 형태의 강림 발전소는 총 발전 용량은 450kW에 불과하지만, 이후 국내 소수력 발전소의 본보기가 됐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남다르다. 2003년부터 무인 운영되고 있다.

강림 소수력 발전소. (사진=횡성군)
강림 소수력 발전소. (사진=횡성군)

◇ 소수력 발전의 최대 장점은 ‘친환경’···초소수력, 초초소수력도 있어 

소수력 발전은 발전소 건설 기간이 짧고, 주변 자연물을 활용해 친환경적이라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시설 수명도 길며, 다른 발전 수단보다 운영비도 매우 저렴하다. 무엇보다 일조량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날씨와 관계없이 24시간 365일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대신 그만큼 입지 조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소수력 발전으로 생산되는 연간 전력량은 약 2억kW에 달한다.

소수력보다 작은 규모의 발전도 있다. 초소수력, 초초소수력 발전이다. ‘신에너지 및 재생 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르면 초소수력 발전은 100~1,000kW, 초초소수력 발전은 5~100kW 사이를 뜻한다. 인위적 장치 없이 자연 그대로의 힘을 이용한 발전 수단을 생각하면 된다. 물레방아 등이 좋은 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한다. 2015년 국내 한 중소기업은 물의 유량, 유속만으로 항력 터빈을 돌려 발전하는 이른바 ‘무낙차 수력 발전’의 실증에 나서 화제가 됐다. 이 기법의 가장 큰 장점은 댐 건설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또 물을 가둬두지 않아 녹조도 발생하지 않는다. 물이 흐르는 농수로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으며, 수로가 없으면 인공 수로를 만들어도 된다고 한다. 현재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특허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력발전 효율성
소수력발전 효율성

◇ 단점은 ‘주민 수용성’···”입지 선정 제약 시 경제성 감소”

소수력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소수력 발전 시장 규모는 2020년 21억 8,563만 달러(약 2조 6,019억 원)에서 매년 3.93%씩 성장해 2027년에는 28억 2,605만 달러(약 3조 3,644억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량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 이 숫자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세계 전체 소수력 발전 잠재량은 217GW로, 2016년까지 약 78GW(36%)가 개발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소수력 발전 활성화에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 ‘주민 수용성’을 꼽는다. 온실가스 미배출, 높은 에너지 밀도 등 다양한 장점에도 환경 피해를 우려해 발전 시설을 거부하는 주민이 많은 것이다. 한 발전 공기업 관계자는 “주민 수용성 부족으로 입지 선정에 많은 제약이 생길뿐만 아니라, 인허가 지연에 따른 사업 기간 증가는 소수력 발전의 경제성을 떨어뜨려 장점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적극적인 투자도 뒤따라야 한다. 중국, 동남아시아, 남미 등은 2004년 이후 매년 수억 달러를 소수력 발전에 투자하고 있다. 2016년 전 세계 소수력 발전 투자 금액은 35억 달러(약 4조 1,667억 원)로, 절반 이상은 아시아에서 나온 것이었다.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라도 기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며 “정부, 기업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국내 소수력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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