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수력 발전 12% 차지하는 양수 발전···한국, 상위 10개국 포함되나 갈 길 멀어
한국, 2020년 기준 4,700MW 규모 양수 발전소 운영···중·미·일 등 선진국 7~8분의 1 수준
IHA “2030년까지 세계 양수 발전 설비 용량 238GW로 늘어날 것”···유럽 연합 등 기술 개발 활발

수력발전이란 물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댐 건설을 통한 방식이 가장 많이 채택되고 있다. 수력발전의 경우, 폐기물 발생 없이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순간적인 전력난 발생 시에도 발전기 가동 시간이 짧아 쉽게 대처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국내 수력발전의 경우, 대부분의 발전설비가 노후화되어 있고, 외국산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넷뉴스>는 수력발전의 문제점 및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수력발전 산업에 집중해봤다.

<수력발전 산업분석> 시리즈

① 운암 발전소 이후 90년···’수력 독립’은 언제

② 댐 없는 수력 발전, 소수력 발전은 무엇

③ 에너지 안보와 안정, 수력발전에서 찾다

④ [수력발전 산업분석④] 국내외 양수 발전, 어디까지 왔나

[이넷뉴스] 양수 발전은 전 세계 수력 발전의 12%를 차지하는 주요 발전 수단이다. 최근 탄소 중립이 시대정신으로 떠오르면서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상위 10개국에 드는 ‘양수 발전 강국’이다. 하지만 중국·미국·일본 등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중·미·일 3국은 세계 양수 발전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 국내 수력 발전량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양수 발전’

3일 수력 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수 발전 설비 용량은 4,700메가와트(MW)다. 세계 1위 중국(3만 1,490MW), 일본(2만 7,637MW·2위), 미국(2만 2,855MW·3위) 등과 비교하면 7~8분의 1 수준이다. 다만 자국 내 위상은 남다르다. 양수 발전은 국내 수력 발전량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2020년 국내 총 수력 발전 거래량 7,072MWh(메가와트시)에서 양수 발전은 3,262MWh(약 46%)를 기록했다. 

국내 양수 발전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총 4.7기가와트(GW) 규모의 설비를 독점 보유하고 있다. ▲청평(200MW×2기) ▲삼랑진(300MW×2기) ▲무주(300MW×2기) ▲산청(350MW×2RL) ▲양양(250MW×4기) ▲청송(300MW×2기) ▲예천까지 총 7곳(400MW×2기)에 양수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1,348억 원을 들여 삼랑진 양수 발전소의 현대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5차 신재생 에너지 기본 계획’에 에너지 저장 기술 고도화를 위한 중점 투자 분야로 ‘양수 발전’을 명시했다. 또 저장 기술별 적정 저장 믹스 계획을 정례적으로 수립 및 평가하도록 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등은 수차 발전기 주요 기기에 대한 국산화, 수출용 친환경 고효율 양수 발전, 분산 전원용 500kW(킬로와트) 이하 양수 발전 기술 개발 등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양수 발전소의 운전 방식. 위는 양수 시, 아래는 발전 시.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양수 발전소의 운전 방식. 위는 양수 시, 아래는 발전 시.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아시아는 中, 북미는 美···세계 최대 발전소는 中 펑닝에

국제수력협회(IH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는 100개가 넘는 신규 양수 발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2030년 글로벌 양수 발전 설비 용량은 238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104GW)와 북미(53GW) 지역이 전체의 65%를 차지하고 동남아 및 오세아니아(24GW), 남아시아(21GW) 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50년까지 약 352GW의 양수 설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는 ‘중국’, 북미는 ‘미국’이 양수 발전 선진국으로 꼽힌다. 중국은 2030년까지 양수 발전 규모(2020년 기준 31GW)를 120GW로 확대하기 위해 55GW의 설비를 추가 건설하고 있다. 건설이 예정된 설비 규모만 62GW다. 세계 최대 양수 발전소인 허베이성 펑닝(丰宁) 양수 발전소(3.6GW)도 중국에 있다. 중국 정부는 양수 발전 규모를 장기적으로 680GW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재생 에너지 발전량의 20%를 양수 발전에서 얻고 있다. 2020년 22.9GW 규모인 발전 설비 규모를 2030년 40GW, 2050년 57GW까지 단계별로 늘릴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버지니아주(州) 등이 발전 목표량을 확대할 경우 최대 150GW까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약 73개 설비(54GW 규모)가 허가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신재생에너지연구소(NERL)는 재생 에너지 변동성을 완화하려면 120GW의 양수 발전 설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펑닝 양수 발전소 전경. (사진=소후닷컴)
펑닝 양수 발전소 전경. (사진=소후닷컴)

◇ ‘차익 실현’서 ‘에너지 저장’으로 역할 바뀌어

시대가 흐르며 양수 발전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 과거는 거래를 통한 차익 실현이 주요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일몰 이후 발전한 전기를 낮 시간대에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최대 수력 발전소 공급 업체인 보이스 하이드로(Voith Hydro) 그룹의 우베 베헨하르트 이사는 “양수 설비는 비용 효율적이면서 장기 운영이 가능한 것으로 유일하게 검증된 에너지 저장 기술”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럽 연합(EU)은 수력, 양수 발전의 유연성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EU는 2025년까지 7곳의 양수 발전 거점에 1,800만 유로(약 242억 9,800만 원)를 투자하는 ‘X플렉스 하이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전력 회사, 제조사, 대학, 연구 기관 등 총 19개 기관이 참여한다. 

한국수력산업협회 관계자는 “탄소 중립은 재생 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할 저장 장치 없이는 구현이 힘들다. 만약 우리나라도 양수 설비를 충분히 확충해 재생 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한다면 더 효율적인 탄소 중립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며 “양수 설비는 재생 에너지의 전력 계통 수용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설비”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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