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전 세계 양수 발전 설비 용량 160GW···중·일·미가 절반 이상(51%) 차지
세계 에너지 소비량 1위 중국, 최대 680GW 설비 확대 추진···미국도 150GW 확보 목표
호주, UAE 등도 눈길···일본, 규슈 지역 양수 발전소 가동 횟수 2012년보다 30배 ↑ 

[이넷뉴스] 글로벌 양수 발전 시장은 중국, 일본, 미국의 3파전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제수력협회(IHA)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양수 발전 설비 용량은 약 160GW(기가와트)로, 중·일·미 3개국이 절반 이상(51%)을 차지한다. 중국이 3만 1,490MW(메가와트)로 1위에 올라 있으며 일본(2만 7,637MW, 2위), 미국(2만 2,855, 3위)이 뒤를 잇고 있다. 

◇ 中, 장기 목표로 680GW까지 설비 확대 추진

중국은 자타공인 에너지 최강대국이다. 2020년 세계 재생 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2,020GW)의 40%(1위), 전체 발전량의 27.3%(1위)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의 에너지 굴기(崛起)는 현재 진행형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120GW 규모의 양수 발전 설비를 추가하고, 장기적으로는 680GW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양수 발전으로 생산하는 에너지를 시장 가격으로 보상하고, 용량 요금은 송배전 요금에 추가해 보상 재원을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양수 발전소도 중국에 있다. 지난달 30일 가동을 시작한 허베이성 펑닝(丰宁)현의 펑닝 양수 발전소다. 펑닝 발전소의 발전 규모는 3.6GW로, 이는 국내 전체 양수 발전 설비 용량(4.7GW)과 맞먹는다. 매년 66억 1,200KWh(킬로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시공을 맡은 스테이트 그리드(국가전망, 國家電網)에 따르면 펑닝 발전소는 ▲설비 용량 ▲에너지 저장 능력 ▲지하 시설 건축 면적 ▲지하 터널 규모 부문 세계 1위를 자랑한다. 

중국은 오는 2월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자국의 청정에너지 기술력을 선보이기 위해 수년 전부터 녹색 전환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에 따라 2010~2015년 6~8%에 불과했던 양수 발전 설비 이용률도 2016년 14%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2025년까지 풍력·태양광 설비 용량의 16.5% 수준을 양수 발전 등 에너지 저장 장치(ESS)로 확보하는 것을 국가 목표로 포함시켰다. 

펑닝 양수 발전소 전경 (캡처=뉴차이나TV)
펑닝 양수 발전소 전경 (캡처=뉴차이나TV)

◇ 美, ESS 목표량 따라 2050년 150GW 확보 전망 

중국 다음으로 양수 발전 활용이 활발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2위의 최대 에너지 생산, 소비국이다. 글로벌 재생 에너지 발전량의 20%는 미국에서 나온다. 미 주택 건설청 정책 백서에 따르면 현재 73곳에서 54GW 규모의 양수 발전 프로젝트가 인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등 대형 주(州)가 설정한 ESS 목표량에 따라 2050년까지 설비 용량은 최대 150GW로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양수 발전 업계는 조 바이든 대통령 출범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바이든 행정부는 2035년까지 탈탄소 전력 시스템 구현을 위해 9조 달러의 매머드 예산을 책정했다. 다만 발전 기반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닦아 놨다. 2018년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가 분산 에너지원의 도매 전력 시장 참여를 허가하는 내용의 841 규정을 승인하면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것이다. FERC는 2020년 9월 시장 참여 대상을 소규모 에너지원으로까지 확대하는 2222 규정까지 승인했다.

841, 2222 규정은 양수 발전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실제 미국은 중소 규모 양수 발전 개발이 가장 활발한 나라다. IHA에 따르면 2020년 100MW 이하 양수 발전소는 전 세계에 95개소가 존재하며, 대다수는 미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롱 듀레이션 스토리지 숏(LDSS) 정책을 통해 10년 안에 장주기 ESS 비용을 원가 대비 90%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력 발전 터빈 (사진=Wikiwand)
수력 발전 터빈 (사진=Wikiwand)

◇ 호주, UAE 등 눈길··· UAE, 자국 첫 양수 발전소 건설

양수 발전량 10위권 밖 나라 가운데서는 호주가 눈길을 끈다. 호주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 100%를 목표로 전국에 12개의 양수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양수 발전 등 ESS 개발에 적극적 자세로 임하고 있다. ‘배터리 오브 네이션’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는 태즈메이니아 본토 간 연계선 증설(2,000MW)이 대표적이다. 뉴사우스웨일즈주에 건설 중인 2.0GW 규모의 스노위 양수 발전소는 호주 역사상 최대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로 꼽힌다. 

수력 발전의 불모지 중동에서도 작지만 의미 있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는 2019년 7월 두바이 남서쪽에서 140㎞ 떨어진 알 하자르산 하타댐 300m 상부에 250MW 규모의 양수 발전소를 짓는 계약을 체결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 4,5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UAE 최초의 양수 발전소로 인근 태양광 발전 단지의 전력 활용을 극대화하는 게 목표다. 

세계 양수 발전량 2위 일본은 신재생 에너지 출력 변동성이 커지면서 본래 역할인 ‘3분 대기조’에 충실하고 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2021년 규슈(九州) 지역의 양수 발전소 운전 횟수는 2012년 대비 30배 증가했다. 현지 태양광 발전이 피크의 67~85%를 차지하면서 긴급 가동이 늘어났기 때문. 일본에서 가동 중인 최대 출력 500MW 이상 발전소의 95% 이상은 양수 발전소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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