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 속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성 양수 발전, 일본·독일 등 7개국서 17개 발전소 운영
크게 DFIM, CFSM 방식으로 나눌 수 있어···계통 안정성 유지하면서 유연성까지 갖춰
순간 출력 조정으로 양수 중 예비력 제공 가능한 것도 장점···수익성은 숙제 

[이넷뉴스] 에너지 저장 장치(ESS)의 조상 격인 양수 발전은 시간이 흐르며 진화하고 있다. 여러 차세대 기술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가변속 양수 발전(AS-PSH)’이다. 가변속 양수 발전은 출력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발전 설비다. 발전기와 모터 구동법에 따라 ‘이중 공급 유도 모터(DFIM)’와 ‘컨버터 공급 동기 모터(CFSM)’ 방식으로 나뉜다. 

◇ DFIM, CFSM은 무엇

기존 양수 발전은 출력 변동 폭이 작고, 양수 시 소비 전력이 고정된 게 단점이었다. 이에 출력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변속 양수 발전기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일본, 유럽 등이 도입하고 있는 DFIM은 회전자(회전 기계에서 회전하는 부분) 전류의 주파수를 조정해 고정자(발전기 ·전동기 등에서 고정된 부분) 주파수, 전압은 유지하면서 동기 속도의 ±10% 안에서 가변속 운전이 가능하다. 즉 주파수로 출력을 제어한다.  

CFSM은 동기 모터가 정격 컨버터를 통해 전력망에 연결되는 방식이다. 주로 100메가와트(MW) 미만 소형 발전 장치에 활용된다. CFSM의 가장 큰 장점은 출력 변동 폭을 0~100%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컨버터 구축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고, 전력 소비가 많은 상황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 상대적으로 컨버터 손실률이 높아 100MW 이상 양수 발전 시설에는 적용이 어렵다. 

별치식(Ternary) 양수 발전 기술은 ▲수차 ▲발전기 ▲펌프 ▲전동기를 모두 따로 설치하는 방식이다. 별치식 발전은 모드 간 전환이 빠르고, 운전 범위가 넓은 게 특징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주현 연구위원은 “가역식 발전은 발전 모드에서 양수 모드로 전환 시 회전 방향이 역전돼야 한다”며 “반면 별치식은 동축에 펌프와 터빈을 따로 설치해 방향 전환 없이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Filckr
사진=Filckr

◇ 日, 자타공인 가변속 양수 발전 선진국···스위스도 적극적

가변속 양수 발전의 특징은 출력 조정 범위가 넓어 계통에 더 원활한 운영 예비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력망 수요에 맞게 회전 속도를 조절하면서 출력을 조율, 발전 효율성을 개선하는 게 가능하다. 유·무효 전력의 독자 제어를 통해 계통에 필요한 전압을 제때 지원할 수도 있다. 즉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필요할 때는 보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유연성까지 갖춘 셈이다. 

국제수력협회(IH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7개국(독일·슬로베니아·스위스·프랑스·포르투갈·중국·일본)에서 총 17곳의 가변속 양수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10곳은 일본에 있다. 일본은 자타공인 양수 발전 선진국이다. 1987년 간사이(関西) 전력은 세계 최초의 가변속 양수 발전소인 나루데 발전소(22MW)를 건설했다. 가장 최근 구축 사례는 홋카이도(北海道) 전력이 2015년 지은 교고쿠 발전소다. 총 200MW 규모로, 도시바가 주 기계 제작을 맡았다. 

2000년대 이후 가변속 양수 발전소 건설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스위스다. 2030년 운영을 목표로 220MW 규모의 가변속 양수 발전기 3기를 짓고 있다. 중국은 2025년 운영을 목표로 펑닝(豊寧) 지역에 가변속 양수 발전 설비 2기(각 300MW)를 구축하고 있으며, 일본도 400MW 규모의 가변속 양수 발전기 1기를 증설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 신재생 에너지 출력 변동성 도움···낮은 수익성 ‘숙제’

가변속 양수 발전은 신재생 에너지의 출력 변동성 대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된 가변속 양수 발전기 3기가 2030년 모두 투입됐을 때 추정할 수 있는 추석 기간 전력 공급량은 4만 5,000메가와트시(MWh)로, 하루 1만 7,000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수준이다. 조주현 연구위원은 “가변속 양수 발전은 운영 예비력이 부족한 펌핑 시간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변속 양수 발전은 순간적으로 소비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 양수 중 계통에 운영 예비력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일본·미국 사례 등에 비춰볼 때 양수 중 제공할 수 있는 최대 예비력 용량은 33%로 추정된다. 만약 10~25%로 가정 시 석탄 발전이 제공하는 운영 예비력의 거버너 프리(G/F)에서 최대 500MW까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거버너 프리는 지역 발전원 스스로 주파수를 검출해 출력을 조정하는 것이다. 

다만 기존 양수 발전과 마찬가지로, 가변속 양수 발전의 수익성은 높지 않을 전망이다. 낮은 계통 한계 가격(SMP) 때문이다. SMP는 전력 도매가다. 조 연구위원은 “2011년 이후 SMP 변동 폭은 양수 발전의 차익 거래 실현에 비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해왔다”며 “가변속 양수 발전은 기존 양수 설비보다 투자비가 1.4배 정도 든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운영에 따른 부가 정산금, 즉 운영 예비력으로만 수익 창출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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