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기동 가능 ▲전력 계통 안정화 ▲친환경 등 장점···낮은 경제성은 숙제
전력 수요 몰릴 때 ‘원 포인트’로 가동돼 어쩔 수 없어···한수원, 수익성 개선 작업 돌입
지역 경제 발전, 관광 명소화 등 장점···”지방세수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어”
[이넷뉴스] 양수 발전의 장점으로는 ▲자체 기동 가능 ▲전력 계통 안정화 ▲친환경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비상시 3분 안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점은 양수 발전의 에너지 저장 장치(ESS)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다만 낮은 경제성은 숙제다. 적은 가동 시간 때문이다. 이에 운영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경제성 개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 ‘발전소를 위한 발전소’ 양수 발전소
양수 발전소는 외부 도움 없이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특유의 발전 방식 덕분이다. 양수 발전은 전력 수요가 적은 심야 시간 하부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 올려(양수) 놨다가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첨두부하(尖頭負荷) 시간대에 물을 낙하시켜 전기를 만든다. 쉽게 말해 상부 댐에서 하부로 물만 흘러내려 보내면 전기가 생산되는 것. 정지 상태에서 최대 출력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분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양수 발전소는 ‘발전소들을 위한 발전소’ 역할을 한다. 정전 사태 발생 시 양수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는 국내 대규모 발전소의 가동 전력으로 쓰인다. 예비 전력이 너무 많을 때는 소비도 한다. 지난해 2월 신재생 에너지 공급 불안정으로 전국 전력망의 수요 부하가 2,000MW(메가와트) 줄어드는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양수 발전소가 상부 댐으로 물을 끌어 올려 수급량을 맞출 수 있었다.
양수 발전소의 또 다른 특징은 친환경이다. 물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이 전혀 없고, 중력을 활용한 발전 방식으로 발전 비용도 사실상 ‘제로(0)’다. 한수원 관계자는 “양수 발전 특유의 친환경적 전력 생산 방식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며 “고품질 전력 공급의 최종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양수 발전은 현재 가장 안정적으로 전력 계통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은 ‘숙제’···팔 걷어붙인 한수원
현재 우리나라에는 총 7곳(▲양양 ▲예천 ▲산청 ▲무주 ▲삼랑진 ▲청송 ▲청평)에서 16호기의 양수 발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가장 설비 용량이 작은 곳은 청평 양수 발전소로 총 400MW(200MW×2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국내 첫 양수 발전소(1980년 4월 준공)라는 상징성과 상부 댐 ‘호명 호수’가 관광지로 유명해 관광객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설비 용량이 큰 곳은 양양 양수 발전소로, 1,000MW 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양수 발전소는 전력 피크 타임에 투입되는 소방수 같은 존재다. 이에 24시간 365일이 아닌 필요한 시간에 원 포인트로 운영된다. 문제는 들쑥날쑥한 운영 시간으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것.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해 양수 발전소 운영으로 총 1,323억읜의 당기 순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2015년부터 5년간 평균 적자액은 1,408억원이며, 발전일 평균 발전 시간은 2시간 54분에 불과하다.
한수원은 지난해 양수 발전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분석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2030년부터 2079년까지 50년간 차세대 양수 발전 이용률을 분석하고, 계통 한계 요금(SMP)에 대한 중장기 전망 제시 및 외국 양수 발전 국가의 사례를 분석해 요금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기존 양수 발전소와 차세대 발전소의 이용률을 분석해 현재 신축이 예정된 충북 영동, 강원 홍천, 경기 포천 양수 발전소에서 설비 용량을 적용할 계획이다.

◇ 지역 경제 발전, 명소화 기대···”예천 발전소 3년간 평균 납세액 14억원”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0~2034)에서 신재생 에너지 변동성 대응을 위해 양수 발전 용량을 1.8기가와트(GW) 늘리겠다고 밝혔다. 양수 발전은 전력 계통 안정화에 장점이 있다는 점에서 신재생 에너지 발전량 확대와 함께 설비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동, 홍천, 포천 양수 발전소도 9차 계획에 따라 추진이 확정된 발전소들이다.
양수 발전은 정부의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할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 단 내년 말 심의·확정 예정인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양수 발전 내용이 포함되는 등 적극적 투자가 선행돼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산업부는 지난 17일 제6차 전력정책심의회를 열고 2030 전환 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수소·암모니아·수력 등 무탄소 전원을 전원 구성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수원은 양수 발전의 장점으로 ‘지역 경제 발전’과 ‘관광 명소화’를 꼽는다. 양수 발전소 건설로 6,800명의 고용 효과와 2,500억원의 소득 유발 효과를 일으키면서 호명 호수처럼 지역 명소화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예천 양수 발전소의 최근 3년간 평균 납세액은 14억원이었다”며 “양수 발전소 건설은 지방세수 증대에도 기여하며, 새 관광 자원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양양, 무주, 청평에 있는 양수 발전 홍보관의 연간 방문객은 각각 10만명이 넘는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중장기 종합 발전 계획과 연계돼 맞춤형 인프라를 개발하는 등 지역 발전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며 “발전소 건설은 지역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 [양수발전 톺아보기①] 양수 발전 별명이 ‘3분 대기조’인 이유
- [수력발전 산업분석④] 국내외 양수 발전, 어디까지 왔나
- [수력발전 산업분석③] 에너지 안보와 안정, 수력발전에서 찾다
- 한수원, '원전 작업로봇 시뮬레이션 경진대회' 성공적 개최
- [양수 발전 톺아보기③] 영동·홍천·포천 발전소 신설···비중 더 커질 듯
- 정재훈 한수원 사장 “지역친화 분산형 에너지 시스템 모범사례 만들 것”
- 한수원, ‘Partners’Day’ 개최···정재훈 사장 "동반성장 지속될 것”
- [양수발전 톺아보기④] 중·일·미 ‘3파전’ 글로벌 시장···호주 등 주목
- [양수발전 톺아보기⑤] 진화하는 양수 발전···’가변속 양수 발전’은 무엇
- 영동·홍천·포천 신규양수 3개소, 공공기관 예비타당성조사 ‘동시 통과’
- 전기 저장고 '양수발전' 존재감 '번뜩'···“탄소중립 시대, 에너지 중추 기대”
- ‘10차 전기본’ 확정∙∙∙양수 등 저장장치에 29~45조원 투자 필요
기사제휴 및 보도자료 발송 ▶ news@e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