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막대한 자본과 원자재로 글로벌 시장 높은 점유율 확보
경쟁력 핵심은 가격···원자재 확보의 안정성만이 살길

[이넷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전기차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양적완화 정책과 전기차 수요가 맞물려 작년 하반기부터 탄산리튬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전쟁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가 더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니켈,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가격 오름세 현상은 장기화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중국의 '치킨게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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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치킨게임이 시작되고 있다. (디자인=이넷뉴스, 사진=픽사베이)

◇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쟁력 올라간 중국 배터리 시장

중국의 배터리 기업인 CATL의 지난해 시장점유율은 32.6%다. 이는 국내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점유율을 합친 30.4%를 넘어선 수치다. CATL의 글로벌 성장세 역시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2배 오른 12.9%를 기록했고, 매출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CATL의 작년 매출은 약 24조 7,93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배 올랐다. 

중국이 배터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중국의 배터리 시장 경쟁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CATL은 현재 북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는데, 2019년 착공한 독일 공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수주 계약에도 연달아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강세에 이미 벌어진 한국 배터리 3사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배터리는 기술력과 가격이 생명인데, 중국의 배터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CATL의 시장 점유 확대에도 한계는 있다. 미·중 패권 경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견제를 받고 있고,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중국 내수시장에서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2’에 참가해 차세대 전지, 소재 및 공정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은 ‘인터배터리(InterBattery) 2022’에 참가해 차세대 전지, 소재 및 공정 혁신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원자재 수급에 나선 한국과 중국

우리나라 배터리 기업 역시 해외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을 강화하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원자재 부문에서 중국 기업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 수급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중 가장 관심이 쏠리는 지역은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양극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과 채굴량 1위 국가이고, 코발트와 보크사이트 등 전기차 관련 핵심 원자재 보유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 중국의 화유와 LG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기업인 안탐,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약 90억 달러(약 11조 1,000억 원)에 해당하는 논바인딩(법적 구속력 없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가격이 급상승한 니켈, 리튬 등 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CATL도 가세했다. CATL의 자회사 광둥방푸 산하 푸친스다이가 IBC, 안탐과 제휴를 맺고 2026년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여기에 투자한 금액만 약 59억 6,800만 달러(약 7조 3,500억 원)이다.  

가격과 공급망 이슈로 타격을 입었던 배터리 기업들이 핵심 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탄소 중립이 전 세계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 차 생산은 확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리튬과 니켈 등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배터리 시장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력과 가격이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급 문제를 풀어 가격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만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가격 오름세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원자재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미래차 경쟁력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가격 오름세 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원자재 수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미래차 경쟁력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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