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전국 매장 냉동집기 핵심 부품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연간 4만 2,000t 탄소 저감 기대
GS25, 2015년부터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 도입···세븐일레븐, 바이오 PET 상품 선보여
‘편의점 대국’ 일본, RE100 참여 프랜차이즈 등장하기도···“탄소 중립 압박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

[이넷뉴스] 편의점 업계가 탈(脫)탄소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른바 ‘빅3(CU·GS25·세븐일레븐)’ 가운데 탈탄소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 곳은 CU다. CU는 지난해 말 비닐봉지 사용을 중단하고 생분해성 수지로 만든 친환경 봉투를 도입한 데 이어, 전국 모든 점포의 냉장집기를 기존 대비 30~40%의 전기 절약 효과가 있는 고효율 냉장집기로 바꾸기로 했다.

◇ CU, 80억원 들여 도어히터 컨트롤러 도입·팬 모터 교체

CU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5월 전국 매장 냉동집기의 핵심 부품을 고효율 제품으로 바꾼다고 밝혔다. 약 8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은 가맹 본부가 모두 부담한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전력 소비의 상당 부분은 냉장집기에서 비롯한다. 음료·도시락·유제품 등 필수 냉장 보관 품목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냉장집기의 전력 효율성 향상은 업계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먼저 음료 냉장고에는 도어히터 컨트롤러를 도입한다. 도어히터는 냉장고 안과 밖의 온도 차로 냉장고 문에 김이 서리는 것을 막는 장치다. 이전까지 도어히터는 24시간 가동되며, 수동 운전을 해야 한다. 그러나 새 컨트롤러가 도입되면 주변 온·습도에 따라 도어히터가 자동으로 제어된다. BGF리테일은 이를 통해 전력 소비량을 기존 대비 28.5%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는 도시락·유제품 냉장고의 팬 모터를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한다. 팬 모터는 냉장고 내부의 서늘함을 유지해주는 장치다. ‘쿨러(Cooler)’라고도 한다. 고효율 팬 모터는 적은 전력으로도 일반 팬 모터와 같은 냉장 효과를 내 전기 요금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기존 대비 42.5%의 요금 절약 효과가 있다고 한다.

CU가 탄소 저감에 나선다. (사진=BGF리테일)
CU가 탄소 저감에 나선다. (사진=BGF리테일)

◇ GS25, 사물인터넷 기반 SEMS로 스마트한 전력 관리  

BGF리테일은 서초그린점, 위례35단지점 등 실제 매장에 고효율 냉장집기를 시범 도입한 결과, 점포당 연간 약 6,000킬로바이트(㎾)의 전력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국 1만 5,000개 점포에 적용하면 매년 4만 2,000톤(t)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수치로, 10년 된 소나무 5,400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는 게 BGF리테일의 설명이다.

‘빅2’ GS25, 세븐일레븐도 탈탄소에 시동을 걸었다. GS25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지난 3월 150억원을 들여 전국 1만개 매장에 스마트 에너지 관리 시스템(SEMS) 도입을 마쳤다. SEMS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점포 내 기기, 전기 장비를 제어하는 원격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매장 전력량을 언제 어디서든 관리, 제어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달 친환경 용기 바이오 페트(PET)를 활용한 샐러드 상품을 선보였다. 바이오 페트는 사탕수수 추출물을 활용한 친환경 용기로, 100% 재활용이 가능하며 이산화탄소(CO₂)를 최대 20%까지 줄여준다. 코리아세븐은 빠르면 6월부터 생분해성 수지로 만들어진 친환경 봉투를 모든 매장에 차례대로 도입할 계획이다.

FC 소형 트럭. (사진=세븐&아이홀딩스)
FC 소형 트럭. (사진=세븐&아이홀딩스)

◇ 日 세븐일레븐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실천”···수소 트럭 실증 진행도

‘편의점 대국’ 일본은 탈탄소 부분에서 몇 발 더 앞서있다. 일본 세븐일레븐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세븐&아이홀딩스 류이치 이사카(井阪隆一) 사장은 지난해 11월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RE100 캠페인 참여를 선언했다. 류이치 사장은 “CO₂ 배출량 감축 목표를 ‘80% 이상 절감’에서 ‘실질적 제로(0)’로 바꿀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위한 노력을 추진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세븐&아이홀딩스는 2019년부터 탄소 저감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진행해왔다. 같은 해 5월 편의점 지입 트럭 일부를 전기 자동차,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업계 최초로 배송 업무에 수소 트럭을 도입해 실증에 나섰다. 도치기(栃木)현 도치기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실증은 다양한 기상 및 도로 조건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해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플라스틱, 비닐 등 일회용품 사용률이 높은 편의점은 오래전부터 탄소 저감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며 “탄소 중립, 저감 압박이 점점 커지면서 버티는 게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글로벌 관점으로 볼 때 빠른 편은 아니지만, 지금이라도 적극적인 탄소 저감 정책이 이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저작권자 © 이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휴 및 보도자료 발송 ▶ new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