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주도하에 수소경제 프로젝트 '전략 2035' 가동
화학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 40% 적은 친환경 신에너지

수소 혼소 발전 개념도 (사진=한화종합화학)
수소 혼소 발전 개념도 (사진=한화종합화학)

[이넷뉴스] 러시아가 블루 수소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로드맵을 본격 시행한다. 미하일 미슈스틴(Mikhail Mishustin) 러시아 총리는 유럽과 아시아의 신재생에너지 전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소에너지 수출 실무 그룹을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총리가 만든 새로운 수소에너지 수출 실무 그룹은 러시아 국가 당국이 직접 수소 프로젝트를 조정하고 수출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러시아의 수소개발 전략은 연방에서 추진하는 ‘전략 2035(Strategy 2035)’ 중 ‘에너지 전략’에 포함돼 있다. 수소 에너지는 동 에너지 전략에서 핵심사항으로 러시아 연방은 2024년까지 계획된 ‘수소연료 개발 로드맵’을 발표한 후 시행에 돌입했다. 로드맵상으로 러시아 수소연료 개발 계획의 궁극적 목표는 수출상품 다변화(자원수출의존도 하락)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전기분해 과정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녹색 수소보다 탄소 포집 및 저장(CCS)을 사용하는 블루 수소가 주로 필요하다. 이에 새로운 국가수소 프로젝트에는 러시아의 주요 가스 생산업체인 Gazprom 및 Novatek, 석유 생산업체인 Rosneft 및 Gazprom Neft의 사장 및 부사장, 기타 여러 주요 러시아 국영 기업 및 관련 부처의 대표가 포함됐다.

지난 몇 년 동안 Gazprom은 가스 공급에 수소를 혼합하는 옵션을 연구해 왔으며 최근 독일로 향하는 Nord Stream 2 해저 가스 파이프라인의 두 라인 중 하나가 약 10년 안에 수소를 운반하기 위해 용도가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최대 독립 가스 생산업체인 Novatek은 올해 초 Yamal 반도의 액화 천연 가스 프로젝트에서 CCS, 암모니아 생산 및 풍력 발전을 고려하기 위한 여러 계약을 진행해 왔다. 

한편, Rosneft와 Gazprom Neft는 수소를 오랫동안 정제소에서 생산하고 사용해 온 기업으로 수소경제 부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러시아가 유럽과 아시아 대륙에 대한 석유 및 가스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함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의 미래 수소 시장에서 더 큰 몫을 차지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로드맵에 따르면 러시아에 CCS가 있는 새로운 수소 생산 시설이 2023년 시운전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뒤를 이어 원자력 및 재생 가능한 전원을 사용하여 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시험 장치가 설치될 예정이다. 미슈스틴 총리의 결의에 따르면 수소에너지 연구 및 수출 그룹은 에너지 문제를 담당하는 부총리 알렉산더 노박이 이끌게 된다.

인천 남동구에 있는 SK행복충전 논현 충전소 내 'H 수소 충전소' (사진=현대자동차)
인천 남동구에 있는 SK행복충전 논현 충전소 내 'H 수소 충전소' (사진=현대자동차)

◇ 세계 속의 러시아 수소경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산업 중 수소산업은 2020년 한해 동안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에 손실이 빚어지면서 생산성 제고를 위한 수소연료 활용이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2020년 보고서는 세계 저탄소(탄소중립) 수소 생산성이 2020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2050년까지 대체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로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전략 2035’ 상으로는 한국을 포함한 수소경제 선진국과의 협업을 통해 2024년까지 20만 톤(22억CBM)의 수소연료 생산 능력을 갖추고 2035년까지 그 능력을 10배로 높이겠다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수출지향 목적성에 맞게 러시아는 수소연료 생산량뿐만 아니라 질적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 EU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 수출지역으로 선정했다. EU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는 이유는 지리적 근접성과 러시아의 풍부한 수소연료 생산 자원(천연가스 등) 보유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 에너지부는 러시아의 수소연료 연간 생산량이 350만 톤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수소연료 개발 인프라로 기존 천연가스 운반 파이프라인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수소연료 운반으로 재활용될 가스 파이프 라인은 UGSS(United Gas Supply System)으로 Gazprom사가 독점적으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한편, 수소 운송을 위해 기존 항구와 선박을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로서는 이 항만 시스템이 LNG 수출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수소 운송 인프라로 호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Rosstat)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러시아 수소 생산성은 3배가량 늘었으며 2019년 기준 19억5000만 CBM의 수소가 생산됐다. 러시아 에너지 효율화 센턴(CENEf)는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대부분 정유, 화학, 석유화학산업에서 소진되는데 이는 글로벌 소비 구조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러시아 정부 전략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은 국영기업인 로즈아톰(러시아 연방 원자력 에너지 관리청)과 Gazprom 뿐이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한 열차 개발이고 두 번째는 대 일본 수출 수소 시범 운송 건이다. 지난 몇 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에 적극 참여 중인 선진국에 한해서 수소연료 개발이 추진되었다. 수소연료는 저탄소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에너지 생산성을 극적으로 높이는 경제성 때문에 러시아를 포함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 구축(안). (자료=한국가스공사)
액화수소 메가스테이션 구축(안). (자료=한국가스공사)

◇ 러시아는 왜 수소에 투자하나

수소연료전지는 일반 화학 전지와 달리 연료와 공기가 공급되는 한 지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화석연료를 이용한 터빈발전방식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26% 높으며 소음이 없다. 또 온실가스 발생이 화학연료 대비 40% 적은 친환경 신에너지로 알려져 2021년에는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 중이다.  

IEA 2020년 보고서는 저탄소 수소 세계 생산성이 40만~50만 톤을 기록한 이후 2021년은 60만 톤에 가까운 규모로 예측했다. 2022년은 더 극적으로 증가해 80만~100만 톤, 2023년은 140만 톤 이상을 기록할 전망이다. 수소연료의 전기분해(Electrolysis) 능력은 2020년 기점으로 200MWt를 넘어서면서 2021년은 400~600MWt, 2022년은 600~800MWt, 2023년에는 1400MWt까지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는 전력, 차량 연료, 열병합 발전 등으로 응용 분야가 다양하며, 최근 수소연료전지(Hydrogen Fuel Cell)을 장착한 수소 차 상용화가 실현되고 있다. 한편, 수소연료전지의 발전은 파이프나 LNG선을 통한 가스 운송분야도 대체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최대 가스 생산국인 러시아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다만, 수소연료 개발의 가장 큰 장애로는 저탄소 수소 생산비용이 매우 높다는 것과 운송방법이 축전 전지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세계 주요국은 수소연료 개발의 주요 장애가 높은 개발 및 생산 비용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위해 국가 전략 프로그램으로 지원에 나섰다. IEA에 따르면, 주요 선진국들은 2021~2022년 수소연료 개발을 민간 프로젝트에서 국가 프로젝트로 본격 전환하고 있다. 국가 프로젝트로 일본이 2017년부터 선도적으로 추진해오고 있고, 한국은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세계 수소연료 개발사업을 선도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 다음으로 호주가 수소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넷뉴스=박민호 기자] dducksoi22@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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