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화이트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 간담회 개최
미국은 139개분야 바이오 기반제품 우선구매 의무화
국내 시장은 석유계제품 대비 높은 가격 등이 장애물
[이넷뉴스] 탄소 기반의 화학 산업에 식물이나 미생물 등을 이용해 바이오 기술을 접목하는 ‘화이트바이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국내에서는 이제 막 진입한 분야로 정부는 화이트바이오 산업의 초기 시장 창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4월 정부는 바이오 기업과 석유화학 기업이 함께하는 ‘화이트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를 발족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급증하는 폐플라스틱과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에서 이 같은 협의체가 나왔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화이트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 현황을 살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GS칼텍스, CJ 제일제당, SKC, LG화학,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바이오협회, 석유화학협회 등 화이트바이오 관련 업체와 정부 관계자 30명이 참석했다.
회의는 화이트바이오 글로벌 정책과 산업동향, 기업별 주요 연구개발(R&D) 전략·계획, 화이트바이오 이슈 및 애로사항 등을 주요 안건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업계 동향을 전하며 다양한 산업 관련 이슈를 두고 열띤 논의를 펼쳤다.

◇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 2023년 4조4678억원 규모
주정차 가톨릭대 교수는 '화이트바이오 산업 전략품목 로드맵 마련 정책연구용역'을 통해 글로벌 정책과 산업 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시장은 2018년 29억 달러(약 3조 3216억원)에서 2023년 39억 달러(약 4조 4678억원)로 5년 동안 34% 성장할 전망이다.
아울러 협의체는 화이트바이오 관련 4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 필요사항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화이트바이오 산업에 특화된 공공 인프라 구축과 인·허가 제도 개선이 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선진 화이트바이오 시장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정책적으로 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바이오프리퍼드(Biopreferred) 프로그램'으로 139개 분야에서 바이오 기반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EU는 ‘바이오기반 산업 연합'(Bio-Based Industries Joint undertaking)을 통해 총 사업비 37억 유로(약 5조 298억원)를 지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국내 화이트바이오 산업은 여러 가지 장애물에 부딪혀 사업 초기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기존 석유계 제품 대비 높은 가격과 좁은 내수시장으로 대규모 투자를 받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의 규제 합리화와 제도 개선도 서둘러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바이오 산업 육성을 통한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서는 과기부, 환경부 등 타 부처와의 적극적 업무협조를 통한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전자의 특정 부위를 절단하는 유전자가위 등 위해성이 낮은 바이오 신기술 적용 산물에 대해서도 규제 합리화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신기술, 신소재 개발을 촉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 협업 활발
현재 화이트바이오 연대협력 협의체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협업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HA 등 두 가지 이상의 친환경 소재를 혼합,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대량 생산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100% 바이오 아크릴산 및 생분해성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SKC는 친환경적 필름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협의체는 생분해 플라스틱 및 바이오매스 기반 화학제품 개발, 바이오 기반 차세대 소재 연구, 제도개선·인센티브 지원 등 4가지 분야에서 협력 모델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화이트바이오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현대오일뱅크가 지난달 말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사용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 업계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국내외 규제가 강화되면서 바이오 항공유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두 업체는 규격 제품 생산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조사, 공항 내 급유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전 세계 바이오 항공유 사용량은 연간 2~3만 톤으로 전체 항공유 중 약 0.1%를 차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40년 바이오 항공유 수요는 6000만 톤까지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해외 기업들은 이미 관련 사업에 진출해 수익을 내고 있다. 핀란드 국영 정유사 네스테 오일은 바이오 에너지 부문에서 연간 2조 원을 번다.
현대오일뱅크는 충남 서산 대산공장 내 바이오 항공유 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이 설립되면 국내 기업 중 바이오 항공유를 직접 제조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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