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제활동에 따른 폐기물 문제, 스스로 해결 방안 찾아
플라스틱 자원 순환과 에너지 재순환으로 환경 문제 해결 노력
신기술 가진 창업기업 키워 미래 자원 순환 생태계 마련
[이넷뉴스] 기업의 경제활동 이면에는 폐기물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탄소 중립이 기업의 중요한 가치가 되면서 각 기업은 탄소 배출과 폐기물 저감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에는 생산, 소비 등 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생긴 폐기물을 버리지 않고 다시 재순환 함으로써 탄소 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다. 대표적으로 폐플라스틱으로부터 다시 원료유를 뽑아내 자원 선순환을 마련하는 활동 등이 포함된다. 이외에도 기업은 에너지 재순환,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소재 등을 재창출 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 다국적 기업의 플라스틱 문제 책임론 부상
최근 환경운동연합이 2020년 ‘전 세계 쓰레기 브랜드 조사’에 참여해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배출한 기업은 코카콜라(51개국, 1만 3,83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펩시, 네슬레, 유니레버가 뒤를 차지했다. 국내 쓰레기 분석 결과에서는 롯데(298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은 플라스틱, 일회용 용품을 다량 배출할 수밖에 없는 산업 구조로 돼 있다는것이다. 게다가 이들은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더 품질이 좋지 않은 플라스틱을 생산함으로써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
전 세계 쓰레기 브랜드 조사를 주최한 ‘플라스틱으로부터 해방(BFFP: Break Free from Plastic)’의 캠페인 관계자들은 다국적 기업이 플라스틱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플라스틱 자원 순환·연료전지 활용해 에너지 비용 절감
SK종합화학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핵심사업인 열분해, 해중합 사업 등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나섰다. 최근 SK종합화학은 울산시와 ‘폐플라스틱 자원 순환 사업(친환경 도시유전 사업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SK종합화학은 오는 2025년까지 약 6,000억 원을 투자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축구장 22개 크기인 약 16만 제곱미터(m²) 부지에 열분해 및 폐 페트병(PET) 해중합 방식으로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재활용하는 공장인 도시유전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는 국내 폐플라스틱 자원 순환 사업 중 최대규모다.
폐플라스틱 자원 순환 사업은 기존 기계적 재활용(Mechanical Recycling)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플라스틱 자원 선순환 체계의 완성을 위해 화학적 재활용(Chemical Recycling) 방식인 열분해와 해중합 방식을 도입했다.
이를 위해 SK종합화학은 자체적인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더해 1월 미국 브라이트 마크(Bright Mark) 사와의 열분해 기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6월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Loop Industries) 사의 지분투자를 통해 해중합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SK종합화학은 2024년까지 브라이트 마크 사와 협력해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에 연간 10만 톤(t) 처리 규모의 열분해 생산설비를 구축한다. 생산되는 열분해유는 SK종합화학 석유화학 공정의 원료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 캐나다 루프 인더스트리 사와 손잡고 같은 부지 내에 2025년까지 연간 8만 4,000t 처리 규모의 해중합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 90만 톤, 2027년 250만 톤까지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를 확대해 회사가 생산하는 플라스틱의 100% 수준에 해당하는 폐플라스틱 전부를 재활용해 나갈 방침이다.
천연가스(NG: Natural Gas)를 원료로 하는 연료전지를 활용해 에너지 비용 절감에 도전하는 기업의 활동도 눈에 띈다.
두산퓨얼셀은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을 갖춘 STX와 MOU를 체결하고, 연료전지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양사는 그린뉴딜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목표 아래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사업 △트라이젠(Tri-gen) 연료전지를 활용한 충전소 보급 사업 등의 협력을 약속했다.
충전소 보급 사업은 두산퓨얼셀에서 개발 중인 트라이젠 연료전지를 기존 주유소 등에 분산형 전원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스마트팜은 정보통신기술(IT)을 농업 전반에 접목해 작물의 생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농장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연료전지를 스마트팜에 활용할 경우 발생한 열을 온실의 냉·난방시스템에 이용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부산물인 이산화탄소(CO2)를 CCUS 기술을 적용해 다시 작물에 공급함으로써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트라이젠 연료전지는 도심에서 전기, 열, 수소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수소와 전기를 함께 충전할 수 있는 복합 충전소에 적합하다. 이외에도 온수 공급, 지역난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 공공기관, 우수 창업기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
대기업 외에 친환경 관련 신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막대한 자본에 가로막혀 경쟁력을 키우지 못했던 창업기업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한창이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은 한국판 뉴딜 분야 혁신역량이 우수한 기술창업기업 27개사를 발굴하고, 최대 2년간 총 1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분야의 경우 △옥외조망이 가능하도록 투과율 조정이 가능한 창호형 투명 태양광 모듈 기술개발 △친환경 자원 순환용 지능형 플라스틱선별 로봇 시스템 개발 △전자제어식 분산형 에어튜브 구조의 날 없는(Bladeless) 소형 풍력발전기 등의 R&D 과제가 진행 중이다.
친환경 소재 및 자원 순환 분야의 경우 △친환경 자원 순환용 지능형 플라스틱선별 로봇 시스템 개발 △알루미늄 파우치 포장재를 신재생에너지 용도로 오일화하는 기술 개발 △폐지를 재활용해 입체무늬가 있는 자원 순환형 종이 직물 벽지 개발 △굴패각 생분해성 소재 기반 인조 패각 조성물 및 채묘연 자동조립 장치 개발 등의 R&D 과제가 진행 중이다.
TIPA 이재홍 원장은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녹색 기반을 마련하는데 그린뉴딜 유망기업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선정된 기술창업기업이 그린 분야 글로벌 기후 대응을 선도하는 핵심 주체가 되도록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폐기물은 경제활동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폐기물들이 쌓여 환경 비용이라는 막대한 부담으로 다가왔다고 지적한다. 그 때문에 폐기물들을 자원화하는 자원 순환 시스템이 미래 기업 경영과 탄소 중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해답이 될 수 있을지 기업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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