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탄소 중립 로드맵 담긴 ‘2040 카본 네거티브’ 발표···카카오도 상반기 ESG 실적 보고서 발간
해외 IT 업게도 탄소 배출 동참 적극적···MS·깃허브·리눅스 재단 등 참가한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 출범하기도
애플·아마존 등 공룡 IT 기업은 일찌감치 탄소 배출 선언···”기한 안에 실현될진 지켜봐야”
[이넷뉴스] 정보 기술(IT) 업계에서 ‘넷 제로(Net zero·탄소 중립)’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대 검색 포털 네이버는 2040년 달성을 목표로 탄소 중립 로드맵을 발표했으며, 카카오는 지난 1월 ESG(환경·사회·지배 구조) 경영을 감독할 위원회를 이사회 산하에 신설했다. 해외 IT 업계도 탄소 중립 열풍이 거세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깃허브 등 글로벌 IT 조직 및 기업이 참여하는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을 설립했다.
◇ 네이버 “2040년까지 사용 전력 100% 재생 에너지로 충당”
네이버는 지난 5월 28일 ‘2040 카본 네거티브(Carbon Negative)’ 이행 전략을 발표하고 “2040년까지 재생 에너지 도입 등을 통해 본사(그린 팩토리)와 인터넷 데이터 센터(IDC)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또 환경 경영 시스템의 국제 표준인 ISO 14001 도입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회사 차원의 환경 경영 방침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로드맵에 따르면 네이버는 2030년까지 사옥, IDC가 소비하는 전체 전력의 6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한다. 이후 2040년까지 전력 100%를 재생 에너지로 전환해 탄소 배출 ‘0’에 도전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그린팩토리와 춘천 IDC(‘각 춘천’)는 태양광 등 발전 설비를 고효율화하고, 에너지 저감이 가능한 구조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월 ESG 위원회를 설립·운영 중인 카카오도 27일 상반기 ESG 실적 보고서를 발표했다. 카카오는 보고서에서 ▲국내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 매개 서비스업 가운데 최초로 ISO 14001 획득 ▲2023년까지 친환경 데이터 센터 건립 목표 ▲환경 영향 저감을 위한 사내 캠페인 운영 등을 활동 사례로 언급하며 “카카오 이용자들도 환경 영향 저감에 동참할 수 있도록 친환경 플랫폼 및 서비스 생태계 구축에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 CPU·GPU 소모 큰 코딩 작업···MS 주도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 출범
해외 IT 업계도 탄소 제로 동참에 적극적이다. MS는 26일 온라인으로 열린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빌드(Microsoft Build 2021)’를 통해 IT 기업 액센츄어·소트웍스, 깃 전문 호스팅 업체 깃허브, 리눅스 재단 등이 참여하는 녹색 소프트웨어 재단(Green Software Foundation)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재단 목표는 ▲친환경 소프트웨어(SW) 산업 표준 수립 ▲혁신 가속화 ▲친환경 SW 인지도 향상 및 우호 여론 형성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SW 개발에 자주 쓰이는 언어인 파이선(Python)으로 만든 코드는 중앙 처리 장치(CPU)와 그래픽 처리 장치(CPU)의 자원 소모량가 많다. 장치 배터리가 소비하는 전력량도 상당하다. 이에 ‘친환경 코드 개발’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있었다. 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 센터는 세계 전력 수요의 1%를 차지하며, 앞으로 10년간 3~8%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 브래드 스미스 사장 겸 최고 법무 책임자는 “현재 전 세계는 긴급한 탄소 문제에 직면해 있다. 탄소 배출량을 큰 폭으로 줄일 혁신적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선 우리가 모두 협력해야 한다”며 “MS는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여러 조직과 깊이 있는 협력을 통해 친환경 소프트웨어 개발을 채택, 전 세계 고객 및 파트너가 탄소 발자국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글로벌 IT 공룡 기업들은 일찌감치 ‘탄소 중립’ 선언
애플·아마존·구글 등 IT 분야의 ‘공룡 기업’들은 일찌감치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은 203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모든 기기의 탄소 배출 없는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탄소 배출량의 75%는 배출 자체를 차단하고, 나머지 25%는 탄소 제거 솔루션을 개발해 감축한다는 목표다.
아마존은 2030년까지 총 10만 대의 전기 밴을 투입해 204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조스는 사재 100억 달러(약 11조 1,290억 원)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쓸 예정이다. 구글은 도심 내 탄소 배출량을 추적할 수 있는 디지털 툴 ‘환경 인사이트 익스플로러’를 개발해 전 세계 3,000여개 도시에 무료 제공하고 있다. 또 탄소 집약도가 가장 낮은 항공편을 찾아주는 ‘구글 플라이트’ 등을 통해 이용자의 탄소 감축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압박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탄소 중립 등에) 무심했던 IT 업계도 부랴부랴 탄소 중립에 나서는 모양새”라며 “문제는 100% 재생 에너지 전환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아무 대책 없이 탄소 중립 선언을 내놓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기한 안에 실현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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