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잇따라 전기차 충전 사업 진출
관련 기업과 협약 통해 직접 충전기 개발
ESG경영 일환으로 전기차 차량 전환↑

쿠팡과 대영채비는 지난달 24일 '1t 전기화물차 맞춤형 충전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사진=쿠팡)
쿠팡과 대영채비는 지난달 24일 '1t 전기화물차 맞춤형 충전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사진=쿠팡)

[이넷뉴스] 전기차 시대를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관련 산업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초고속 충전소 등 전기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국내 기업들도 잇따라 전기차 충전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 공용 전기차 충전기 수는 지난 6월말 기준 총 7만2105기가 운영 중으로, 아직까지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미비한 상황이다. 특히 주행거리가 긴 상용차의 경우 전용 충전소 구축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정부는 2025년까지 누적 113만 전기차 보급 목표와 함께 급속 전기차 충전소를 1만2000개소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물류업계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배송용 차량을 전기차 차량으로 전환하고 있다. 친환경 기조와 함께 운행비용 역시 절감할 수 있어 전기 배송차량 도입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유통업계의 경우 전기차 충전 사업을 미래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충전소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순히 충전소 설치뿐만 아니라 충전기 관련 기업들과 손을 잡고 충전기 개발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 쿠팡, 전기차 충전기 개발 나선다

전자상거래 기업인 쿠팡은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서비스 업체인 대영채비와 전기차 충전기 개발에 나선다. 지난달 24일 쿠팡과 대영채비는 '1t 전기화물차 맞춤형 충전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향후 1t 전기 화물차를 위한 충전기 개발에 나서며 물류센터 등 배송거점 인근에 외부 충전소도 구축한다. 차량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관제 시스템 개발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및 시스템 연구개발도 함께할 예정이다.

대영채비는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기 분야 강소기업으로 현대자동차, 포르쉐코리아, 아우디코리아 등과 전기차 충전인프라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전기차 충전기 제조와 함께 설치와 관제, 운영, 사후서비스까지 제공되는 종합 전기차 인프라기업이다.

앞서 쿠팡은 지난 2019년 대구 일부 지역에서 운영하는 배송 차량 10대를 전기화물차로 교체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기화물차로의 전환 의지를 밝혔다. 쿠팡은 미래 유통 물류 환경에 적합한 전기화물차 충전기를 직접 개발하며 전기차 도입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LS일렉트릭은 지난달 18일 전기차 충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LS일렉트릭)
롯데글로벌로지스와 LS일렉트릭은 지난달 18일 전기차 충전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LS일렉트릭)

◇ 롯데그룹, 오프라인 매장 활용해 충전소 확대

롯데그룹은 ESG 전담팀을 신설하고 그룹 차원에서 친환경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매년 온실가스 2%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도입을 확대하면서 롯데슈퍼 등 전국 점포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전기 자동차 75대를 롯데슈퍼 배송용 차량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10개 그룹사 내에서 전기차 충전소 429개를 운영 중이다. 향후 롯데쇼핑은 회사 보유 차량 전체를 전기차로 바꿀 계획으로, 전국 각지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해 고사양 충전 설비를 갖춘 충전소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롯데그룹은 모빌리티 사업 밸류체인 구축에도 나섰다. 롯데그룹의 정보기술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은 지난달 2일 국내 전기차 충전기 2위업체인 중앙제어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충전부터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단/다차로 하이패스 등으로 구성된 교통 인프라부터 운영 관제, 자율주행까지 폭 넓은 사업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

롯데정보통신은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넘어 IT 기술을 융합해 예약부터 정산, 멤버십 등의 충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현하고 유통, 호텔, 물류 화학 등 다양한 산업군의 충전소 운영 등 전기차 충전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류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해 LS일렉트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지난달 18일 화물 운송 물류거점 특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화물 운송 차량의 급속 충전 지원부터 에너지 관리, 전기차 전환에 따른 물류 운영 프로세스 고도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이마트 내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이마트)
이마트 내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 (사진=이마트)

◇ 신세계아이앤씨,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그룹사 매장 활용

신세계아이앤씨(I&C)는 올해 전기차 충전사업을 포함한 전기사업을 신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본격적으로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을 알렸다. 신세계그룹은 신속배송과 무인점포, 스마트물류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마트도 지난 2018년부터 전기차 충전소 도입을 시작해 현재까지 119개점에 530기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아울렛 등 그룹사의 대형매장을 활용한 전기차 충전 사업을 직접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유통사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충전사업을 정부나 민간 사업자에 임대해 운영해왔으나 전기차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것으로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세계아이앤씨는 지난 10월 종합주차관리 시스템 전문업체인 아마노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아마노코리아가 보유한 주차장에 급속 및 완속 충전기를 설치해 전기차 충전기 위치, 충전 상태, 요금 등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한 모바일 앱 형태의 통합 플랫폼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소비패턴의 변화가 크다.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매장 방문 고객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전기차 충전아 필요한 고객들의 발길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고 이는 곧 매출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이 같은 모객 효과는 더욱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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