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항공탄소상쇄감축제도, 2023년까지 시범운영
각국 항공사, 2027년부터 의무 시행 앞두고 준비
국내 연구진, 바이오항공유 대량 생산 기술 확보

[이넷뉴스] 올해부터 국제연합(UN)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국제항공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시범 운영된다. 해당 제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수준으로 동결하고 이를 초과한 항공사는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하게 하는 제도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시범운영 단계이며, 2024년부터 2026년까지 1단계, 2027년부터 2035년까지 2단계로 시행된다. 국내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서울, 에어인천까지 총 9개사가 참여하게 된다.
자발적 참여단계인 시범운영, 1단계와 달리 2단계부터는 의무적인 참여를 해야 한다. 항공기에 의한 탄소 배출량은 지구상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중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차 증가 추세에 있어 이 같은 제도가 마련됐다. 이에 의무시행이 다가오기 전까지 각국의 항공사들은 탄소감축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 및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항공유 도입이 대표적인데 바이오항공유란, 석유계와 달리 곡물, 식물, 해조류, 동물성 지방 등을 원료로 하며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80% 탄소를 줄일 수 있어 항공 온실가스 저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는 바이오항공유가 상용화되어 시장형성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정부 기관, 관련 부처의 주도로 바이오항공유 활용 지원 및 시장 형성을 위한 지원 사업이 실시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바이오항공유는 걸음마 단계이지만, 최근 바이오항공유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소식이 전해졌다.

◇ 국내 연구진, 대량 생산 기술 확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식물성 오일인 팜유를 이용해 바이오항공유를 대량(연5t)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대량 제조에 필요한 식물성 오일의 탈산소 반응, 분해 및 구조전환 반응용 고체촉매 개선과 반응기술을 개발했으며 군용 터빈엔진 적용 시험 등을 거쳐 바이오항공유가 대체 연료로 사용 가능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는 해당 기술로 바이오항공유가 기존 석유계 항공유를 대체하는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탄소상쇄감축제도 시행을 대비하기 위해 2016년부터 핵심기술개발 연구를 진행해 온 성과다. 해당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항공 엔진의 변경이나 운전 조건 변경 없이 바이오항공유로 탄소배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에너지연구센터 하정명 박사팀은 펄프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폐기물을 이용해 바이오항공유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제지공정에서 대량 배출되는 리그닌을 열분해해 생산된 리그닌오일을 화학적으로 처리해 점도를 낮추는 기술을 개발하고 바이오연료는 연속공정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리그닌은 제지공정에서 대량 발생하는 폐기물로, 이를 통해 만든 리그닌 오일은 점도가 매우 높고 품질이 낮아 대량 생산하는 연속 공정에 사용하기는 어렵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연구팀은 리그닌오일을 수소 첨가 반응으로 분해해 점도가 낮은 수첨분해 리그닌오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수첨분해 리그닌오일과 기존 리그닌오일을 섞어 혼합유를 만들었으며 이 혼합유에 수소 첨가, 산소 제거 연속공정을 거쳐 항공유로 사용 가능한 바이오연료를 생산해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바이오항공유 관련 핵심기술이 확보되면서 국내 바이오항공유 상용화도 한층 가까워졌다.

◇ 항공사·정유사 적극 협력 나서
바이오항공유의 상용화를 위해 나선 항공사와 정유사의 협력 관계도 눈길을 끈다. 대한항공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30일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기존 항공유 대비 높은 바이오항공유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은 물론 급유 인프라 확보를 위한 시장 조성 및 관련 정책 대응 등의 부문에서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바이오 연료가 혼합된 항공유를 사용한 첫 비행을 시도한 이래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비행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항공유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 소재, 블루수소를 3대 미래 사업으로 선정하고 이들 사업의 비중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국내 최초 바이오항공유 생산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며, 양사의 업무협약으로 인해 국내에서 바이오항공유의 상용화가 한층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술 확보를 갖췄다고 해도 바이오항공유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바이오항공유 생산은 아직까지 수익성이 낮기에 대규모 생산을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지원과 공급 체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최근 바이오항공유 산업 활성화 및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바이오항공유 현황과 관련 기구, 선도 국가, 주요 기업 동향과 국내 여건 등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정부 건의안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국제공항이 친환경 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 중 하나다.
바이오항공유 시장이 형성된 미국과 유럽에서는 항공사 및 바이오포트 구축 공항을 중심으로 바이오항공유 장기 연료 공급계약이 이뤄져 시장 확대가 수월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우리나라 역시 정부 주도의 지원 사업과 정책 제도 수립이 이뤄져야 될 시점이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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