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연평균 18.3% 성장 예상
국내 배터리 3사 재활용 시장 진출 적극 행보
재활용 기술 개발로 순환 생태계 구축 박차

폐배터리 문제가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폐배터리 해결 문제가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인 전기차 역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전기차 판매량이 연 29% 수준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기차가 확산되면서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폐배터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폐배터리를 어떻게 재활용하고, 친환경 솔루션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 <이넷뉴스>에서 집중해봤다.

<폐배터리> 시리즈

① GM부터 포드까지···배터리 독립 선언 '향후 전망'은?

② 전기차 시대 개막···’폐배터리’ 주목하는 기업들

③ 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나선 '제주'

④ 재생 에너지, 배터리 기술에 달렸다

⑤ 유럽, 전기차 배터리에 관심···시장 재편 예고

[이넷뉴스]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늘어나는 폐배터리 처리 문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친환경을 위해 개발된 전기자동차가 역설적으로 폐배터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면서 이를 처리하기 위한 재활용 연구 역시 활발하게 진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폐배터리 배출 규모는 지난해 159개에서 올해 440개, 오는 2029년 7만8981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된다. 10년 안에 약 8만대 차량의 배터리가 발생돼 이를 처리해야 된다는 뜻이다.

리포트링커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연평균 18.3% 성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폐배터리가 국내에서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처리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 산업은 향후 전기차의 성장 속도와 함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폐배터리 시장은 기업들의 ESG 경영에도 부합하면서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3사는 최근 배터리 재활용 분야로의 진출을 알리고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사는 배터리 재활용 분야로의 진출을 알렸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사는 배터리 재활용 분야로의 진출을 알렸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LG에너지솔루션, 폐배터리 사업 활성화 박차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원재료부터 생산, 소비, 폐기에 걸친 재공정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GM과 설립한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서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과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얼티엄셀즈는 니켈과 리튬, 흑연, 구리, 망간, 코발트, 알루미늄 등 주요 광물과 다양한 소재를 재활용한다. 폐배터리에서 얻은 소재를 배터리 혹은 관련 사업에 다시 활용하게 된다. 특히 얼티엄셀즈에서 자체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는 모듈식 설계로 재활용이 쉽다는 점이 강점이다.

또 국내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와 손잡고 폐배터리 사업 활성화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024년까지 폐배터리를 에코프로의 계열사 에코프로씨엔지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및 폴란드 공장의 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원료와 불량품, 방전된 배터리 등이 재활용될 예정이다.

에코프로씨엔지의 폐배터리 공장은 경북 포항에 건설되며 이곳에서 연간 2만톤 규모의 폐배터리를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에는 현대자동차 및 KST모빌리티 등과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배터리 ESS 재사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 (사진=SK이노베이션)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 (사진=SK이노베이션)

◇ SK이노베이션, 재활용 기술 개발로 선점 나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9년 폐배터리 양극에서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 회수가 가능한 독자 기술을 개발하는 등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배터리 금속 재활용 기술은 미국 국립 연구소로부터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인정받기도 했다.

수산화리튬에서 추출하는 방식은 광산 채굴방식보다 온실가스 발생량이 74% 가량 감소되며 양극재 제조에서는 39~47% 가량 온실가스 발생량을 감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와 전기차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배터리 순환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기아와 함께 사용 후 배터리의 잔존 성능을 평가해 ESS로 재이용하거나 셀 단위로 분해, 금속 회수가 가능한 친환경 처리 기술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처럼 독자 개발한 기술들을 활용해 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도 활발하다. 베이징자동차 산하 재사용 기업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의 지분 13.3%를 취득해 중국까지 배터리 서비스, 재활용 시장 산업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블루파크스마트에너지는 베이징 등에서 택시와 공유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충전,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여기에 비치한 배터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로 활용 가능하다.

◇ 삼성SDI. 윤리적 원자재 수급으로 ESG 실천

삼성SDI는 ESG 경영의 실천을 위해 윤리적인 원자재 수급에 앞장서고 있다. 삼성SDI는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전 과정 평가를 진행해 지구온난화, 자원 고갈, 생태계 건강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관리하고 있다.

또 지난 3월말 배터리 업체로서는 최초로 구글, BMW, 볼보 등과 함께 '심해저 광물 채굴 방지 이니셔티브‘에 참여해 심해저에서 광물을 채취하지 않고 여기서 공급되는 자원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수요의 증가에 따라 주요 광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심해저 채굴을 통한 생태계 파괴를 막겠다는 의지다.

지난 2019년에는 국내 배터리 재사용 전문기업인 피엠그로우에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해 주목을 받았다. 해당 투자를 계기로 피엠그로우는 배터리 재사용 사업, 전기차 배터리 빅데이터 사업, 해외 사업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현재 피엠그로우와 함께 전기버스 배터리를 재활용한 ESS 개발 사업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확대되는 전기차 시장에 따라 배터리 제조뿐만 아니라 재활용 시장을 놓고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 가운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국내 배터리 대표 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및 진출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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