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 유물 ‘공중전화부스’→전기 이륜차 충전 플랫폼 ‘변신’
라이더들의 생명 ‘스피드·주행 거리’ 해결
일부 모델에게만 허락···극복 시 기후 위기 대응 플랫폼 ‘기대’
[이넷뉴스]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과거에는 우리 삶에 없어선 안 됐던 많은 물건이 추억 속 물건이나 기기로 전락한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공중전화부스다.
그러나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갔던 공중전화부스가 탄소 중립에 필수적인 미래 혁신 모빌리티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 내연기관 이륜차→전기 이륜차 전환 미비 ‘이유는’
바이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요한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배달 산업에 없어선 안 될 이동 수단이다. 배달뿐 아니라 최근 많은 사람이 바이크의 매력에 빠지며 취미생활로 즐기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현재 배달 등에 주로 이용되고 있는 내연기관 이륜차는 휘발유를 연료로 사용해 대기오염물질 배출 비중이 높고, 소음 공해도 심각하다.
일례로 배기량 50씨씨(cc) 이상 내연기관 이륜차 1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대기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CO) 79.19킬로그램(㎏), 질소산화물(NOx) 1.08㎏,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11.88㎏ 등이다. 이는 1,600cc 미만 소형 승용차보다 일산화탄소 22.2배, 질소산화물 4.2배,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91.4배 큰 규모다.
50cc 미만의 내연기관 이륜차 역시 상황은 심각하다. 일산화탄소(CO) 81.80㎏, 질소산화물(NOx) 0.04㎏,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36.27㎏을 1년간 배출하기 때문이다.
소음 역시 만만치 않다. 내연기관 이륜차의 소음은 105데시벨(dB)로 지하철(80dB) 혹은 열차(100dB)보다 높고, 전투기(120dB)보다 약간 작은 정도다.
하지만 전기 이륜차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소음이 ‘0’이다. 게다가 1만 키로미터(km) 운행 시 125cc급 내연기관 이륜차 대비 약 40만 원의 유지비 감소 효과도 있다.
그러나 라이더들은 전기 이륜차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는 현재 등록된 이륜차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국내 이륜차 등록 대수는 약 228만 대로 2019년 약 223만 대에서 5만여 대 증가했다. 하지만 전기 이륜차 보급현황은 약 3만 대에 그쳤다.
충청남도의 경우 도내에 신고된 내연기관 이륜차는 지난해 말 기준 13만 6,965대로 집계됐다. 반면, 전기 이륜차는 2018년까지 106대, 2019년 202대, 지난해 409대에 불과하다.
전기 이륜차를 구매할 때 도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시중가의 50%에 구매할 수 있는데도 라이더에게 이 같은 정책은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다.
이유는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 때문. 스피드와 신속성이 중요한 라이더에게 배터리 완충에 4∼5시간이나 걸리고 완충한다고 하더라도 주행거리가 40∼50킬로미터(km)에 불과한 전기 이륜차는 짧은 시간에 많은 거리를 왕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효용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륜차의 대부분이 배달용인 걸 고려하면 1회 주유로 약 150km를 이동할 수 있는 내연기관 이륜차가 라이더에게는 더 효율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공중전화부스’ 라이더의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재탄생’

오래 기다려야 하고, 얼마 달리지 않아 또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라이더에게 외면받았던 전기 이륜차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 새로운 배터리 공급 방식이 태어났다.
전기 이륜차가 언제, 어디서나 충전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도록 충전 인프라를 생활공간 곳곳에 구축함으로써 이 같은 불편을 감소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리고 이 사업의 중심에는 옛 유물이 돼버린 ‘공중전화부스’가 있다.
최근 충청남도는 KT, KT링커스와 실외 공중전화부스 900곳 중 시군별로 1곳 이상씩 총 20곳을 추려 연내 전기 이륜차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으로 탈바꿈시킨다고 밝혔다.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은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 배터리와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배터리 탈부착 가능 전기 이륜차에 공유경제를 결합한 새로운 충전 방식이다.
운전자가 스마트폰 앱을 내려받아 회원가입을 하고 전기 이륜차 등록을 마친 후, 배터리 교체 시 휴대전화만 인식하면 된다.
따라서 기존의 커넥트 방식(Plug-in)으로 충전할 경우 최대 4시간을 기다려야 했지만,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교체하면 약 30초면 배터리를 갈아 끼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남도와 성남시 역시 올해 KT링커스와 협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성남시의 경우 올 말까지 시 전체 공중전화부스의 약 15%인 33개 부스를 전기 이륜차 공유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으로 설치할 예정이며, 경남도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도내 전기 이륜차를 1,100대 보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 사업은 전국으로 확대돼 쓸모없어진 공중전화부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공유 배터리 스테이션 사업이 초기인 만큼 라이더의 의견을 수렴해 배달용 수요가 밀집된 주거지역, 대학가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나간다면 그동안 전기 이륜차에 대해 반감을 품었던 라이더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정부와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 특정 전기 이륜차의 경우에만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전기 이륜차 확대를 위해 이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보다 더 많은 전기 이륜차 모델에도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2년 정도 배터리를 사용하고 나면 수명이 다 돼 교체해야 하는 전기 이륜차의 특성을 고려해 배터리 사후 관리 규정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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