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 시스템이 적용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진=두산그룹)
세계 최초로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 시스템이 적용된 대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사진=두산그룹)

[이넷뉴스]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전국적으로 도입 확산세에 들어섰다. 가스·전기·화석연료 등 기성 에너지원의 미래 대체재로 지목되는 수소를 주열원으로 이용하는 발전소가 최근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의 이목을 끌면서, 지역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하는 모양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LNG(액화천연가스)에서 추출된 수소(H₂)와 산소(O₂)의 화학 작용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전력 생산 과정에서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없고, 배출 탄소량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력 생산분에 대한 이익 환원, 난방비 절감, 산·학·연 프로그램 연계, 지역 일자리 창출 등의 장점으로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어, 특히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지자체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현재 전국에 총 13개의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을 운영,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해운대구, 경기도 화성시 등 2개 지역에서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으며, 인천시 동구 발전소는 오는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목포시, 대구시, 춘천시, 군산시 등지에서 9개 지자체와 사업 제휴를 추진 중이다. 

한수원에 따르면 전국 13개 수소연료전지발전 사업을 완수하게 될 경우 국내에 설비용량 435MW에 이르는 대규모 친환경 발전망을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발전 방식은 정부의 ‘탄소중립’, ‘저탄소’ 에너지 정책 기조와도 맞물려 국내 보급에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2040년까지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15GW(내수 8GW·누적 기준)를 국내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수소발전 의무화 제도(HPS)’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본지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도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전국 지자체들의 사업 현황을 살펴봤다. 

충북 음성 수소연료전지 융복합발전사업 MOU 행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충청북도)
충북 음성 수소연료전지 융복합발전사업 MOU 행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충청북도)

◇ 충북 음성, 2024년 도내 최대 규모 200MW급 발전소 건립

충청북도는 전국적으로도 수소에너지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지자체 중 하나다. 충북도는 수소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수소차와 수소충전소 보급에 나서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통한 친환경 전력망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오는 2024년까지 음성군 맹동인곡산업단지 내 200MW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에너지 방식으로는 충북 내 최대 규모인 해당 발전소는 음성군에 5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만큼의 전력(1700GWh)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초대형 발전소가 들어 설 음성군은 정부의 분산형 전원정책 기조에 따라 전력자립도 100%를 목표로 삼고 있는 충북 지자체의 거버넌스에 협력키로 한 만큼, 이번 수소발전소 건립 사업에 직접 참여해 전면 지원에 나섰다.     

이에 지난해 11월 조병옥 음성군수도 ▲신에너지 ▲자동차물류 ▲뷰티헬스 ▲지능형부품 ▲기후환경농헙 등 ‘5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로드맵을 제시한 한편, 5대 산업 중에서도 ‘신에너지’ 활성화 사업에 대한 선제적 행정 착수를 지시했다. 

그 결과 지난달 6일 업무협약식을 통해 충북도, 음성군, 충북개발공사, ㈜충북인프라에너지투자, 한국자산에셋운용㈜,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 대규모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 협력체가 구성됐다.

충북도와 음성군 지자체는 발전소 구축을 위한 인허가 등 행정 지원을, 충북개발공사는 지난해 8월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로 지정된 맹동인곡산업단지 조성을 맡았고, 충북인프라에너지투자컨소시엄(충북인프라에너지투자·한국자산에셋운용·대우건설)은 발전소 건립 및 자금 조달 등을 담당키로 했다. 

이번 발전소 구축 사업에는 총 1조5000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예정이며, 충북 음성군 맹동면 맹동인곡산업단지 일대에 부지면적 8만5000㎡(약 2만6000평), 건축면적 3만㎡(약 9000평) 규모로 발전소가 건립된다. 발전소 완공 시기는 2024년으로, 당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될 계획이다.

충북도 에너지산업과 한 관계자는 이넷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개발에 들어간 맹동인곡산업단지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RE100 산업단지’로 구상된 만큼, 단지 내 구축될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단지 내 산업체들의 주요 전력 공급원이 될 것”이라며 “산업체 전력 수급뿐만 아니라 도내 인근 민간 주거지역에 이르는 광역 전력 공급까지 가능해 충북의 전력 자립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발전소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 관계자는 본지와 취재에서 “최근 3~4년 사이에 ‘수소경제’ 시대에 대응하는 지자체들의 움직임이 부쩍 가시화되고 있다”라며 “이번 200MW급 발전용량의 초대형 발전소 구축사업 참여를 통해 폐사가 향후 국내외 신재생 발전시장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남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에 건립될 예정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감도 (사진=전남 장흥군)
전남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에 건립될 예정인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감도 (사진=전남 장흥군)

◇ 전남도, 1조2000억 규모 발전소 도입으로 반전 모색 

전라남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도입을 통해 한 때 ‘미분양 천덕꾸러기’로 장기간 방치됐던 장흥바이오식품산업단지(이하 장흥산단)를 지역경제 부흥의 전초기지로 변모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전라도는 장흥군, 아이티에너지㈜, 한국서부발전㈜과 200MW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구축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조2000억 원 규모의 전력망 구축 사업을 본격화했다.

아이티에너지가 장흥산단에 100MW급 발전설비 2기를 순차적으로 건설하고, 한국서부발전은 사업개발 타당성 검토 및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확보 업무 등을 맡았다. 전남도와 장흥군은 발전사업·개발행위 허가, 전력계통연계 및 도로 사용 허가 등 행정 지원에 나선다.

특히, 올해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3년 완공될 예정인 장흥산단 수소연료전지발전소는 운용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 가스관을 통해 LNG(액화천연가스)를 직접 공급받는 특수 설계가 적용됐다.

장흥군 한 관계자는 이넷뉴스와 통화에서 “발전소 전력생산 공정에 앞서 별도의 저장 과정 없이 가스공사로부터 바로 가스를 들여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이 없다”며 “수소발전소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인근 주민들의 불안과 우려도 있어 안전성에 대한 홍보도 적극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장흥군은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이 공식화된 지난 2019년부터 전문가 초정 강연과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수소발전 원리와 환경성, 안정성, 경제성 등 관련 정보를 알리는 데 주력해 왔다.

전남도와 장흥군에 따르면 올해 공사에 착수해 완공 뒤 약 20여년 간 발전소가 운영되는 데 650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될 예정으로, 지역 내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발전소 근린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발전소 건립 후 20년 동안 인근 지역 주민들에 대해 100억 원가량의 경제적 지원도 이뤄진다.    

아울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운영에 따른 전력수급 문제 해소도 기대된다. 장흥산단 발전소가 운영되면 연간 159만MW의 전력이 장흥군과 전남 일대에 공급될 예정으로, 동하절기 전력피크 대응에도 큰 실효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 개발주관사인 아이티에너지 관계자는 이넷뉴스와 통화에서 “올 상반기 발전소 구축 1단계로 우선 50MW급 설비공사에 착수했다”며 “순차적으로 200MW 설비용량을 채워 나갈 계획으로, 공사가 끝나고 2023년 하반기 정도에는 정상적으로 발전소 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넷뉴스=정두현 기자] dagangsta1@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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