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하니웰 UOP와 ‘정유 공장 → RE 플랫폼’ 전환 위한 기술 협력 MOU 체결
미래 사업에 필요한 원료 및 친환경 유틸리티 공급 전초 기지 역할
“신재생 에너지, 이산화탄소 포집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협력 추진”···COTC 도입도 검토
[이넷뉴스] 현대오일뱅크가 세계 최다 에너지·석유 화학 관련 특허 보유 업체와 손잡고 정유 공장을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으로 바꾼다.
자사가 ‘3대 미래 사업’으로 꼽은 △블루 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의 영업 이익 비중을 2030년까지 70%로 높이려면 안정적인 유틸리티(Utility)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화이트 바이오는 생물 자원을 원료로 하는 화학 제품, 바이오 연료다.
◇ “RE 플랫폼 전환으로 ‘3대 미래 산업’ 성공적 추진”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7일 하니웰 UOP와 기술 협력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기존 정유 공장을 RE(Renewable Energy·친환경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하니웰은 1914년 설립된 미국의 에너지·석유 화학 기업으로 △신재생 에너지 △탄소 포집 활용 △정유 등 다양한 분야에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니웰 UOP는 하니웰이 2005년 석유 화학 업체 UOP를 인수하면서 설립된 회사다.
현대오일뱅크가 하니웰 UOP와 추진하는 RE 플랫폼은 미래 사업에 필요한 원료와 친환경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전초 기지 역할을 한다. 현대오일뱅크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블루 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분야는 전력, 산업 용수 등 높은 수준의 유틸리티 인프라 없이 진행이 어렵다. 특히 블루 수소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보관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대표는 “하니웰 UOP와 기술 협력을 시작으로 기존 공장을 RE 플랫폼으로 신속히 전환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3대 미래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양 사는 이외에도 신재생 에너지, 이산화탄소 포집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롯데케미칼 합작 프로젝트인 HPC에 COTC 적용 검토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태양광 패널 등 다양한 친환경 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중질유 석유 화학 분해 시설(HPC, 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을 건설하고 있다. HPC는 준공 시 매년 폴리에틸렌 85만t(톤), 폴리프로필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오는 11월 상업 가동이 목표로, 이후 태양광 모듈 등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 화학·소재 다운스트림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HCP에 하니웰 UOP의 원천 기술인 하이브리드 COTC(Crude Oil To Chemical·원유를 화학 제품으로 전환하는 공정)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COTC는 석유 제품 대신 화학 제품 원료를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도록 정유 공장을 개조하는 기술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하이브리드 COTC로 HPC의 화학 제품 원료 생산력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석유사와 중국 대형 정유사들은 COTC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탄소 중립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에도 대비하는 것이다. 특히 COTC는 대규모 정유 시설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환 시 일반 석유 화학 설비보다 5~10배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석유 회사인 사우디 국영 아람코(ARAMCO)는 2019년 정유 시설 일부를 COTC로 전환하기도 했다.

◇ 정유 공장 변신 활발···플랫폼 전환, 설비 증설 등
탈(脫)탄소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현대오일뱅크처럼 정유 공장을 새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거나 신규 설비를 추가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다국적 석유 화학 기업 엑손 모빌(Exxon mobil)은 스팀 크래커에 직접 초경질(超硬質) 원유를 투입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헝리(恒力) 그룹, 성홍(盛虹) 그룹 등 중국 주요 정유사들도 PX 및 올레핀 생산 설비를 기존 공장에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석유 화학 기업 시노펙(SINOPEC)과 합작 회사(중한석화)를 만들고 지난해 12월 중질유 촉매 분해 공정(FCC) 증설 및 설비 현대화 작업을 마쳤다. 올 하반기 전면 가동이 목표다. 현재 가동률은 90% 수준이다. 중한석화는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297만 5,200㎡)에 총 11개 주요 생산 설비로 구성돼 있다. 연간 생산량은 ▲에틸렌 110만t ▲폴리에틸렌 90만t ▲폴리프로필렌 70만t ▲부타디엔 19만t 수준이다.
SK종합화학 나경수 사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 역사상 최대 한중 대표 산업 협력 모델인 중한석화의 투자 계획을 축소, 중단하는 등의 변동 없이 이행하고자 했다”며 “이번 설비 증설을 완벽히 마무리한 데 이어 앞으로도 한중 산업 협력 모델을 꾸준히 발굴·확대해 양 사 기업 가치 제고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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