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공장 내 수소 액화 플랜트 통해 블루 수소 생산···제주도 풍력 활용해 그린 수소 생산도 
두산그룹, 지난 4월 내부 수소 TFT 꾸리기도···”M&A 등 통해 단기간 사업 역량 끌어올릴 것”
두산중공업·두산퓨얼셀 등 계열사별 수소 사업 성과···”TFT서 시너지 전략 나오면 더 빠른 성장도”

[이넷뉴스] 구조조정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두산중공업이 ‘수소’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루·그린 수소 등 청정 수소 생산을 비롯해 폐비닐·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수소 재활용 기술 개발에 착수한다. 현재 창원 공장에 수소 액화 플랜트를 짓고 있으며, 폐플라스틱 연속식 열분해 기업과 손잡고 올해 안에 수소 개질기(수소를 걸러내는 기계)를 설치·운전할 계획이다. 

◇ 블루 수소·그린 수소 생산 박차···”시너지 효과 만들어낼 것”

9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블루 수소 생산·활용을 위해 창원 공장에 국내 첫 수소 액화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 2022년 완공이 목표다. 블루 수소는 수소 추출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포집·저장한 친환경 수소다. 두산중공업은 수소 액화 플랜트에 고효율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플랜트를 통한 일일 예상 수소 생산량은 약 5t(톤)이다. 

친환경 수소의 종착점인 그린 수소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부터 제주에너지공사의 동복, 북촌 풍력 단지를 통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200억 규모의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단지에 수소 생산·압축·저장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목표는 발전 전력의 3MW를 사용해 하루 평균 200㎏ 수소를 생산하는 것이다. 이는 수소 버스 9대를 매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두산중공업의 친(親) 수소 경영은 그룹 전체의 관심사다. 두산중공업이 속한 두산그룹은 지난 4월 원활한 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었다.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전문 인력으로 꾸려진 TFT는 그룹 전체의 수소 사업 전략을 수립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 축적된 역량을 모아서 최대한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전략적 파트너를 찾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단기간에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플라스틱 수소화 공정도 (사진=두산중공업)
폐플라스틱 수소화 공정도 (사진=두산중공업)

◇ ‘수소 생산’과 함께 ‘수소 재활용’도 관심

두산중공업의 또 다른 관심 분야는 ‘수소 재활용’이다. 경북 문경의 폐플라스틱 열분해 기업 리보테크와 업무 협약(MOU)을 맺고 수소 개질기 개발에 나선 것이다. 리보테크는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가스를 생산하고, 두산중공업은 이 가스를 수소로 개질하는 핵심 설비와 공정을 개발한다. 열분해 기술은 연료를 중단없이 투입할 수 있어 생산량 확대가 쉽고, 경제성을 갖춘 게 장점으로 꼽힌다. 

두산중공업은 올해 수소 개질기가 본격적인 운전에 들어가면 하루 0.3t의 수소가 생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하루 3t 이상 생산하는 기술을 상용화하는 것이다. 두산중공업 송용진 부사장은 “매년 국내에 800만t 이상의 폐플라스틱이 배출되는데, 이 가운데 400만t에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며 “자원 순환, 탄소 중립은 실현에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추후 연료 전지, 수소 가스 터빈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5번째로 발전용 대형 가스 터빈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다. 현재 수소 가스 터빈 개발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자체적으로 5MW(메가와트)급 수소 가스 터빈용 수소 전소 연소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기계연구원과 300MW급 수소 가스 터빈용 수소 혼소(혼합 연소) 연소기를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이 개발한 발전용 수소 연료 전지 (사진=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이 개발한 발전용 수소 연료 전지 (사진=두산퓨얼셀)

◇ 7분기 만에 흑자 전환 성공···”글로벌 수소 시장 선점”

두산중공업은 지난 27일 투자자 설명 자료(IR) 보고서를 통해 지난 1분기 2,48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9년 2분기(1,875억원) 이후 7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흑자 전환 뒤에는 3조 6,000억원의 공적 자금 투입과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숨어 있다. 두산중공업은 동대문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 모트롤BG 등 알짜 자산을 팔아치워 3조 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의 수소 경영 전환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어려운 과거를 뒤로하고 올해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두산중공업을 포함해 두산퓨얼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 등 계열사의 수소 사업 전개에 속도가 붙었다. 두산퓨얼셀은 3년 연속 수소 연료 전지 수주액 1조원을 기록했으며, DMI는 비행시간을 크게 늘린 수소 드론의 개발·양산에 성공했다. 

두산은 수소 분야로 사업 역량을 결집해 밸류체인 모든 분야에 걸쳐 ‘수소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글로벌 수소 시장을 분석하고 국가별, 정책별 시장 기회를 파악하면서 그룹 내 수소 사업 역량을 결집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계열사들이 제각각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기는 하지만, 수소 TFT를 통해 더 높은 비전이 제시되고 시너지 전략이 나온다면 더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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