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상위 10개 중 국내 업체 3곳
K배터리, 중국 무서운 독주에 점유율 하락
완성차·배터리 업체 잇따른 합작사 설립

자료=SNE리서치
자료=SNE리서치

[이넷뉴스] 친환경 정책 강화로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 일명 K배터리 역시 각광받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이지만 중국 이외의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 1일 배터리 시장조사기업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글로벌 전기자동차 탑재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65.9GWh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46% 증가했다. 점유율을 살펴보면 중국 CATL이 32.5%을 차지했으며 2위는 LG에너지솔루션이 21.5%로 2위를 차지했다. 삼성 SDI는 5위(5.4%), SK이노베이션은 6위(5.1%)였다.

배터리 점유율 상위 10위 내 업체 중에서 국내 업체가 3곳이나 차지하며 K배터리의 위상을 입증했으나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보다 3.1% 정도 하락했다. 중국 내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CATL은 자국 내 물량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확보해나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율을 다 합쳐도 중국 CATL의 점유율 보다 낮은 상황이다.

중국 업체들의 급성장과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의 내재화 발표 등 배터리 시장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고성능 배터리 기술의 개발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 자동차 제조사·배터리 업체 맞손 '가격경쟁력 확보'

자동차 제조사들이 최근 잇따라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며 아시아 배터리 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볼보는 이달 자국배터리업체인 노스볼트와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볼보는 노스볼트와 합작해 연간 50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는 50만대의 전기차에 사용될 수 있는 규모다. 공동연구센터는 2022년부터 운영되며 합작 배터리 고장은 2026년부터 생산에 착수한다.

포르쉐도 같은 달 독일 리튬이온 배터리 업체인 커스텀셀스와 합작사 셀포스그룹을 설립했다. 셀포스그룹은 2024년부터 배터리 생산에 나서며 최소 연간 100MWh 용량의 셀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는 1000대의 차량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포르쉐가 속한 폭스바겐그룹은 2023년부터 새로운 배터리셀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공장 6개를 짓고 배터리 자가 공급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를 출범한 바 있다. 얼티엄셀즈는 내년부터 제1공장에서 배터리가 출하될 예정으로 완공 막바지에 이르렀다. 제1공장에서 출하되는 규모는 연간 35GWh 규모다.

얼티엄셀즈는 제2공장도 확정지으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에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두 공장을 통해 얼티엄셀즈는 연간 70GWh의 생산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독자 공장까지 더해 미국내 연간 생산능력은 145GWh에 달하는데 이는 전기차 약 24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또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블로오벌SK를 설립했다. 블로오벌SK에서는 연간 60GWh의 규모의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다. 또 현대자동차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짓는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이 같은 합작법인은 설립은 향후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망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중국의 무서운 독주···해법은? 미국시장 주목해야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시장은 향후 10년간 2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공급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부터 전기차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배터리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은 지금부터 더욱 치열해질 예정이다.

중국 CATL의 무서운 투자 속도로 인해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다시 차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미국이 중국과 경제적 대립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이 더 상승할 수 있는 기회는 미국 시장에 달려있다. 중국의 미국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중국에서 자국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에 한국 배터리업계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려야할 때이다.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 포드와 GM은 전기자동차에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에 선전포고를 날리며 향후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게 두도록 나두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최근 반도체와 전기체 배터리 등을 포함한 주요 핵심 분야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강화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은 배터리의 기본단위인 셀 생산을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것을 경계할만한 사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에는 한국이 74회나 언급됐는데, 한국을 협력 대상으로 보고 동맹 및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전기자동차 생산 시 공급되는 중국 배터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망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견제할 역량을 가진 한국 기업과 손을 잡고 연이어 합작사가 발표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요인에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둘러 미국 시장 확보에 나서야 향후 배터리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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