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너지, 탈탄소바람 대대적인 노선변화 시급
로열더치셸은 재생에너지 등에 전체예산 25% 지출
국내 정유 업계 수소시장 진출 등 저탄소 기업 전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탈탄소 바람이 거세다. 녹색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대적인 노선 변화가 필요한 거대 석유 기업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 로열더치셸 탄소배출량 45% 감축 판결

세계 굴지의 석유기업인 로열더치셸은 최근 네덜란드 법원에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점차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는 셸은 당초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 줄이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이 제기한 이번 소송에서 법원은 이보다 훨씬 강화된 판결을 내리며 원고측의 손을 들어줬다.

셸은 즉각 항소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판결에 따라 에너지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탄소 배출량 감축을 심화시킬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2025년까지 셸은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기술에 대한 현재 지출을 전체 예산의 최대 25%까지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로 석유와 가스 판매가 급감하는 등 회사의 에너지 생산량이 12%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의 수익 감소는 뼈아프지만 미래 에너지 시장에서 멸종하는 ‘석유 공룡’이 되지 않기 위해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국내 정유 업계도 새롭게 열리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앞다퉈 청정에너지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마이크로 모빌리티 충전, 드론 배송 등 미래형 주유소의 모습을 선보인 GS칼텍스. 지난달 한국가스공사와 업무협약을 통해 수소 시장 본격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자료=GS칼텍스 제공
자료=GS칼텍스 제공

◇ GS칼텍스 액화수소 생산·공급

GS칼텍스와 한국가스공사는 앞으로 액화수소 생산·공급 사업을 함께한다.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 수소 추출 설비 구축, CCU(탄소 포집∙활용) 기술 실증 및 상용화 등 액화수소 사업 밸류체인 전반에서 협업을 할 예정이다.

2024년까지 한국가스공사의 LNG 인수기지 내 부지에는 액화수소 플랜트가 세워진다. 1만 톤 규모로 수소 승용차 기준으로 약 8만 대가 연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이 플랜트는 세계 최초로 LNG 인수기지의 기화 공정에서 발생, 버려지던 LNG 냉열을 에너지로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의 플랜트는 기체수소를 액화수소로 전환하기 위해 온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전기∙스팀 등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아울러 플랜트 완공에 맞춰 수도권과 중부권 수십여 곳에 액화수소 충전소를 구축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충전소는 필요한 부지 면적이 기체수소 충전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도심 지역에도 설치하기가 어렵지 않다.

◇ SK에너지 전기차 충전 생태계 확장

SK에너지도 저탄소·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 애쓰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가진 SK에너지는 전기차 충전 생태계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주유소·LPG충전소를 거점으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에너지 분야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전기차 충전 애플리케이션 ‘이브이 인프라’ 운영사인 소프트베리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 정보 제공, 간편결제 등 전기차 충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의 고도화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국내 전기차 사용자의 90% 이상은 소프트베리의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SK에너지 오종훈 P&M CIC 대표는 “긴밀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감으로써 전기차 사용자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전기차 생태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정유업계 탄소중립 협의회 개최

이와 함께 정유 업계는 협의회를 열어 전반적인 탄소중립 대응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 3월 업계 관계자들은 ‘2050 탄소중립’에 동참하기 위해 협의회를 발족했으며, 최근 2차 협의회가 개최됐다.

이번 2차 협의회에서는 본격적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정유 업계가 추진해야 할 기술 개발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더불어 참석한 기업들은 정유 분야 탄소저감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혜택과 금융 지원, 친환경 석유제품 제조·공급을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대한석유협회 정동채 회장은 “올해 1분기 정유 4사 영업이익은 총 1.8조 원 규모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탄소중립은 여전히 정유 업계에게 도전적 과제”라며 보다 적극적인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

저작권자 © 이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휴 및 보도자료 발송 ▶ new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