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연료 진화 자동차 산업과 에너지 산업의 진화 불러
친환경차 이용 환경 개선을 위한 인프라의 진화 필요
[이넷뉴스] 자동차가 인류의 역사에 등장한 지 130여 년이 흘렀다. 그 세월 동안 자동차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19세기 후반 자동차의 심장인 내연기관이 등장한 이후, 자동차 역사는 끝없는 진화의 드라마를 써왔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의 발전을 이끌었던 가솔린 엔진은 세대를 거듭하며 힘과 효율을 높였고, 트럭이나 선박에나 쓰던 디젤 엔진은 소형화에 성공해 승용차에도 대중적으로 사용한다. 그리고 지금은 엄격해지는 배출가스 규제에 맞춰 새로운 연료로 전환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2021년 현재 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단연 자율주행과 전기자동차, 그리고 수소자동차다. 사람의 심장에 비유하는 엔진은 어느덧 전동모터에 바통을 넘겨주었다. 주유구를 열어 기름을 가득 채우는 것보다는 스마트폰처럼 충전기를 꺼내 자동차를 충전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넷뉴스>에서는 자동차 산업 발전을 이끈 주인공이기도 한 자동차 연료의 진화 과정을 살펴보고 에너지원의 변화에 따른 숙제도 알아본다.

◇ 외연기관의 단점을 극복한 내연기관, 가솔린 엔진 자동차의 탄생
자동차 전문가들은 오늘날 전기차와 수소차가 등장한 건 단순히 친환경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에너지의 효율성, 즉 열효율에도 있다고 본다. 자동차의 진화는 더 좋은 열효율을 지닌 연료와 함께 발전한 것이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1886년 ‘칼 프리드리히 벤츠(Karl Friedrich Benz)’가 개발한 ‘페이턴트 모터바겐’이라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창조물은 거의 없다. 벤츠 또한 기존의 외연기관과 내연기관 발전 덕분에 최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었다.
벤츠가 만든 최초의 자동차보다 약 100년 앞서 외연기관을 이용한 자동차가 있었다. 바로 증기기관이다. 19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증기기관은 가솔린 엔진보다 힘이 좋아 사람을 10명 이상 태우고도 시속 60㎞까지 빨리 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증기기관을 제치고 내연기관이 어떻게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을까? 증기기관의 열효율이 10%밖에 안 되기 때문이었다. 증기기관 자료를 보면 수증기를 내뿜는 걸 볼 수 있다. 일을 끝낸 수증기가 많은 열을 지닌 채 그냥 사라지는 모습이다. 증기로 만든 에너지의 약 10%만 쓰고 나머진 배설물처럼 배출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 단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연기관이 등장했다. 1860년에 벨기에의 ‘에티엔 르누아르(Etienne Lenoir)’가 최초의 석탄가스 엔진을 개발했고, 1876년엔 독일의 ‘니콜라우스 오토(Nikolaus Otto)’가 상업화된 엔진을 선보였다. 이후 1883년 다임러가 가솔린을 연료로 쓰는 엔진을 만들었고, 1886년엔 세계 최초의 가솔린 엔진을 사용하는 벤츠의 자동차가 등장했다.
가솔린은 석탄가스보다 무게가 가볍고 보관하기가 쉽다. 게다가 열효율은 증기기관보다 훨씬 뛰어나서 지난 130여 년간 자동차 연료의 큰 축을 담당한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2040년경엔 석유가 고갈한다고 전망한다.
◇ 전기차와 수소차, 화석에너지 고갈의 대안
그래서 등장한 게 전기차다. 일산화탄소 등 공해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열효율은 60%에 달한다. 또한, 최신 자동차는 자율주행 장치 등 각종 전자장비가 들어감에 따라 전력사용률이 올라갔다. 그래서 엔진으로 모든 걸 감당하기엔 힘에 부치기 때문에 전기차가 등장했다.
최신형 전기차의 경우 용량 큰 리튬-이온 배터리를 얹어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가 최대 400㎞ 이상에 달한다고 전기차 제조사들은 설명한다. 그러나 내연기관의 주유 시간과 비교하면 전기차의 충전 시간은 너무 길다. 일반적 전기차에 급속 충전기를 이용한 경우 약 50분 정도 걸린다. 완속 충전기의 경우는 10시간 이상 걸린다.
그래서 수소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약 3~5분이면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원자력처럼 위험하지 않고 풍력이나 태양열처럼 제한적이지도 않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수소전기차를 본격적 친환경 자동차로 평가한다. 배기구에서 퀴퀴한 배출가스 대신 촉촉한 수분을 내뿜기 때문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수소전기차 1대가 1년에 1만 5000㎞를 주행하면 성인 2명이 1년 동안 마시는 미세먼지를 깨끗한 공기로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 승용차는 물론 대중교통의 친환경화를 위하여
친환경 차의 등장은 우리나라 대중교통에도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부터 천연가스(CNG) 버스를 도입했다. 하지만 CNG 버스도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만큼 완전한 친환경 버스는 아니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전기버스와 수소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부터 시내버스로 운영 중인 CNG버스를 전기 및 수소버스로 단계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30년에는 서울 시내에서 CNG버스는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전기버스와 수소버스로 채우게 될 전망이다.
경기연구원이 2019년에 실시한 수소버스 도입 여건 조사에 의하면 경기도 시내버스사업자의 90.2%가 수소버스 도입 취지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다른 지역 시내버스사업자의 인식과 비슷할 것으로 유추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 조사에서 수소버스 도입 장애 요인도 드러났는데 시내버스 사업자들은 ‘초기 투자비 과대’, ‘차량 운영상 제약’, ‘차량 운영비용 상승’ 등을 지적했다. 또한, ‘정부의 정책 일관성 부족’, ‘정부 정책의 지속 불확실성’, ‘초기 정책 지원 부족’ 등 정부 정책도 장애 요인으로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전기와 수소 등 버스 연료 관련해서 보여왔던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족에 대한 불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대중교통 업계를 지원하는 정책도 손봐야겠지만 친환경차 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 특히 수소버스 확산을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곳에 충전소가 들어서야 하는데 수익성 때문에 민간 사업자가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인터넷 지도로 수소충전소를 검색해 보라. 전국에 걸쳐 띄엄띄엄 흩어져 있는 충전소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수소차 소유자는 충전소를 찾아 집이나 일터에서 멀리 가야 할 수도 있는 게 실제 현실이다. 보조금을 아무리 많이 줘도 모든 불편을 상쇄할 수는 없다. 체감할 수 있는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의 고민과 해결을 기다린다.
[이넷뉴스=강대호 기자] dh9219@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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