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라이튼 김병상 CTO 인터뷰
발전왕∙충전왕 등 에너지 IT 플랫폼 운영
“에너지 자원 P2P로 거래할 수 있는 VPP 플랫폼 상용화할 것”

[이넷뉴스]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해지는 것을 뜻하는 용어 '그리드 패리티'. 여기 그리디 패리티를 앞당기는 스타트업이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엔라이튼(ENlighten)’이 그 주인공이다.
엔라이튼은 혁신적인 정보기술(IT) 역량과 금융 솔루션을 기반으로 다양한 에너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이다. 태양광 발전사업주를 위한 자산관리 앱 ‘발전왕’과 수많은 태양광 발전소를 관리∙운영하는 시공사 또는 안전관리사를 위한 발전왕 기업대상(B2B) 버전 ‘발전왕 비즈’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사용자에게 최저가 충전 정보를 제공하는 ‘충전왕’ 앱도 운영 중이다. <이넷뉴스>는 엔라이튼의 김병상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나 엔라이튼이 어떻게 에너지 스타트업 업계 퍼스트 무버가 됐는지 자세히 들어봤다.

◇ 분산된 태양광 시장 프로세스 개선 위해 설립
엔라이튼의 첫걸음은 태양광에서 시작됐다. 태양광 시장은 불명확한 정보와 분산된 프로세스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젊고 스마트한 재생에너지 전문가들이 모였다. 김 CTO는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연결하고 발전소 사업주와 관련 사업자들이 원하는 요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IT 기술 역량에 금융 솔루션을 더했다”고 엔라이튼을 소개했다.
김 CTO는 다양한 경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엔라이튼을 꾸려나가고 있다. 정부 출연 연구소, 대기업, 스타트업 등에서 연구 및 실무를 경험했으며 주로 빅데이터 기반의 데이터 처리 및 분석 플랫폼 개발 및 상용화에 집중했다.
그는 엔라이튼에 매력을 느낀 이유에 대해 “학위 때 연구 주제였던 그리드 컴퓨팅, 스마트 그리드, 분산∙병렬 처리 기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할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때는 제가 연구하는 기술들이 과연 산업계에 쓰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클라우드, 빅데이터 그리고 스마트 그리드 등이 IT 업계의 핵심 사업이자 유망한 기술이 됐다”고 설명했다.

엔라이튼에는 다양한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다. 에너지, IT, 금융 등 다양한 분야 140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전기공학, 전력경제, 정보통신, 네트워크 관련 박사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에너지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김 CTO는 “환경과 미래의 에너지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직접 해결해보고자 하는 열정 넘치는 젊은 친구들이 함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 국내 최초 CDP 프로바이더 인증 획득 성과
엔라이튼은 국내 최초로 'CDP(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재생에너지 프로바이더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엔라이튼 측은 재생에너지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환경정보 평가기관 CDP의 재생에너지 제공 인증(Accredited renewable energy provider)을 국내 최초로 획득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CDP는 영국에서 설립된 글로벌 환경경영인증 비영리단체이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캠페인)’ 파트너로,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와 함께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이다.

엔라이튼은 태양광 발전소 통합 관리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엔라이튼은 ‘발전왕’ 및 ‘발전왕비즈’ 플랫폼을 통해 전국에 흩어진 11만 개 이상의 중소 태양광 발전소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모니터링(RTU) 장비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소를 연결하고 통합 관리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국내 최초로 지역별 발전시간 비교데이터, 발전소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탐지해 소유주가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유한 발전소의 예상 수익까지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객의 수익을 최대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 엔라이튼 측 설명이다. 발전왕은 지난해 말 기준 1만 개소 이상의 발전소가 연동되는 등 국내 단일 서비스 기준, 등록 설비용량 1위를 자랑하고 있다.

엔라이튼에서는 전기차 사용자를 대상으로 충전왕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복잡한 전기차 충전 요금과 카드 사용 방법, 부족한 충전소 정보를 보다 쉽게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기차 충전 요금 최저가 비교와 충전기 이용 가능 여부 등 충전소 정보를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 “가보지 않은 길 만들어 가”
김 CTO는 후배 스타트업들에게 엔라이튼 성장 노하우를 살짝 귀띔하기도 했다. 김 CTO는 “에너지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엔라이튼의 성장 비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엔라이튼은 사업을 시작한 이래 수많은 1호 타이틀을 보유하게 됐다. 가보지 않은 길을 만들어 가고 방향이 맞으면 일단 뛰고 본다. 후배 에너지 스타트업도 단순히 흐름을 따르기보다는 시장 변화를 이해하고 읽고 시장 요구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인다면 누구도 얻지 못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엔라이튼도 이에 발맞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엔라이튼은 태양광발전소 주변 지역사회 발전에 앞장서기 위해 지난해 12월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중·고등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에너지 IT 플랫폼 기업으로서 사업 특색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지역 아동양육시설에 36,225,000원 상당의 태양광발전설비 설치를 지원했다. 이는 아동양육시설 환경 개보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이 사업으로 태양광발전설비가 설치되면서 향후 20년간 지속적으로 전기료 절감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CTO는 “앞으로도 엔라이튼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에너지전환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기업 특색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을 지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전망
향후, 김 CTO는 재생에너지 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는 “최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분과브리핑을 통해 ‘에너지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한국전력의 독점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는 전기의 수요와 도소매를 한국전력에서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력 시장 내 여러 사업자가 전기를 판매하는 형태로 변하는 방향을 예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면 ‘전력구매계약(PPA) 허용범위’ 확대를 통해 전기소비자는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 등 다양한 주체에서 전기를 구입할 수 있다. 김 CTO는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보다 더 저렴해지는 것을 뜻하는 영아 ‘그리드 패리티’가 앞당겨지는 긍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분산된 재생에너지 자원을 묶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 등 재생에너지 관련 신산업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라이튼은 분산된 에너지 자원을 개인 간 거래(P2P)로 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김 CTO는 “단기적으로는 엔라이튼의 주요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며, 현재 확보한 고객과 미래 잠정 고객 대상으로 서비스 이용을 더욱 편리하게 될 계획이다. 에너지 플랫폼 ‘발전왕’ 내 등록 설비용량을 현재 2기가와트(GW) 이상에서 5GW로 확대하고, 발전사업자를 위한 서비스 외 발전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도 지속 출시할 예정이다. 전력중계 참여 용량 700메가와트(MW)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장기적으로 결국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분산된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P2P로 거래할 수 있는 VPP 플랫폼을 상용화하고 온라인 에너지 시장으로 개척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넷뉴스=임효정 기자] im@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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