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T, 배터리·수소 연료 자동차만 파리 협정 목표 달성 가능
자동차 수명 주기 계산, 전체 자동차 생산 전략
PHEV도 EV 대비 배출량 많아 부적절, 생산 점차 줄여야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전기자동차의 생산 역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전기자동차의 생산 역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탄소 중립에 가장 큰 축의 하나인 운송 부문에서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면 파리 협정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과도기적인 기술로 오염도를 생각하면 점차 생산을 줄여 10년 후에는 더 생산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ICCT, 세계 신차 시장 조사 통해 BEV 온실가스 최저 밝혀

지구 온난화를 2°C 미만으로 제한하는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운송 부문에서도 보다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비영리단체인 국제 청정교통위원회(The 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 ICCT)는 2050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수명 주기를 계산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배터리 전기 자동차(BEV)나 연료 전지 전기 자동차(FCEV)가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PHEV)를 포함한 내연 기관 차량(ICEV)에 비해 생산 과정부터 따지면 온실가스(GHG) 배출량이 크게 적지 않다는 의견에 대한 반박 조사 결과를 밝혔다.

ICCT는 전 세계 신차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유럽, 인도 및 미국의 4개 시장에서 현재 및 미래 승용차의 GHG 배출량을 비교하는 수명 주기 평가(LCA)를 실시했다. 결과는 당연한 얘기지만 BEV과 FCEV의 압승이다.

지역별, 차량별 GHG 배출량. (표 출처 : ICCT 홈페이지 갈무리)
지역별, 차량별 GHG 배출량. (표 출처 : ICCT 홈페이지 갈무리)

재생 에너지로 완전히 구동되는 BEV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수명 주기 GHG 배출량이 81% 더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FCEV의 수명 주기 배출량은 회색 수소로 구동되는 경우 현재 중하위 부문에 등록된 평균 새 가솔린 차량보다 약 26% 적었지만 녹색 수소를 사용하면 배출량을 76%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등록된 BEV의 수명 주기 배출량은 4개 지역 모두에서 비교 가능한 가솔린 자동차보다 유럽에서는 66~69%, 미국에서는 37~45% 낮게 나왔다. 중국에서는 19~34%, 인도에서는 19~34% 적었다.

2030년에 등록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형 자동차의 경우 전기 차량이 보다 탈탄소화됨에 따라 BEV과 가솔린 차량 간의 격차는 유럽에서 74%∼77%, 미국에서 62%∼76%, 중국의 경우 48%∼64%, 인도의 경우 30%∼56%로 나타났다.

이런 분석에 따라 ICCT는 새로운 내연기관 차량 등록은 2030∼2035년 기간 내에 단계적으로 폐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평균 차량 수명이 18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2050년까지 유럽 자동차의 완전한 탈탄소화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만이 이 기간 생산 및 등록되어야 한다며 이에 맞는 정책 조치를 취할 것을 권장했다.

◇ PHEV도 과도기일 뿐 10년 후엔 생산 안 해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PHEV은 어떨까?

가솔린 차량에 필적하는 주행 거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나름 환경적이라는 PHEV는 가솔린과 전기 자동차의 조합이므로 배터리, 전기 모터, 가솔린 탱크 및 내연 기관이 있으며, 가솔린과 전기를 연료로 사용한다.

일부는 배터리가 거의 방전될 때까지 전기로만 작동하거나 거의 독점적으로 작동하지만 이후 가솔린이 엔진에서 연소하여 추가 동력을 제공하게 된다. 다른 혼합모드 PHEV(blended mode, PHEVs라고도 함)은 배터리가 충전된 상태에서도 가솔린과 전기를 함께 사용해 차량에 전력을 공급한다. GHG 배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ICCT는 관련 조사에서 HEV는 수명 주기 GHG 배출량을 약 20%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HEV나 PHEV 모두 향후 10년 동안 등록될 새로운 내연 기관 차량의 연료 소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필요한 배출량 감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도 많은 지원을 받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휘발유 1갤런(약 3.78리터)에 9kg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으면 161km마다 23.1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일반 자동차가 34kg을 배출하는 것에 비해 그리 차이가 크게 안 난다.

이런 문제점은 이미 예전부터 유럽을 필두로 다양한 단체들이 조사한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유럽의 청정 운송 캠페인 그룹인 T&E(Transport & Environment)가 최신 모델에 대한 테스트를 통해 하이브리드 차량의 실제 배출량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완전 배터리로 시작할 때에도 자동차 제조업체가 주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20년에 가장 인기 있었던 비엠더블유(BMW) X5, 볼보 XC60 및 미쯔비시 아웃랜더(Mitsubishi Outlander)를 최적의 조건에서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로 배출량을 테스트했고, 결과는 광고된 것보다 28∼89%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으며, 빈 배터리에서는 공식 값보다 3~8배 더 많이 방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PHEV에 대한 구매 보조금과 관대한 세금 혜택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정 결과
미국 에너지부(DOE)가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정 결과

현재도 이런 상황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가 제공하는 차량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정 사이트에서 임의의 지역을 선택해 직접 수치를 비교해봤다.

텍사스 지역에서 볼보(Volvo) S60 T8 AWD PHEV과 쉐보레의 볼트 EV를 비교한 결과 미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PHEV가 300, 그리고 EV가 130으로 나타나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이러한 결과를 놓고 봤을 때 플러그인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점차 생산을 줄여 2030년경에는 더 만들지 말아야 비로소 2050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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