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수소+질소’ 결합한 그린 암모니아, 수소 저장·운송 수단으로 각광
액화 수소보다 단위 면적당 1.7배 수소 저장률 높아...최근 국내 협의체 구성되기도
낮은 ‘분리 효율’은 극복 대상...“해결 시 경제성 있는 운송 수단으로 선호될 것”

[이넷뉴스] 전 세계 정부, 산업계의 관심이 수소로 쏠린 가운데 수소 경제 실현을 앞당길 핵심 수단으로 ‘그린 암모니아’가 주목된다. 암모니아는 수소 저장·운송 수단으로 쓸 수 있어 탄소 중립 및 수소 경제 실현에 중추적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한 그린 수소를 활용해 제조한 암모니아다. 최근 국내에서는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한 협의체가 구성되기도 했다. 

◇수소 업계가 그린 암모니아 주목하는 이유 

21일 업계에 따르면 그린 암모니아는 2020년에야 상용화가 이뤄지는 등 걸음마 단계에 있다. 덴마크 에너지 기업 할도톱소(Haldor Topsoe)는 지난해 현지 풍력 발전 업체 베스타스(Vestas)와 손잡고 세계 첫 그린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건설에 착수했다. 2022년 가동을 목표로 덴마크 서부 유틀란드 반도에 들어서는 이 플랜트는 완공 시 연간 5,000톤(t) 이상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게 된다. 

암모니아는 상온에서 쉽게 액체로 만들 수 있고, 액체(액화) 수소와 비교해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이에 차세대 수소 저장·운송 물질로 꼽힌다. 또 글로벌 운송 수단 및 유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인프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그린 암모니아가 탄소 중립 시대로 접어들며 수소 캐리어로써 활용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린 암모니아(NH3)는 그린 수소(H)에 질소(N)를 결합해 만든다. 수소는 기체 상태로 운반이 어려워 대부분 액체로 가공된다. 업계가 액체 수소 대신 암모니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암모니아는 액체 수소보다 단위 부피당 1.7배 더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수소를 암모니아로 바꾸면 운송률을 70%나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할도톱소의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사진=할토톱소)
할도톱소의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사진=할토톱소)

◇ 국내 대기업, 연구원 기술 협의체 구성되기도 

국내 기업들도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업무 협약식을 열고, 본격적인 닻을 올린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그린) 암모니아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대표적이다. 협의체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5개 기관과 두산중공업, 롯데케미칼, 삼성엔지니어링, 포스코, 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등 13개 기업이 참여한다. 

협의체는 국내 기술로 그린 암모니아의 생산-운송-추출-활용 산업의 가치 사슬을 구축하면서, 저변 확대에도 힘쓸 예정이다. 그린 암모니아를 안전하게 생산·운송·활용하기 위한 전 주기 기준 마련에도 나선다.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정부도 그린 수소를 활용한 다양한 운송·저장 매체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암모니아 기술 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2019년 저탄소 사회 구축을 위해 암모니아 협회를 구성하고, 경제산업상 산하에 암모니아 에너지 이사회를 두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국립 연구소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수소 캐리어팀은 도호쿠대학교 유체과학 연구소와 함께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41.8킬로와트(㎾) 규모의 가스터빈 발전에 성공했다.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그린) 암모니아 협의체 협약식이 15일 대전 ICC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탄소 중립을 위한 녹색(그린) 암모니아 협의체 협약식이 15일 대전 ICC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 꾸준히 성장하는 암모니아 시장...독성·공정 효율 등은 단점

글로벌 암모니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약 90~100조원 규모로, 대부분은 비료가 차지한다. 암모니아는 비료의 생산 원료다. 한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암모니아 수입국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곳은 롯데정밀화학(구 삼성정밀화학)이 유일하다. 롯데정밀화학은 국내 암모니아 유통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그린 암모니아의 가장 큰 단점은 분리 효율이 합성 효율보다 떨어진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암모니아 합성 공정 효율은 82~92%지만, 수소와 질소로 분리하는 공정의 효율은 80%에 불과하다. 즉 분리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일어나는 것이다. 암모니아 자체의 독성, 부식성도 고려해야 한다. 암모니아가 피부에 닿으면 세포막이 녹을 수 있으며, 기체 상태에서 마시면 입과 식도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이동욱 애널리스트는 “암모니아는 이미 원재료로써 많이 소비되고 있으며, 대부분은 합성 또는 크래킹(Cracking·분해)된 형태로 거래된다”며 “순 수소로 전환 시 크래킹 과정에 기술적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 점이 해결돼) 저비용화가 이뤄지면 경제성 있는 수소 운송 수단으로 선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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