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미국 스타트업 올해 출시 목표
알루미늄·탄소 섬유·3D프린터 등 첨단 기술 적용
가격 차이 커 소비자의 선택 주목 받아

[이넷뉴스] 2021년, 태양열 만으로 충전해서 달릴 수 있는 자동차 시대가 열린다.
그동안 여러가지 기술적인 제약 때문에 생산이 힘들었던 태양열 자동차가 올해부터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 스타트업이지만 어느 정도 검증된 기술로 시작
태양열만으로 구동이 가능한 운송 수단은 예전부터 꾸준히 연구 개발되어 왔으나 태양전지판이 만드는 에너지의 효율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이 장애물을 깬 첫걸음은 기차였다.
2017년 12월 16일, 태양열 만으로 움직이는 열차가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에서 짧지만 획기적인 운행을 했다. 바이런 베이 철도회사(Byron Bay Railroad Company)는 태양 에너지가 실제로 운송에 사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열차 지붕과 피트 스탑의 태양 전지판은 3킬로미터(km) 경로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제공했다.
기차의 두 개 디젤 엔진 중 하나는 배터리와 전기 모터로 교체되었다. 비상시에 백업 역할을 할 엔진이 필요해서 였지만, 열차는 77킬로와트시(kWh) 배터리 덕분에 흐린 하늘 아래서도 계속 운행할 수 있었다.
태양열로 구동되는 이 열차는 100명의 승객을 수용하고 다른 사람들이 서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매시간 1회 왕복 여행을 완료했다. 기차의 경우 지붕의 넓은 면적을 이용, 태양열을 충분히 충전할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중론이었다.
이후 급격한 기술 발전과 아울러 많은 스타트업들이 본격적으로 태양열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18년 네덜란드의 스타트업 라이트이어(Lightyear)가 기후 변화 혁신 가상을 수상하며 태양열 자동차를 만들어 냈다.
이 회사가 설계한 ‘라이트이어 원(Lightyear One)’은 태양열 충전 만으로 몇 달 동안 운전할 수 있으며, 주행 거리는 400 ~ 800km이다.
이 자동차는 보닛과 지붕의 5평방 미터 태양전지판이 하루 최대 70km의 거리를 충전한다. 특허받은 이중 곡선 태양열 어레이는 215와트 피크(Wp/m²)를 달성하며 자동차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물론 공기 역학을 이용한 차체에, 안전 유리에 싸인 태양 전지로 구성된 튼튼한 태양 지붕과 후드는 엄격한 자동차 산업 규정에 부합한다고 회사는 밝혔다.
최대 5인까지 탈 수 있는 일반 승용차 모양의 이 차는 4개의 독립 제어 인 휠 모터(In Wheel Motor System)와 97% 효율적인 드라이브 트레인(drivetrain)을 통해 91%의 가중 배출가스 인증 규격(WLTP) 사이클 효율과 1920뉴톤 미터(Nm)의 총 피크 차량 토크(total peak vehicle torque)를 달성했다.
여기에 엄격한 안전 기준을 유지하면서 알루미늄 및 탄소 섬유와 같은 가벼운 자재를 사용해 연비를 늘렸다.
올해 11만9천 유로(약 1억 6천만원)의 가격으로 출시 예정이다.

라이트이어(Lightyear)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렉스 호프슬룻(Lex Hoefsloot)은 차량 출시와 관련 “신기술은 단가가 높기 때문에 독점 시장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가 개발할 다음 모델은 구매 가격이 상당히 낮아질 것입니다. 또한 자율 주행 및 공유 차량에 미래 모델을 제공할 예정이므로 구매 가격별 사용자가 생길 것입니다.”라며, “자동차의 낮은 운영 비용과 결합하여 우리는 킬로미터 당 저렴한 가격으로 프리미엄 이동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라고 밝혔다.
◇ 각종 신기술 집약체, 출시 가격은 차이가 커
글로벌마켓 리서치 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로 단위 면적당 50% 더 많은 전기를 제공하는 단결정 실리콘(single crystal silicon) 태양광이 이제 차량 측면에서도 실행 가능하기 때문에 총 3배의 전기를 더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이런 기술 채택이 너무 빨라서 1년 이내에 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빠르다는 반증이다.
미국의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Aptera Motors)가 보닛과 지붕, 그리고 대시보드까지 3면에 태양판을 장착한 자동차를 올해 출시한다.

34평방 피트의 태양 전지로 덮인 공기 역학 전기 자동차로, 매우 효율적이어서 맑은 날에는 태양열만으로 약 64킬로미터를 운전할 수 있다.
초창기 이 회사가 만들려고 했던 것은 태양열 자동차 보다는 모든 면에서 더 효율적인 차였다. 이를 반영하듯 태양열 에너지가 온전히 차를 움직이는 데 쓰이도록 바퀴가 세 개인 파격적인 형태의 2인승 차를 만들었다. 이 파격 때문에 초창기 버전은 투자를 거절 당해 2011년 회사는 파산했고 지적 재산은 매각됐다.
이후 앱테라 제작자는 2019년 다시 회사를 인수하고 개발을 재개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 캠페인을 시작, 작년 12월에 선주문을 받기 시작했을 때 계획된 첫 번째 330대의 차량이 24시간 만에 매진되는 실적을 올렸다. 시대가 변한 것이다.
측면을 따라 넓고 트렁크쪽으로 가늘어지는 형태로 작고 빠른 항공기처럼 만들어진 이 차는 가스 구동식 픽업 트럭보다 13배, 일반 전기 자동차보다 4배 더 효율적이라고 앱테라는 밝혔다.
또 초경량 탄소 복합재와 유리 섬유로 제작되었으며, 달걀 껍질의 물리학을 모방한 아치형 모양은 강철처럼 튼튼하고, 여기에 일부 부품은 3D 프린터로 생산할 수 있어 비용까지 절감했다.
차량 내부는 주차 시 자동으로 열이 제거되어 에어컨 부하를 낮추는 것은 물론 전자 제품은 최소 저항, 초 고효율 LED, 저전력 디스플레이 및 사용하지 않을 때 메인 화면을 위한 절전 모드를 이용하도록 제작됐다. 가격은 기능에 따라 2만6천(3천380만원) - 4만 6천 달러(약 6천만원)로 예상된다.
앱테라의 공동 CEO인 크리스 앤토니(Chris Anthony)는 "우리는 태양광이 우리 사업의 주요 동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일반인들의 투자에 힘입어 다시 시도하는 앱테라의 파격이 시장에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 지 주목되고 있다.
[이넷뉴스=신종섭 기자] shinjs@enetnews.co.kr
기사제휴 및 보도자료 발송 ▶ news@e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