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30일 간담회 열고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
초기 일감 창출, 기술 개발, 소재 부품, 생태계 4가지 발전 전략 제시...가스터빈 산업 분야 글로벌 TOP 4 목표
성윤모 산업부 장관 “가스터빈 기술 자립화,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

[이넷뉴스] ‘2050년 탄소 중립’ 실현을 목표로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부가 석탄 에너지와 재생 에너지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가스터빈 지원에 팔을 걷어붙인다. 2030년까지 실증 사업을 거쳐 4조 4,000억원 규모의 가스터빈 시장을 창출하고, 국내 가스터빈 관련 기업이 몰려 있는 부산·울산·경남에 중소기업 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 

◇가스터빈 시장 미·독·일 점유율 96%...기술 자립화 시급

산업통상자원부는 30일 한국중부발전 서울 발전본부에서 간담회를 열고 ‘가스터빈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을 비롯해 한국전력·중부·동서발전 사장, 두산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이날 자리에서는 가스터빈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됐다. 성 장관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 수급 유지를 위해 가스터빈 기술 자립화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현재 글로벌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은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의 점유율이 96%에 달한다. 우리나라는 가스터빈 핵심 부품인 블레이드, 베인, 대형 디스크 등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일본 비중이 크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주요 공기업들이 수입한 가스터빈 부품 가운데 약 40%가 전범 기업인 일본 미쓰비시 히타치파워시스템(MHPS) 제품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가스터빈은 고온, 고압의 연소 가스를 통해 터빈을 가동하는 회전형 열기관이다. LNG 발전소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핵심 장비로, 2019년 기준 국내 44개 가스 발전소에서 150기의 가스터빈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150기 모두 GE(미국), 지멘스(독일), MHPS 등 해외 업체 제품이라는 것이다. 산업부는 외국산 가스터빈 구매, 유지,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약 19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1년도 산업부 예산(약 11조원)보다 8조원 많은 금액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월 30일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1월 30일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

◇“가스터빈 실증으로 2030년까지 4조 4,000억원 시장 창출”

이날 산업부는 가스터빈 산업 강화를 위해 4가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가스터빈 실증을 통한 한국형 표준 복합발전 모델 확산 △초고효율 가스터빈 개발 및 수소 가스터빈 개발 착수 △고부가가치 핵심 소재 부품 분야 역량 제고 △부산, 울산, 경남 중심 가스터빈 산업 혁신 클러스터 조성이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가스터빈 산업 분야의 ‘글로벌 TOP4’ 국가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먼저 내년부터 복합발전의 성능, 기자재 규격 등을 표준화하는 ‘한국형 표준 복합발전 모델’을 실증해 초기 일감 창출에 나선다. 실증은 교체가 예정된 국내 가스터빈 15기를 대상으로 발전사가 자율적으로 노후 석탄 발전을 LNG 발전으로 전환하거나, 노후 LNG 발전으로 대체해 추진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산업부는 실증을 통해 2030년까지 4조 4,000억원 규모의 가스터빈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개발된 가스터빈 모델에 대해서는 효율 향상을 위한 연구 개발(R&D)을 진행한다. 재생 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까지는 80㎿급 중형 가스터빈 개발을 완료하고, 2040년까지는  300㎿급 수소 전소 가스터빈을 조기 상용화하는 게 목표다. 2022년부터 2025년에는 복합 효율 65% 이상의 초고효율급 가스터빈도 제작한다. 

핵심 고온 부품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발전사와 중소·중견 부품 제조사 간 공동 R&D 및 사업화도 병행도 추진된다. 특히 1,650℃급 고온 소재 부품 기술 확보를 바탕으로 부품 신뢰성 평가 및 공정 지원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나설 예정이다.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제작 공장 (출처: 두산중공업)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두산중공업 가스터빈 제작 공장 (출처: 두산중공업)

◇부·울·경 중심 ‘가스터빈 산업 혁신 클러스터 조성’...산학연 간 기술, 정보 교류 확대

가스터빈 산업 혁신 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한다. 현재 국내 가스터빈 관련 341개 업체 가운데 71%가 부산, 울산, 경남 등 동남권 지역에 분포해 있다. 산업부는 이를 고려해 지난 8월 에너지융합복합단지로 지정된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가스터빈 시험 연구 발전소’를 구축하며, 중소기업의 기술 애로를 해소하는 ‘기술 지원 사업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내외 산학연 전문기관 간 기술, 정보 교류 확대에도 힘쓴다. 내년부터 ‘가스터빈 혁신성장 포럼’을 운영하고, 산학 연계형 석·박사급 인력 확보를 위해 기술 전면 인력 양성 체계도 구축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안정적 전력 수급을 위해 당분간 LNG 발전은 확대될 필요가 있다”며 “산학연 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내 가스터빈 산업 생태계를 잘 구축해 나간다면 중장기적으로 수소 발전으로의 에너지 전환과 2050 탄소 중립 사회, 경제로 나가는 튼튼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new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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