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산업, 국내 산업분야 중 탄소 배출량 1위
탄소 줄이고 에너지 전환 위한 R&D 투자 활발

포스코와 핸콕은 지난달 29일 저탄소 HBI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HoA(Heads of Agreement, 주요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와 핸콕은 지난달 29일 저탄소 HBI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HoA(Heads of Agreement, 주요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사진=포스코)

[이넷뉴스] 2050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기업들의 친환경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철강업계 역시 ‘그린철강’ 전환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철강산업은 지난 2018년 기준 국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3.1%, 국내 산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산업분야 중 가장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이다. 이에 철강업계는 저탄소 원료 사용 및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적극적인 R&D 투자에 나서고 있다.

◇ 포스코, 호주 핸콕과 저탄소 원료 생산 추진

국내 최대 철강 기업인 포스코는 호주의 자원개발 기업인 핸콕과 손잡고 저탄소 철강원료 생산 추진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달 29일 호주 퍼스에 위치한 핸콕 본사에서 저탄소 HBI 생산 프로젝트의 사업 타당성 조사를 위한 HoA(Heads of Agreement, 주요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

HBI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한 가공품으로 고로 공정 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양사는 HBO 공장 신설, 호주 철광석 광산 개발, 수소 생산을 위한 파일럿 설비 투자 등의 분야에서 타당성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핸콕이 보유하고 있는 핸콕과 공동 개발을 통해 고품질의 철광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저탄소 HBI 제조 공장을 신설하고 환원제로 사용되는 수소 역시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여건을 활용해 직접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16일부터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중립위원회’와 ‘탄소중립 Green 철강기술 자문단’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탄소중립위원회’는 포스코가 회사 전 부문에서 수립한 탄소중립 달성 전략을 전사적인 시각에서 조정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에 따른 주요 이슈를 점검하기 위해 발족한 협의체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 Green 철강기술 자문단’은 철강, CCUS기술, 에너지정책 및 정부 R&D지원 업무 분야에 있어서 전략 자문 역할을 수행할 외부 전문가 8명이 참여하는 협의체로 탄소중립위원회와 함께 포스코의 탄소중립 실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대제철 당진사업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당진사업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 현대제철, 폐기물 재활용 기술로 탄소 배출 줄여

재활용 기술을 통해 저탄소 달성에 나선 기업도 있다. 현대제철은 폐기물을 철강 생산 공정에 재활용하는 친환경 조업을 통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패각(굴, 조개 껍데기)을 가공해 만들어진 석회 분말을 소결 공정에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굴 패각은 매년 30만 톤이 발생되고 있으며 이중 일부만 사료나 비료로 활용되고 약 23만 톤이 그대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현대제철은 석회석을 패각으로 대체함으로써 재활용 되지 않아 방치된 패각으로 인한 환경 문제 해결과 석회석 사용량을 줄여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각과 함께 석회부산물을 혼합해 생석회를 제조하는 기술개발 역시 마쳤다. 해당 생석회는 제강공장에서 불순물을 제어하는 부원료로 사용이 가능해 패각의 활용범위와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제철은 삼성전자와 손잡고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 제철세라믹 3사는 지난 2020년 8월 폐수슬러지 재활용관련 기술협약을 맺고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지난해 4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30톤의 형석대체품으로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형석 해외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폐수술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우선 1만여 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사용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동국제강이 개발한 친환경 무용제 컬러강판. (사진=동국제강)
동국제강이 개발한 친환경 무용제 컬러강판. (사진=동국제강)

◇ 동국제강, 세계 최초 친환경 무용제 컬러강판 개발

동국제강은 저탄소 공정 및 제품 연구로 친환경 컬러강판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컬러강판 도료는 수지, 용제, 안료 등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용제가 절반을 차지한다. 용제는 석유계 원료로 컬러강판 제조 시 가열 건조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에 동국제강은 휘발성 용제가 없는 바이오매스 도료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사용해 용제가 필요 없는 수지를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동국제강이 개발한 기술은 무용제 컬러강판 기술에 자외선(UV) 경화 기술까지 더해 기존 컬러공판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 이상 줄일 수 있다.

앞서 동국제강은 UV 경화 방식은 동국제강이 지난해 신설한 컬러강판 생산라인에 도입된 친환경 제조 공정으로 액화천연가스(LNG) 가열 공정을 대체한다. 이 기술이 적용된 럭스틸 BM유니글라스는 향후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을 비롯해 건축 자재로도 사용될 수 있다. 주요 고객사와 생산성 검증 및 제품 개발 협의를 거쳐 하반기 본격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철강업계는 극단적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획기적인 신기술이 아니고서는 목표만큼 탄소배출을 줄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향후 각종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전망 된다”고 밝혔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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