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지역 풍력산업 최대 수혜 기대
지리적 이점에도 국내 기업 투자 기대 못미쳐
풍력 전력 안정성 전세계 하위권

[이넷뉴스]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있어 지리적 형태와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에너지 효율까지도 높일 수 있다. 유럽 및 미주 국가들을 비롯해 아시아 국가들도 자국 지리적 특성을 기반으로 신재생 에너지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3면이 해상으로 둘러싸인 국내의 경우 풍력사업이 핵심 사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남해를 중심으로 풍력 발전소를 구축해 세계 최대의 풍력단지 조성까지 기대감을 사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리적 이점에도 국내 기업들의 투자행보는 미미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실질적인 풍력 사업 촉진요소의 공백에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남해지역의 해상풍력이 아시아 최대 풍력산업 중심지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이넷뉴스)
국내 남해지역의 해상풍력이 아시아 최대 풍력산업 중심지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진=이넷뉴스)

 

◇ 남해, 아시아 대표 풍력산업 중심지 기대감 쏠려

국내 풍력산업의 중심지로 떠오르는 남해에 대한 기대감이 만만치 않다. 비슷한 해상 입지 조건을 지닌 유럽 국가들도 국내 풍력산업의 가치를 높이 사고있다.

덴마크 풍력산업 관계자는 “한국의 남해를 비롯해 동해상은 아시아 풍력산업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변화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기대감을 갖고 나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남해 풍력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전남도도 관련 인프라 정비와 인력 확충에 한창이다. 전남도지사는 “동해와 남해를 잇는 해상기지는 아시아 해상풍력의 중심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며 “10년 내 48조 원을 투입해 육상풍력과 해상풍력 인력도 확충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풍력 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는 부산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존재하지만 정부와의 유연한 소통으로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세계해양포럼에서 영국 마우로 기옌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은 “기존에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뛰어난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신재생 에너지 등장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IT를 기반한 정보 보급속도로 풍력산업에 대한 이해와 통합을 이뤄내는데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사회 안전망의 중요성도 강조하며 국가 산업의 지속가능한 인프라 조성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기옌 원장은 “북유럽의 사회 안전망과 사회 복지가 탄탄해야 국가 경쟁력으로도 이어지고 이게 곧 국민의 행복으로 직결된다”며 “풍력산업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형성이 국가의 성장동력이자 국민을 위한 사회안정의 보완책”이라고 강조했다.

정작 국내 기업들의 풍력산업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넷뉴스)
정작 국내 기업들의 풍력산업에 대한 투자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넷뉴스)

◇ 국내 기업들 투자 미미···수입 의존도만 상승

하지만 이러한 국내 풍력산업의 높은 기대감 속에도 정작 국내 기업들의 투자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내 풍력 설비는 대다수 수입산으로 조사된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이 풍력산업 속 꿰찰 자리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국내 풍력설비의 국내 기업 점유율은 5년 전보다 60% 이상 하락하며 해외 시장에 자리를 내줬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국내 풍력 산업이 상당한 지리적 이점으로 가지고 있음에도 정부의 안일한 풍력사업 추진이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올해 2월 문재인 대통령이 남해 해상풍력 투자를 촉진하면서 전세계 해상풍력 5위권 진입 목표라고 밝힌 것과는 매우 거리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풍력산업 관계자는 “국내 풍력산업에 있어 지리적 이점을 점진적으로 개발하면 국가적 수익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풍력사업을 급하게 추진하다보니 기업들은 해당 사업에 대한 정보, 인식이 부족해 투자율이 주춤한 것”라고 전했다.

이어 “현재 국내 풍력산업에 있어 수입산 설비 비율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부품 등 대부분의 요소에서 해외시장이 우세하다보니 국내 기술력으로 따라잡기 버거운 상황”이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풍력설비 부품 중 80% 이상이 해외시장에 의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이넷뉴스)
풍력설비 부품 중 80% 이상이 해외시장에 의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이넷뉴스)

◇ 국내 풍력 산업 중 국내 기업 투자율 20%에 불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에 따르면 국내 전체 풍력 사업 구축에 있어 국내 참여 기업은 20여개 사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풍력 발전소 약 90개 중 80%가량은 해외 설비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자위 소속 의원들은 ”국내 일부 대기업들이 풍력발전에 투자하고 있지만 전체 풍력 에너지 용량 중 12.8%만이 국내 기업 에너지 생산에서 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세금지원이 해외 시장 이익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력 안정성에도 보완책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풍력의 전력 안정성은 전세계 42위를 기록하며 에너지 저장장치(ESS) 병행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전력 안정성은 기존 전력처럼 매 시간 안정적으로 에너지가 공급되는 비율을 뜻한다. 국내 풍력 안정성은 이웃나라 일본보다 뒤쳐진 순위다.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 발굴 속에서 지리적 이점을 비롯해 기존 산업의 역량을 재확인해야 한다. 블루오션 격인 풍력 산업 경쟁력을 국내로 되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넷뉴스=문경아 기자] mka927@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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