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 지붕에 특수 장비 설치해 전기 공급하는 방식
유럽에서 상용차 전기화 연구 및 실증 테스트 활발
영국 주요도로에 ‘전기 고속도로’ 도입 가능성 살펴

오버헤드 와이어. (사진=지멘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오버헤드 와이어. (사진=지멘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이넷뉴스] 거대한 트럭을 비롯해 몸집이 큰 상용차는 디젤을 이용한 장거리 운행으로 막대한 양의 배기가스를 내뿜는다. 탈탄소 시대를 열기 위해 이 같은 대형 차량은 일반 승용차의 친환경차 전환과 함께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유럽 곳곳에서는 대형 트럭의 전기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실증 테스트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교통, 수송 분야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솔루션 개발을 위해서다. 특히 글로벌 전기전자 기업 지멘스가 개발한 오버헤드 와이어(overhead wire)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오버헤드 와이어는 대형 트럭의 지붕에 특수 장비를 설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트럭이 긴 라인을 따라서 달리는 모습은 얼핏 유럽의 관광 명소에서 볼 수 있는 트램(노면 전차)을 연상시킨다.

최근 영국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주요 도로에 오버헤드 와이어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가능성을 살피기 시작했다. 실증을 먼저 시작한 독일에서는 이미 세 개의 공공 노선에 시스템을 적용, 여러 테스트를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영국 교통부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버헤드 와이어 시스템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건축·엔지니어링 그룹 코스타인(Costain)을 주축으로 독일 상용차 업체 스카니아(Scania), 지멘스의 철도차량 사업부 지멘스 모빌리티(Siemens Mobility) 등이 참여 중이다.

◇ 최대 시속 90km로 전기 고속도로 달려

오버헤드 와이어 시스템은 전력으로 트럭을 운행할 수 있는 ‘전기 고속도로’(eHighway)가 핵심이다. 트럭 상단부가 트램처럼 라인에 연결되면 최대 시속 90km로 전기 고속도로를 달리게 되는 셈이다.

트럭이 전기 고속도로를 통해 연결되면 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전기로만 운행되며, 동시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센서는 어느 구간에서 오버헤드 와이어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자동으로 탐지한다. 또한 일반 도로에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전환해서 운행 가능하다.

영국은 2050년까지 운송 부문에서 탄소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버헤드 와이어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인 이유다. 영국 정부는 사우스요크셔의 돈캐스터 타운과 공항, 영국 동부 해안 이밍엄 항구 등의 도로에 오버헤드 와이어 시스템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영국 온실가스 배출량 중 운송 부문은 27%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대형 화물차량의 도로 기반 운송에서 18%가 나왔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대형 차량 전기화 및 충전 방법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차량을 감당할 수 있는 광범위한 충전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협업 체계도 꾸려지고 있다. 스웨덴의 볼보와 독일의 다임러 트럭, 폭스바겐의 상용차 브랜드 트라톤은 중장거리 전기 트럭과 버스를 위한 충전 네트워크 개발을 위해 서로 힘을 모은다.

이들 기업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통해 네트워크 설치 및 운영과 관련된 협약을 체결했다. 향후 합작법인을 설립해 5억 유로(약 6,762억 원)를 공동 투자, 고속도로 인근에 전기차 충전지점 1,7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시험 주행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이 시험 주행을 하는 모습. (사진=현대차)

◇ 현대자동차 북미 수소전기 대형 트럭 수주 성공

한편 현대자동차(현대차)가 북미 지역 수소전기 대형 트럭 수주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세계 최초 수소전기 대형트럭 양산과 유럽 수출 등을 추진하며 수소상용차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환경국과 에너지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 입찰에서 최종 공급사 중 하나로 뽑혔다. 이에 따라 2023년 2분기부터 총 30대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하게 됐다.

현지 시장의 요구 조건을 반영해 수소연료탱크 압력을 700기압(bar)으로 상승시켜 주행거리를 약 800킬로미터(km)로 늘리고, 트레일러를 견인하기 위한 트랙터 모델이 적용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의 운행에 앞서 먼저 1년 간 의무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이후 5년 간 별도의 상업 운행에 나선다.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장거리 화물 운송을 위해 2대의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을 활용하고, 미국 수소충전소 전문회사와 함께 수소충전소 3곳을 구축한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수주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상용차의 북미 진출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장기적으로 북미 지역에 수소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수소 연료 기반의 다양한 상용차 라인업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넷뉴스=조선미 기자] sun@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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