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브랜드, 환경 규제 강화에 전동화 속도 빨라져
부가티,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과 하이퍼카 생산 예고

지난 7월 공개된 페라리 SF90. (사진=FMK)
지난 7월 공개된 페라리 SF90. (사진=FMK)

[이넷뉴스] 내연기관차의 종말이 다가오면서 친환경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대중차 브랜드에 비해 친환경차 진출에 미온적이었던 글로벌 슈퍼카 브랜드들 역시 최근 앞다퉈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럭셔리 슈퍼카 브랜드들은 다기통, 대배기량 엔진을 바탕으로 한 가속능력이 상징적이었기 때문에 애초에 전기차로의 전환에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급격한 기후 변화로 인해 나날이 강화되는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들도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여기에 유럽연합(EU) 역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는 등 세계 각구국이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예고하면서, 친환경차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면서 이들 역시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 페라리, 순수 전기차 출시 앞두고 전문가 영입 활발

페라리는 오는 2025년 순수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며 이를 위한 포석을 다지고 있다. 페라리의 모회사 엑소르는 지난 27일 조니 아이브 전 애플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이끄는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양사는 사업 전반에 걸쳐 다방면으로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일각에서는 향후 페라리 전기차의 디자인에 조니 아이브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니 아이브는 애플에서 고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등을 잇달아 성공시킨 디자이너로 애플의 성공 요소 중 하나인 디자인 혁신에 상당한 기여를 한 인물로 꼽힌다. 이에 전기차 출시를 앞둔 페라리와의 협업이 어떠한 결과로 나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페라리는 반도체, 전자 부분 전문가를 최고경영자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유럽 최대 반도체 제조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고위 임원 출신인 베네데토 비냐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이는 페라리가 창립 이래 자동차 분야가 아닌 곳에서 CEO를 영입한 것이 처음있는 일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

페라리는 현재 SF90, 스트라달레, SF90스파이더, 296GTB 등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델만 출시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페라리의 이 같은 다방면의 전문가 영입이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자동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람보르기니는 오는 2023년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람보르기니)
람보르기니는 오는 2023년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람보르기니)

◇ 람보르기니, 오는 2024년 모든 라인업 전동화 진행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지난 5월 전동화 전략 3단계를 발표했다. 먼저 브랜드 유전자(DNA)를 담은 역사적인 모델들을 오마주한 차량들을 출시하며 그 다음으로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을 시작한다.

오는 2023년 브랜드 최초로 하이브리드 슈퍼카를 출시하고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에 대한 전동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관련 제품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까지 저감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 단계는 순수전기차로의 변신이다. 2020년대 후반기에는 브랜드 최초로 순수전기차를 출시하고,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람보르기니 고유의 최고 성능을 보유한 최고의 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람보르기니는 목표 달성을 위해 브랜드 역사 상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에만 4년간 총 15억 유로(약 2조 746억 원)을 투자한다.

람보르기니는 자사 모델인 아벤타도르의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인 ‘LP 780-4 얼티마’를 지난 7월 공개했다. 마지막 모델인만큼 최신 V12엔진에서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출력과 성능을 담으며 화려한 마지막을 장식했다는 평이다.

포르쉐와 리막은 부가티 리막을 설립하고 전기 하이퍼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포르쉐 공식 홈페이지)
포르쉐와 리막은 부가티 리막을 설립하고 전기 하이퍼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사진=포르쉐 공식 홈페이지)

◇ 부가티, 슈퍼카보다 뛰어난 전기 하이퍼카 생산 예고

폭스바겐그룹은 부가티 지분을 같은 그룹 계열사인 포르쉐와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인 리막에 매각하며 부가티 리막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리막은 지난 2009년 설립된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로 초고속 충전, 고성능 전기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부가티 리막의 지분은 리막이 55%, 포르쉐가 45%씩 보유하게 됐다. 폭스바겐 그룹은 부가티 지분을 리막에 넘기는 대신 리막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티 리막은 향후 전기 하이퍼카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이퍼카란 슈퍼카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최고급 스포츠카를 말한다.

올 4분기 설립되는 부가티 리막은 부가티의 대퓨적인 슈퍼카 모델인 부가티 시론과 순수 전기차 리막 네베라 생산에 돌입한다.

리막 네베라는 1900마력에 시속 400킬로미터(km)를 넘는 전기차로 가격이 240만 달러(약 27억 원)에 달할 것으로 공개된 바 있다. 향후 부가티 리막의 모든 제품은 장인정신으로 유명한 프랑스 몰샤임 부가티 공장에서 생산되며 장기적으로는 합작 개발하는 부가티 모델도 생산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리막과 부가티의 협업을 시작으로 향후 전기 하이퍼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라리,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 등도 다른 슈퍼카 브랜드들도 전기 하이퍼카 출시를 앞두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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