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의 대명사→친환경 에너지원 ‘변신’
연료·수소 운송 등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날개’

[이넷뉴스] 미래 에너지원의 핵심 경쟁력은 ‘탈 탄소’다. 유럽의 경우 오는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고, 중국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한다. 우리나라 역시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오는 2050년까지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로 줄이기로 했다.

이처럼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의 화려했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되면서 세계는 신재생에너지 발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암모니아가 수소와 함께 가장 떠오르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각 지자체와 기업을 중심으로 암모니아를 활용한 항공기와 자동차 엔진, 선박 엔진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암모니아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암모니아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 미래 에너지 시장의 새바람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2050 탄소 제로 로드맵’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50년 암모니아가 선박 연료 수요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암모니아가 미래 핵심 에너지원으로서 많은 관심을 받는 데는 암모니아가 가진 장점 때문이다. 

우선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에너지원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친환경성’이라는 조건에 부합한다. 암모니아는 연소 후 질소와 물만 남는 무공해 연료다. 또 수소와 혼합한 가스를 연소시키면 어느 에너지원보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경제성 또한 우수하다. 수소보다 제조와 저장, 수송의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소요 비용은 저렴하다. 또 휘발유보다 폭발 가능성도 작아 상대적으로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참고로 한국선급(KR)은 톤당 650~850달러 수준인 초기 암모니아 연료 가격이 오는 2030년에는 대규모 암모니아 플랜트 증설로 인해 400~600달러로 떨어지고 2040년에는 275~450달러로 인하랄 것이라 예상했다.

암모니아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암모니아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냉각 과정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의 에너지원보다 훨씬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에너지 저장 밀도가 낮고 연소가 쉽지 않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암모니아의 친환경적인 요소는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기 때문에 현재 전 세계에서 관련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일례로 현재 유럽과 싱가포르에서는 이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국적 컨소시엄을 만들어 관련 표준과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일본 역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 암모니아 합성이나 액상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한 악취의 대명사였던 암모니아였지만 이제는 배기가스를 촉매로 반응 시켜 악취를 없애주는 기술이 개발된 만큼 현재 유일한 단점으로 꼽히고 있는 낮은 에너지 저장 밀도 등의 문제 역시 기술력으로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 추진선박 사업 협력 예시. (자료=HMM)
암모니아 추진선박 사업 협력 예시. (자료=HMM)

◇ 암모니아 신시장 육성 나선 부산시·조선업계

암모니아가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가능성이 커지자 항만 산업이 중요한 지자체와 조선업계가 가장 먼저 관심을 보였다. 선박은 특성상 장거리 운항이 가능해야 하는데 대표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의 경우 부피당 저장 용량이 적어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지 않아 대체 친환경 에너지원의 개발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암모니아의 경우에는 수소보다 저장 용량이 크기 때문에 조선업계가 바랐던 조건에 부합한 에너지원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부산시다. 현재 부산시는 암모니아 분야 신산업을 발굴하고 육성함으로써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규제 자유 특구 사업 시행에 첫발을 디뎠다. 특구로 지정되면 여러 규제에서 벗어나 암모니아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암모니아를 제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다.

현재 암모니아 에너지 분야 규제 자유 특구 연계 사업 수요조사를 위해 특구와 연계 가능한 신기술 기반의 실증 특례사업 분야를 지역기업으로부터 제안받고 추진 중이다.

관련 분야는 ▲암모니아 추진시스템을 활용한 모빌리티 전 분야 ▲암모니아 저장·수송 관련 ▲암모니아 연료 주입(공급) 관련 ▲암모니아 활용 장비(설비) 등의 제어·감시시스템 실증 등이다.

얼마 전에는 롯데, 포스코, 한국 조선·해양, HMM, 한국선급 등 국내 기업들이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벙커링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그린 암모니아 시장 선도를 위해 하나로 뭉쳤다.

이들은 암모니아 추진선과 벙커링선 개발, 국내 선박 검사 인증, 추진선 운영, 그린 암모니아 생산부터 운송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서로 협력할 방침이다.

친환경 에너지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암모니아 관련 산업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자체와 대기업들이 뛰어든 만큼 향후 암모니아 관련 기술이 상용화돼 원활하게 국내에 공급하고 연료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이 제작될 예정이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국내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이 제작될 예정이다. (사진=언스플래쉬(unsplash))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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