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새만금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 조성
새만금 사업 목표, ‘그린뉴딜·신산업 중심지’ 재정립
‘탄소중립’ 실현할 친환경 사업 거점으로 급부상
[이넷뉴스]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로 지정된 후 새만금의 수상태양광과 해상풍력을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SK컨소시엄의 2조 원대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대규모 투자 협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9일 새만금개발청은 전북테크노파크, 플라스포와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에너지융복합 종합지원센터·플라스포 입주 계약
전북테크노파크는 앞으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2공구(7,296㎡)에 200억 원을 투자해 에너지산업 융복합과 관련한 연구개발(R&D), 인력양성, 창업기업 육성 등을 지원하는 종합지원센터를 건립하게 된다. 2023년 4월 준공을 목표로 내년 8월 착공할 예정인 종합지원센터는 연관기업 유치, 산·학·연 네트워크 운영 등의 기능을 지원함으로써 산단의 에너지산업 융복합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플라스포는 새만금 산단 1공구(16,500㎡)에 111억 원을 투자해 내년 6월 제조공장을 준공할 계획이다. 플라스포는 에너지저장장치용 전력변환장치, 태양광·풍력용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강소기업으로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본사와 기술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경기도 파주에 1, 2공장(연간 생산능력 300MW)을 가동 중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번 입주 계약을 계기로 새만금 산단이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에너지산업융복합단지로 발돋움할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성해 새만금개발청 차장은 “새만금 산단은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자립은 물론, 그린수소 생산 등 한국형 뉴딜을 선도할 스마트그린 산단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에너지융복합 종합지원센터와 플라스포가 이른 시일 내 입주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8일 와이에이치에너지와 재생에너지 설비 제조공장 건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2012년 설립한 와이에이치에너지는 2014년부터 국내외 태양광 발전소에 발전설비를 시공하기 시작했으며,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태양광 발전설비 제작·시공 강소기업이다. 또한, 낮은 풍속에서도 효율이 높고 회전소음이 적은 소형 풍력 발전설비의 개발을 완료하고 특허출원을 진행하며 풍력발전 분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와이에이치에너지는 최근 급격한 수주증대로 인한 신규 설비투자를 위해 내년 중 새만금 산단 2공구(40,000㎡)에 163억 원을 들여 태양광 발전기, 소형 풍력발전기 등 재생에너지 설비를 제작하는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 “새만금을 그린뉴딜 산업의 중심지로”
서울 면적 3분의 2를 매립해 409㎢의 국토를 새로 만드는 ‘단군 이래 최대 간척사업’, 새만금 개발사업의 성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이번 입주 계약은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투자협약 기업이 차질 없이 입주를 진행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새만금 산업용지 10,000평당 임대료는 연간 4,500만 원에 지나지 않는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임대료에 동서도로 준공으로 교통·물류 기능이 향상되면서 새만금 지역이 이제야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동서도로의 개통으로 기존에 차로 1시간이 걸렸던 김제 심포항에서 새만금 신항만까지 거리를 15분 정도면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2023년 완공 예정인 남북도로와 새만금 신항만, 신공항, 철도 등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가 들어서기 시작하면 입주기업은 한층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북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새만금 사업에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새만금 동서도로 개통식’ 참석차 새만금을 찾은 정세균 총리는 이날 오후 군산 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4차 새만금위원회에서 “새만금을 그린뉴딜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만금의 광활한 부지, 새만금호와 풍부한 일조량을 활용해 친환경 태양광 발전사업과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해 가겠다”며 친환경 산업 육성을 강조했다.
새만금 사업은 올해 말 1단계 개발계획이 종료된다. 2단계 계획 논의를 위한 이 날 회의에서 정부는 새만금 사업의 큰 방향을 기존 ‘글로벌 자유무역 중심지’에서 ‘그린뉴딜과 신산업 중심지’로 궤도를 수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개발 목표도 청정에너지 허브, 그린산업 거점, 경제특구, 생태관광중심지 및 명품 수변도시 등 핵심사업 중심으로 변경된다.
또한 최소한의 개발 방향만 제시한 청사진에서 2050년 사업 완료까지 ‘단계적 용지개발 로드맵을 제시하는 실행계획’으로 기본계획이 마련된다. 그린수소 복합단지, 항만경제특구, 신기술 실증단지 및 복합관광단지 등 향후 10년간의 사업모델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공공의 역할 강화 및 민간투자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내부간선도로 등 필수 기반시설에 대한 지원방안이 갖춰지며, 투자진흥지구 지정, 국가시범사업 추진 등 특화 인센티브도 확대할 방침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전문가, 관계기관 및 일반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 수렴과 관계기관의 협의를 거쳐 내년 2월 중에 2단계 새만금 기본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 ‘맞춤옷’ 입은 새만금 사업, 본격 속도 낼까
한편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및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새만금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업단지(산단 내 5·6공구, 약 3.7㎢) 조성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스마트그린 산단은 산업단지의 환경·에너지·안전·교통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건설·정보통신·에너지 기술 등을 융복합하여 조성하는 지능형 산업단지를 일컫는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국토교통부 장관이 스마트그린 산단의 지정과 개발에 관한 사항을 고시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특히 스마트그린 산단의 조기 활성화를 위해 관련 사업 중 필요한 지원을 관계행정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와 국가시범산업단지를 지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새만금 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은 새만금 내 산업단지를 새만금청장이 선제적으로 스마트그린 산단 추진계획을 수립하여 산업입지법에 따른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업단지 지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새만금 지역에 대해 새만금청장이 도지사와 협의해 계획을 수립한 후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이에 따라 새만금지역 내 각종 인허가 권한 등을 가진 새만금청장이 그린산업 등 핵심산업을 위해 필요한 규제특례도 판단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해, 더욱 효율적인 신산업 육성이 가능해졌다.
개정안에 따르면 스마트 도시계획에 대한 권한 일원화를 위해 새만금 지역 내 각종 개발계획 승인 권한 등을 가진 새만금청장이 새만금 지역 스마트 도시계획 수립 및 변경 등도 할 수 있게 됐다.
국토교통부와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3GW에 달하는 재생에너지와 국내 최대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를 스마트그린 산단으로 조성하여 한국판 뉴딜과 미래 수소 산업의 핵심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만금 개발을 추진하기 위한 예산도 확보됐다. 새만금개발청은 개청 이후 가장 많은 신규사업(8건)을 확보해 내년 예산 2,962억 원이 확정되었다고 발표했다.
내년 예산은 남북도로 1, 2단계 건설(2,330억 원) 등 기반시설의 적기 구축에 중점적으로 투자되며, 기업 유치 활성화를 위한 기업투자환경 조성, 녹지 확보 등 생활환경 개선, 품격 있는 도시 조성을 위한 문화예술 활성화에도 쓰일 예정이다.
1991년 첫 삽을 뜬 지 30년. 그 동안 당초 농지를 확보하려고 추진한 사업에서 농지는 30%로 대폭 축소되고 공장용지가 70%로 개발 비중이 확대됐다. 사업 목표도 산업·관광부지 개발 등 ‘동북아 경제중심지’에서 ‘글로벌 자유무역 중심지’로, 최근 ‘그린뉴딜과 신산업 중심지’로 계속 변경되어 왔다.
일조량이 많고 바람도 풍부한 새만금이 드디어 신재생에너지 생산이라는 맞춤옷을 입었지만, 개발속도는 아직 더디다.
올해까지 새만금 전체 개발 면적의 73%를 매립하겠다는 기본계획과 달리 현재 매립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면적은 40% 수준이다. 공공주도 선도 매립사업의 성공사례를 남겨 추가적인 투자유치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는 1조3,000억 원 규모의 스마트 수변도시 개발사업도 신속한 사업추진이 필요하다. 3~4급수에도 못 미치는 담수호 수질도 그린뉴딜 중심지에 적합한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정부가 탄소중립과 그린뉴딜을 추진하면서 새만금은 사업 시작 이후로 가장 큰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새만금이 수상태양광 단지와 그린수소 밸류체인 사업 등을 발판으로 속도감 있는 개발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넷뉴스=정민아 기자] new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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