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 선점 위해 정부까지 나서 중국 견제
과기부, 내년 6G 172억 투자
5G, 여전히 제자리 걸음 손해배상법까지 발의
초연결 시대, 최초 보다는 실속 있게

사진 출처 : mmWave Networking Group
사진 출처 : mmWave Networking Group

[이넷뉴스]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한국에게 안겨준 지 1년이 지났지만 5G 상용서비스(이하 5G)는 28㎓의 초고주파 대역과 5G 단독 모드(Standalone; SA)라는 장벽에 막혀 아직도 진짜 서비스를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은 고주파가 직진성이 강해 속도는 빠르지만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많이 세워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라 해외라고 다르지 않다. 하지만 세계 통신업계는 진정한 5G 네트워크 구현보다 6G 서비스(이하 6G)를 선점하기 위한 행보가 더 빨라 보인다. 이미 미국, 중국, 일본이 투자와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연합(EU)도 참여를 선언했다.

미국, 6G 선두 탈환 노리지만 중국은 No!

미국통신산업협회(ATIS)는 6G 기술 개발과 인프라 조성에 나서며 시장주도권을 잡기 위해 ‘넥스트 G얼라이언스’를 지난 10월 발족했다. 창립회원으로는 미국 3대 이동통신사는 물론 에릭슨・노키아, 인텔과 퀄컴, MS・페이스북 등 다수 기업이 참여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있다.

협회 관계자는 “과거 4G 상용화 때 선도기업이 즉시 5G 기술투자를 시작했지만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장기간 소요되었다”며, “기술혁신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6G 협업에 동참해 글로벌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재미있는 사실은, 협업은 하지만 미국 안보에 영향을 미치거나 정부 기관 연방 계약에서 금지한 기업은 가입 불가라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는 현지 시각 12월 3일 ‘국가수권법(NDAA) 2021’를 발표하면서 ‘위험한 5G 또는 6G를 쓰는 국가에 미국 병력 주둔 재검토’ 조항을 넣었다.

이미 세계 최초로 6G 테스트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우주에서 테라헤르츠(THz) 통신 기술을 시험하기 시작한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5G 최초 상용국이자, 미국, 중국 등 주요국 선도 연구기관 및 표준화 단체와의 기술교류를 통한 최신 기술동향 공유와 공동연구 추진 등 국제 공조 강화 전략을 세운 한국도 견제하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 그동안 각자 연구에 몰두하던 유럽연합(EU)도 마침내 노키아를 프로젝트 리더로, 에릭슨을 기술 관리자로 하는 민간 중심의 6G 연구개발 그룹, '헥사 X(Hexa X)’를 출범했다. 대규모 민간 프로젝트인 헥사 X는 인텔, 지멘스 등은 물론 핀랜드의 오룰루(OULU) 대학과 찰머스(CHALMERS) 기술 대학, 이탈리아 피사(PISA) 대학 등이 참여했으며, 유럽 연합의 ‘Horizon 2020’ 연구 및 혁신 프로그램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일본 도코모NTT는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먼저 6G 속도인 100Gbps 무선 전송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올 7월에는 NEC에 지분 출자하고, 100여 일본 기업과 함께 6G 통신장비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이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를 통해 지난 8월 ‘6G 이동통신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미래 이동통신 R&D 추진전략’을 발표하며, 5년간 2천억을 투자, 핵심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6G 핵심기술 개발에 쓸 내년 예산으로 172억 원을 책정했다.

과기정통부 한성민 사무관은 “내년 초에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내에 ‘6G R&D 사업팀’을 만드는 한편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6G R&D 전략위원회’는 3월에 발족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6G가 통신 시장 선점을 넘어서 파워 게임으로 번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미래의 모든 혁신 기술을 선도하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스마트시티, 홀로그램, 레플리카 등 혁신 기술 6G, 그러나…

6G는 이론적으로 5G의 20Gbps보다 5배 빠른 100Gbps 속도에 최대 전송 속도 1Tbps, 10배 우수한 1Gbps 사용자 체감 속도를 지원한다. 5G가 최대 지상 120m 이하에 그쳤던 서비스 고도를 지상 10㎞까지 확장하는 것도 포함된다.

이는 반도체 및 집적 회로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통해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혁명은 물론 가상현실(VR), 증강현실을 넘어 3차원 홀로그램을 이용한 확장현실(XR), 고정밀 홀로그램도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디지털복제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새로운 경제소〮비 형태를 실현할 수 있으며,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Mobile Edge Computing), 가상화 및 인공 지능과 같은 혁신을 통해 의료 분야에 혁명을 일으키고, 원격 수술 및 치료 작업의 최적화를 통해 시간 및 공간 장벽을 제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삶의 질 향상, 환경 모니터링 및 도시 관리 자동화 등의 스마트 시티 구축은 물론 자율 주행 차량과 비행 차량 이용을 통한 더 안전한 여행이 가능하다. 또한 갈수록 중요해지는 자연 재해 시 통신 인프라가 손상되는 경우 사용자에게 대규모 연결을 제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반면 이러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려면 테라헤르츠 주파수를 써야 한다. 현재의 5G보다 더 높은 주파수 대역이다.

노키아 벨 연구소(Nokia Bell Labs)의 Oksanen은 “테라 헤르츠 범위를 이동하는 6G에 대한 액세스를 보장하기 위해 네트워크는 모든 사용자에게 매우 가까운 안테나를 배치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스마트 폰과 같은 모든 장치를 안테나로 만들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네트워크를 기존 기지국과 버라이존(Verizon) 또는 AT&T와 같이 이를 운영하는 회사에서 멀어지게 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 김일규 본부장은 “6G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다. 6G가 언제 상용화 될지는 모르겠으나 그때 역시 5G가 없어지는 건 아니며, 같이 가야한다. 모든 지역을 다 커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며 “결국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초고속 백홀(Backhaul)이 중요해 질 것이다. 데이터가 많이 필요한 홀로그램 같은걸 사용하는 지역에선 핫스팟을 이용하고 나머지는 5G를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올 한 해 국내 5G 사용자들의 불만은 정점에 달했고, 8월 과기정통부가 나서 품질 측정에 나선 후 사업자들에게 망 투자를 권했지만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심지어 통신사가 5G 이용자에게 불완전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했을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5G 손해배상법’까지 발의된 상황이다.

6G라는 파랑새도 중요하지만 5G 현실 사용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초연결 시대를 초불신 시대로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때이다.

 

[이넷뉴스=신종섭 ] news@enetnews.co.kr

저작권자 © 이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휴 및 보도자료 발송 ▶ news@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