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넷뉴스] 11월 3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주요 외신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이번 미국 대선의 승기를 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후보가 공약으로 내건 친환경 인프라 투자 관련 종목이 수혜주로 꼽히며 주목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한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26일 기준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7.8%포인트 앞서고 있다. 남은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의 판도를 뒤집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실상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예상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하는 ‘반전’이 벌어졌듯 이번에도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4년 전 여론조사에서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50%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 50%를 넘는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꺾이는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위트 아이레스 공화당 선거 전략가는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4년 전 비교적 가뿐하게 이긴 아이오와, 오하이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현재 수세에 몰려 있다”라며 “이번에 트럼프가 승리하면 4년 전보다 훨씬 큰 이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2008년 오바마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 걷고 있다고 봤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여성, 흑인, 경합주가 있는 중서부 공업지대 유관자들을 끌어들여 다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결과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미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민주당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젠 오말리 딜런 바이든 캠프 선대본부장은 “트럼프를 앞서는 게 아닌 트럼프를 추격하듯 선거전을 펼쳐야 한다”라며 “4년 전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트럼프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바이든 당선되면 경제 어떻게 변할까?
바이든 후보는 크게 고소득자의 세금 인상과 반(反)독점 규제 강화, ‘오바마 케어’ 부활, 고용 시장 안정, 사회 안전망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게 되면 미국의 재정 지출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했을 때보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큰 규모의 재정 정책을 추진하고 친환경 관련 인프라 투자를 늘려 경기 회복을 이끌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하는 셈이다.
바이든 후보가 4년 동안 상업용 건물 400만 채, 주택 200만 채를 개조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친환경 주택 150만 채를 짓겠다고 공약한 만큼 소재·산업 업종 등이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형 IT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 소프트웨어·콘텐츠 기업은 오히려 반사 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후보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국 압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이 비관세 분야로 이동할 수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장기 금리는 일시적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채권 매입으로 장기 금리가 서서히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공화당이 상원의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에는 정책 추진에 다소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재정 부양 규모가 작아질 뿐 아니라 초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 재정 확장 및 통화 완화 정책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대선 결과가 위험 자산 선호 추세를 해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에너지, 기후 변화 등 일부 정책에서 두 후보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 대선 및 의회선거 결과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의 전략 변화가 요구된다”라고 분석했다.

◇ 바이든 당선에 수혜 입을 국내 주식은?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고 2조 달러 규모의 대체 에너지 투자를 공약했다.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바이든 후보는 정치 팟캐스트 ‘팟 세이브 아메리카’에 출연해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안보 위협은 기후변화”라며 “이대로 놔둔다면 기후변화가 정말로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라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전기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관련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 종목 가운데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LG화학, 전지용 동박업체 SKC, 양극재·음극재 전문업체 포스코케미칼과 태양광 업체인 한화솔루션, 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풍력 발전과 관련해서는 동국S&C, 씨에스윈드, 씨에스베어링 등이, 수소에너지 관련해서는 두산퓨얼셀 등이 수혜주로 꼽힌다.
다만 시장에 이미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반영돼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을 선방여하고 있는 만큼 수혜주 가운데서도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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