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넷뉴스] 모빌리티 스타트업 쏘카가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위기에도 불구하고 모빌리티 스타트업 가운데 최초로 ‘유니콘 기업’에 올라섰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을 평가받은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한다.
쏘카는 국내 사모펀드 SG프라이빗에쿼티(PE)와 벤처캐피털(VC) 송현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금 600억 원을 유치했다고 16일 밝혔다.
쏘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수요 감소, 규제 강화로 인한 주요 서비스 중단 등의 위기를 비교적 조기에 극복하고 신사업 진출 등을 통해 실적 회복을 이룬 점이 투자를 받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쏘카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었다. 공유 서비스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쏘카의 자회사 VCNC는 지난 3월 국회의 여객운수법 개정으로 인기를 끌었던 ‘타다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해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런 위기에도 쏘카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거나 혜택을 강화하며 모빌리티 업계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쏘카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고객의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기 위해 차량 방역과 소독을 강화하고 차량 구독 서비스인 ‘쏘카패스’, 기간제 대여 서비스 ‘쏘카 플랜’, 대여 중개 서비스 ‘쏘카 페어링’, 기업 전용 차량 공유 서비스 ‘쏘카 비즈니스’ 등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쏘카 회원수는 7월 600만 명을 넘어서고 쏘카 패스 누적 가입자수는 30만 명을 돌파하며 쏘카의 실적이 반등세로 돌아섰다.
VCNC의 차량 공유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VCNC는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이후 고급택시 호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과 예약형 차량 호출 서비스인 ‘타다 에어’, ‘타다 골프’, ‘타다 프라이빗’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했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쏘카 카셰어링 사업의 지속 성장,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 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끈 역량을 인정 받았다”라며 “앞으로 기술력 확보, 서비스 고도화, 인재 확보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 쏘카, 투자금 어디에 쓸까?
쏘카는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를 계기로 신사업을 추진하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쏘카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사업 면허를 얻어 가맹택시 서비스 ‘타다 라이트’와 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타다 대리’ 등을 올해 안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둔 바 있다.
타다 라이트는 택시 기사를 월급제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4대 보험과 퇴직금을 보장한다. 앞서 지적 받은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공생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재탄생한 셈이다. 쏘카는 앞서 ‘타다 베이직’을 통해 얻은 서비스 노하우 등을 ‘타다 라이트’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중고차 시장 진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특허청에 온라인 중고차 판매 서비스에 대한 상표 출원을 하기도 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의 데이터가 통신, 금융 등의 산업에서도 쓰이는 만큼 쏘카는 앞으로도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으로 주춤했던 쏘카가 지금은 오히려 신사업으로 발을 넓히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앞으로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쟁쟁한 경쟁사, SK텔레콤·카카오모빌리티
앞으로 쏘카와 카카오모빌리티, SK텔레콤이 세울 T맵모빌리티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본격적으로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든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사해 올해 안에 ‘T맵모빌리티’를 만들고 내년 상반기 안에 ‘T맵모빌리티’의 자회사로 T맵택시와 우버택시의 합작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세계 최대 승차공유 업체 우버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합작사의 지분 51%는 우버가 보유한다.
SK텔레콤은 T맵모빌리티에 5천만 달러(약 575억 원)를, T맵택시와 우버택시의 합작사에 1천만 달러(약 1,15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T맵모빌리티는 T맵을 기반으로 광고, UBI(보험 연계 상품) 등의 플랫폼 사업과 택시 호출, 대리호출 등의 사업,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 상품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등을 할 예정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우버와 함께 고객들이 이동으로 쓰는 비용과 시간을 행복하게 쓸 수 있도록 바꾸고 어떤 이동 수단도 안전이 보장되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안에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대규모 경력직 공개 채용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단독으로 경력직 공개 채용을 실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 서비스를 성장시키고 신사업 추진을 위한 경쟁력 확보, 카카오T 앱을 통해 이동 수요를 충족시키는 ‘MaaS(Mobility as a Service)’ 구축에 더 다가선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가 데이터에 큰 강점을 보이는 만큼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동 데이터를 다양한 영역에 활용해 카카오 자회사와 시너지를 내는 데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호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장은 “모빌리티 데이터가 이동통신 및 결제 데이터와 함께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분석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넷뉴스=이현주 기자] new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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