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시대 앞두고 산업계·학계 ‘그린 암모니아’ 기술 개발 박차
암모니아의 모순 보완할 신기술이 수소 관리 능력 될 것

[이넷뉴스]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인류의 사명감이자 의무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과 에너지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이는 산업계·학계의 노력과 국제적인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선박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규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대응할 솔루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암모니아는 장·단점이 확실한 에너지원인만큼 신기술 개발 유무에 따라 활용도 또한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암모니아는 장·단점이 확실한 에너지원인만큼 신기술 개발 유무에 따라 활용도 또한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 장점만큼 단점도 확실한 미래 청정에너지원 ‘암모니아’

최근 수소 저장체로서 ‘그린 암모니아’가 각광받고 있다. 그린 암모니아는 신재생 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이용해 생산된 그린 수소가 공기 중에 있는 질소를 만나 생성되기 때문에,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미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의 장점은 수소에 비해 저장, 수송과정이 단순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폭발 가능성이 낮아 안전해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수소가 대기 중에 누출되면 이산화탄소보다 11배 큰 온실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영국 연구팀의 보고도 있어 수소 수송 과정에서의 안정성이 매우 중요해짐에 따라 이를 해결할 에너지원으로 암모니아가 각광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거리 대용량 수소 수송에 암모니아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울산 수소 산업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롯데정밀화학 최낙운 부문장에 따르면 운송 거리가 2,500km(킬로미터) 이상이면 파이프라인이 아닌 선박으로 수송한다. 따라서 2040년 수소사회가 도래했을 때 중동, 호주, 남미, 아프리카 등 기존에 화석연료를 많이 생산했던 나라가 주요 수출국으로 올라서고. 동아시아, 유럽이 주요 수입국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송 안정성에 대한 이슈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암모니아가 운송 에너지 대체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암모니아의 17.8%는 수소로 이뤄져 있고 에너지 밀도도 높아 분해 비용은 더 저렴하면서도 수송할 수 있는 양은 약 1.5~1.6배 더 많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가장 효율적인 수소 운송 방식으로 액화수소, 액상 유기 수소운반체(LOHC)가 아닌 암모니아를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에너지에 비해 약 4배의 큰 저장용량이 필요하고, 누출될 경우 독성으로 인한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또 독성과 부식성이 강해 연소속도가 느리고 화염에 불안정하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목된다. 

장점에 비해 단점도 확실한 에너지원인 만큼 신기술 개발 유무에 따라 활용도 또한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미래 환경의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암모니아의 신기술 개발에 산업계와 학계가 집중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저장, 수송과정이 단순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폭발 가능성이 낮아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돼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암모니아는 저장, 수송과정이 단순하고 비용이 저렴하며 폭발 가능성이 낮아 장거리 운송에 최적화돼 있다. (사진=언스플래시)

◇ 그린 기술로 도약하기 위한 ‘신기술’ 개발 한창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탄소 중립의 기조와 맞아떨어지는 에너지원이다. 하지만,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는 모순이 있다. 이렇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전 세계 배출량의 약 1.8%를 차지할 정도다.

이에 최근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암모니아를 활용한 신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중국 쓰촨대학, 한양대 연구진과 함께 물에 잘 녹는 질산염의 특성을 활용해 이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질소를 물에 녹여 전기분해 방법으로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술이 주목받았지만, 질소가 물에 잘 녹지 않는 데다 여전히 화석연료로 생산한 전기를 써야만 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햇빛을 이용해 폐수 속 질산염에서 이산화탄소 없는 암모니아를 얻을 수 있는 광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햇빛을 받은 광촉매가 화학반응을 일으켜 질산염이 암모니아로 바뀌는 것이다. 

실험 결과, 이 광촉매를 활용해 아주 낮은 전압에서도 95.6%라는 높은 선택도로 질산염을 환원시켜 암모니아를 만들 수 있었다. 실리콘 나노와이어가 고르게 정렬된 광촉매의 구조 특성과 나노와이어 표면에 잘 부착된 미량의 금 입자 성분 등으로 인해 이러한 높은 효율을 얻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암모니아선 상용화 추진을 위한 시도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 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 추진을 위한 핵심기술인 연료 공급 시스템 개념 설계 인증(AIP)를 획득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 설계 기본 인증을 획득하고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영국의 로이드선급협회, 말레이시아 국적의 대형 해운사 MISC의 자회사 AET 등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친환경 연료로 운항 가능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두 척을 개발·건조할 계획이다. 오는 2025~2026년 각 한 척씩 인도될 예정인 해당 선박은 그린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우디 아람코와 암모니아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암모니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술력의 개발이 수소 관리 능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수소 시대가 열리고 있는 만큼 암모니아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환경 연료원의 개발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넷뉴스=김범규 기자] beebeekim1111@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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