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최고 효율 달성
페로브스카이트 제조 공장, 세계 최초 새만금 건립 예정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은 전자전달층과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간에 생성된 중간층 물질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사진=울산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팀은 전자전달층과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간에 생성된 중간층 물질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사진=울산과학기술원)

[이넷뉴스] 국내 연구진들이 차세대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하나의 음이온과 두 개의 양이온이 결합해 규칙적인 입체구조를 갖는 물질로, 합성이 쉽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1세대 실리콘 태양전지나 2세대 박막태양전지에 비해 발전 효율이 높고 가볍고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제조단가도 20~30% 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를 쓴 태양전지 효율은 기존의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떨어지며 내구성도 견고하지 못하다. 광전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결정을 만들 때 고분자 같은 화학물질을 첨가해야 하는데 공정이 복잡해 생각만큼 광전효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국내 연구진들의 기술 개발 및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 UNIST,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최고 효율 기록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25.8%까지 끌어올리며 세계 최고 효율을 기록했다. UNIST에 따르면 에너지화학공학과 석상일 특훈교수 연구팀이 박막 태양전지 구성층 사이에 집중된 결함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간층의 생성 원리를 밝혀내고 이를 박막 태양전지의 일종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적용해 효율을 높였다.

연구팀은 전자전달층과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 간에 생성된 중간층 물질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X-선 빔라인 등을 실험에 활용했으며 해당 물질은 전자전달층과 광활성층을 원자 수준에서 결함 없이 연결했다.

석상일 교수는 “광활성층과 전자전달층 소재와 구조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효율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었다”라며 “최고 인증 효율을 달성한 것은 물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접근법이 후속 연구자들에게 큰 영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다”라고 설명했다.

유니테스트는 새만금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사진=전북도)
유니테스트는 새만금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사진=전북도)

◇ 세계 최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공장 건립 예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제조공장이 한국에서 최초로 건립될 예정이다. 전북도와 군산시, 새만금개발청, 한국농어촌공사는 차세대 태양전지 제조기업인 유니테스트와 제조공장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유니테스트는 새만금산 6만6000㎡ 규모 부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대규모로 양산하는 제조공장을 짓는다.

향후 유니테스트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제조공장에 오는 2024년까지 1213억 원을 투자하며 300여명의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및 태양광 발전의 핵심 지역으로 성장 중인 새만금의 입지적 조건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은 오는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4년 말 완공 예정이다.

유니테스트는 지난 2015년부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발전효율을 증대해 왔다. 그동안 추진해온 기술을 바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상용화에 최초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전은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사진=한전)
한전은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기술을 개발 중이다. (사진=한전)

◇ 한전,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기술 개발 중

페로브스카이트는 유리창이나 외벽으로 활용이 가능해 건물이 밀집된 도시에서 유용한 친환경 발전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재가 반투명하고 가벼워 건물 벽면이나 유리창 등 외벽에 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 적합하다는 평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20층 빌딩에 설치할 경우 200kW급 이상의 규모로 연간 21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에 한국전력공사와 유니테스트는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사업화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에 나섰다.

사업화에 성공할 경우 창고나 공장, 주차장 지붕, 자동차 선루프까지 다양한 곳에 유리창호형 태양전지를 설치해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일반 아파트 유리창에도 설치가 가능해 전기료 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전과 유니테스트는 300여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2025년까지 기술협력을 하고 제품상용화를 위한 다각도의 사업화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차세대 태양전지의 상용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이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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