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가격 상승 내년까지 이어질 듯
재생에너지, 화석연료 대체 가능 여부 미지수

광업계가 재생에너지 원자재 공급 지원을 위해 본격적인 ESG에 나선다. (사진=픽사베이)
광업계가 재생에너지 원자재 공급 지원을 위해 본격적인 ESG에 나선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최근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신재생 에너지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투자 불균형의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화석연료 투자가 감소하고 공급 중단이 가장 큰 원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줄인 반면 재생에너지 투자는 크게 늘지 않으면서 중국부터 브라질, 영국에 이르는 글로벌 에너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경제 회복에 따라 석유, 석탄, 천연 가스에 대한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발간한 세계에너지전망 2021 보고서에서 내년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약 9600만배럴로 빈혈 이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에너지 공급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탄소배출량 저감을 위한 세계 각국의 화석연료 투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에너지컨설팅업체 리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셰일오일과 가스를 제외한 원유·가스 탐사 지출은 2010~2015년 연평균 1,000억달러에서 원유가 급락 이후 연간 500억달러로 급감했다. IEA는 또 올해 전 세계 원유·가스 산업 투자가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약 26% 감소한 3,56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셰일석유·가스업체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탄소배출량 감축 추세에 발맞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부 중소기업이 발전하고 있지만 셰일기업에 투자하는 대주주들은 대부분 유전개발 투자를 줄이는 대신 현금 배당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민간기업과 개인 차원의 재생 에너지 공급기회 마련책을 촉구해야 한다. (사진=이넷뉴스)
민간기업과 개인 차원의 재생 에너지 공급기회 마련책을 촉구해야 한다. (사진=이넷뉴스)

◇ 재생 에너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없다

국제사회가 탄소배출 감축 합의에 따라 신재생·청정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정부 보조금과 각종 정책에 힘입어 재생에너지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19년 미국에서는 1885년 이후 134년 만에 처음으로 재생에너지가 석탄보다 많이 소비됐다.

그러나 여전히 화석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IRENA)에 따르면, 재생 에너지는 전 세계 전력 생산의 26%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기존 화석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화석연료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던 풍력, 수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가 이상기후 발생으로 예상 공급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근해 풍속이 이례적으로 둔화되고 풍력발전을 통한 전력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천연가스 가격이 최근 3개월 새 3배나 뛰었다.

여기에 친환경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관련 원자재 등 자원 수요가 늘고 생산량이 감소하는 이른바 '그린 인플레이션'도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석탄 가격이 급등하고 발전소가 가동 중단되면서 태양광 패널에 필요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공장도 멈춰섰다. 중국은 세계 폴리실리콘의 4분의 3 이상을 공급한다.

제도 시행 과정에서 화석연료 발전 투자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지만 문제는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IEA에 따르면 세계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기후변화 목표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 투자를 올해 1조1,000억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간 3조4,000억달러로 끌어올려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 에너지 가격 상승 이어져···글로벌 인플레 가능성

세계은행은 에너지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상승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2년 에너지 가격이 올해보다 80% 이상 오를 수 있어 심각한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한코제 개발전망국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중요한 단기 리스크로 지속되면 에너지 수입국의 성장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재 가격 상승은 예상을 뛰어넘는다"며 "최근 인플레이션은 경기침체 탈출을 위한 각국의 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원유가격이 배럴당 70달러까지 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74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금속 가격은 48%, 농산물 가격은 22% 올랐다. 세계은행은 내년에 금속과 농산물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최근 글로벌 물류위기와 기후변화, 코로나19 확산 등이 글로벌 물가를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각국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고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내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CNBC>가 발표한 '전국경제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장 큰 관심사로 인플레이션을 제기한 응답자는 3개월 전보다 16%포인트 급증했다.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와 함께 미국인들에게 가장 걱정스러운 문제로 조사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내년 경제가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46%로 CNBC가 미국 경제 여론조사를 시작한 13년 전 이후 가장 높았다. 미국인의 47%가 내년에 경기침체를 예상한다.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넷뉴스=박민호 기자] dducksoi22@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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