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의 태양광·풍력 설비 42.7GW로 목표 상향
해상풍력 부문에 약 6배가 넘는 예산을 추가 편성
그리드솔루션 사업, 2030년 약 12배 이상 커질 전망
[이넷뉴스] 탄소중립이 산업 혁신의 키워드가 됐다. 세계 각국이 태양광, 풍력, 전기차, 그린수소 등에 공격적 에너지 전환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국가 간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이 국가적으로 에너지전환 본격화와 2050 탄소중립사회 달성의 토대가 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이슈에 대한 대응 전략이 강조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중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에너지 소비자인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의 100% 재생에너지원 공급을 목표로 하는 RE100의 자발적 동참과 실행 프레임워크 도입으로 재생에너지 수요 또한 급증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따른 국가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증대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시장 패권을 좌우하는 기술은 한 분야가 아니고 전 산업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에너지전환이 시작되는 지금이 신재생에너지 육성과 기술발전의 기회”라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그린뉴딜 추진과 함께 2025년까지의 태양광·풍력 설비 목표를 2019년 기준 12.7기가와트(GW)의 3배 이상이 되는 42.7GW로 상향했다. 태양광과 풍력에너지에서 가능성을 찾은 에너지 업계는 잇달아 사업과 투자를 확대하며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대기업들 역시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및 풍력 사업 초격차를 위한 선도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 태양광에너지 설치량 증가 전망···차세대 기술 확보 본격 추진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연구센터 구축을 포함해 태양광 플래그십 사업 연구·개발(R&D) 4대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플래그십 사업 R&D 비용은 정부 출연금과 기업들의 투자지원 등을 합쳐 오는 2024년까지 1,973억 원이 투입된다. 한화큐셀과 LG전자,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10여 개 대기업이 참여한다.
플래그십 사업 R&D 과제는 기획 단계부터 대기업들의 수요를 반영한 대형·장기 과제다. 소형·단기 과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라 대기업 참여 문턱을 낮춰 차세대 기술 확보를 추진하는 것.
가장 먼저 주목할 만한 이슈는 이르면 이달 착공에 들어가는 세계 최대 규모의 100메가와트(㎿)급 태양광 기업공동활용연구센터다. 이는 그린뉴딜의 에너지 분야 핵심 사업으로 태양광 관련 사업성을 검증하고 차세대 기술 개발을 위한 시설이다. 산업부는 내년에 대형 웨이퍼와 차세대 셀 기술 개발 등으로 플래그십 사업 과제를 추가할 방침이다.

한화큐셀은 2025년까지 1조 5,000억 원을 들여 태양광 기술 ‘초격차’ 확보에 나선다고 밝혔다.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는 ‘탠덤 셀’이다. ‘페로브스카이트’라는 소재로 만드는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셀보다 효율이 15% 가까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고용, 설비 확대를 통해 2025년 태양광 셀, 모듈 생산 능력을 현재 연간 4.5GW에서 7.6GW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의 보급정책으로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기업들의 ESG 경영강화로 기업의 태양광발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태양광 설치량은 4GW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2023년 4.5GW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설치 확대···지속적 성장 가능성 높아
풍력의 경우 프로젝트 개발의 어려움으로 설치확대가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해상풍력을 중심으로 풍력에너지를 전격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초 제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해상풍력 부문에 약 6배가 넘는 예산을 추가 편성하며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정부가 마련한 제3차 추가경정예산에서 ‘그린뉴딜’ 관련 예산은 4,639억 원이 편성됐다. 이 중 해상풍력부문에는 ▲해상풍력 인프라 기술개발 등 160억 원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개발 지원 35억 원 등 195억 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2030년까지 해상풍력 보급목표를 12GW로 설정한 바 있다. 특히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통해 한국판 뉴딜의 큰 축인 ‘지역균형 뉴딜’과 ‘그린뉴딜’을 선도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우수한 해상풍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남 신안에 총 48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8.2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2030년에는 우리나라가 해상풍력 세계 5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안해상풍력사업은 한전, SK E&S, 한화건설 같은 민간 발전사, 두산중공업,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 등이 참여한다. 해상풍력제조업체들의 투자협약 체결로 2030년까지 약 48조5,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 목포 신항 지원부두 및 배후단지를 해상풍력 물류 중심지로 개발하는 것이 가능해져 지난해 7월 해상풍력발전 방안에서 강조한 해상풍력 관련 산업생태계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다.

현재 국내 풍력 보급은 목표(2030년 육·해상 16.5GW)대비 10% 수준으로서 대규모(8.2GW) 해상풍력 사업이 조기 착공되면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풍력 단점 보완할 스마트그리드 기술 주목
풍력, 태양광 등을 활용하는 신재생에너지의 최대 단점인 외부 변수에 따른 불안정성을 보완해줄 기술로 스마트그리드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기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력 공급을 일정하게 유지해준다. 대규모 송·배전망이 필요하지 않아 경제적일뿐만 아니라저장해둔 전기를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ESS 기반 그리드솔루션 사업은 올해 6GW에서 2030년 76GW로 약 1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신재생 에너지 계열사 SK E&S는 미국 스마트그리드 회사 키캡처에너지(KCE)의 지분 95%를 인수했다고 지난달 9일 밝혔다. 경영권 인수와 신규 프로젝트 추진까지 앞으로 3년간 총 6억 달러(약 7,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 에너지 자립이 궁극적 대안
탄소중립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기후 문제의 해결만이 아니다. 연간 150조 원에 달하는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궁극적으로 에너지 자립에 다가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경쟁력을 극대화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주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태양전지·이차전지 등 재생에너지 분야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조선 등 태양광·풍력산업에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한 최고 수준의 배후 산업 인프라도 보유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는 정부의 그린뉴딜과 탄소중립, 기업들의 RE100 등 각종 정책 등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확산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해외기업들이 국내 태양광·풍력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 R&D 지원 등 다양한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넷뉴스=김그내 기자] snowcat7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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