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신재생에너지로 포트폴리오 전환
GS건설, 자회사 에네르마로 배터리 재활용 진출

GS건설은 자회사 이네르마를 통해 배터리 이차전지기업에 진출했다. (사진=GS건설)
GS건설은 자회사 이네르마를 통해 배터리 이차전지기업에 진출했다. (사진=GS건설)

[이넷뉴스] 국내 건설사들의 신사업 전략이 신재생에너지로 향하고 있다.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시대를 맞아 건설업계가 추진하는 신사업도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더이상 건설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를 필두로 배터리, 이산화탄소 포집 저장(CCS) 등의 다양한 분야로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들은 향후 탄소중립으로의 전환과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발맞춰 차별화된 기술을 발굴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체 운영사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고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 GS건설, 배터리 재활용부터 태양광까지 사업 확장

과감한 투자로 친환경 사업에 속도를 내는 GS건설은 자회사 에네르마를 통해 2차전지 리싸이클링 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10월 설립한 에네르마를 GS건설은 에너지 전문 소재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GS건설은 국내외에서 축적한 플랜트 및 재처리 기술을 활용해 생산공장을 짓는다. 이번에 짓는 공장은 연 2만톤 처리 규모로, 지난 15일 포항 일반산업단지에서 에네르마의 배터리 리싸이클링 공장 착공식을 진행했다.

해당 공장에서는 사용된 리튬이온 폐배터리를 수거해 파쇄한 후 블랙 파우더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재활용 공정이 이뤄진다. 블랙파우더는 배터리를 잘게 쪼갠 후 열처리한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이 포함된 검은색 덩어리로 이를 제조, 습식제련 과정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금속을 추출하는 과정으로 재활용 공정이 이뤄지게 된다.

GS건설은 그간 축적된 플랜트, 환경시설설계 기술과 풍부한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시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폐자원을 전기로 만드는 청정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한다. 지난달 31일 울산시, 한국남부발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함께 플라즈마 기술 활용 청정에너지화 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플라즈마를 활용해 각종 공장 및 생활 현장에서 사용하고 버려지는 폐자원을 원료로 하는 재활용 청정에너지 프로젝트로, 다양한 설비의 공정을 거쳐 발생된 수소를 연료전지 발전에 사용해 청정 전기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GS건설은 국내외 태양광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며 지난 2019년에는 스페인의 수처리 기업인 이니마를 인수하며 GS이니마까지 친환경 사업영역을 폭넓게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안산반월 수소생산플랜트 공동개발협약 서명식을 가졌다. (사진=한화건설)
안산반월 수소생산플랜트 공동개발협약 서명식을 가졌다. (사진=한화건설)

◇ 한화건설, 수소에너지 경쟁력 확보 나서

한화건설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핵심 사업으로 선정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을 넘어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신설된 풍력사업실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 9월 16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풍력 전문기업들과 함께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대규모 풍력발전소 건설을 협력하기로 했다. 앞서 한화건설은 영양 풍력발전단지(76메가와트(MW)급), 제주 수망 풍력 발전단지(25MW급)를 성공적으로 준공한 바 있다.

한수원, 더윈에너지와는 영월지역에 60MW급 풍력발전단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화건설은 국내 최대 규모 신안 우이 해상풍력 사업(400MW급) 개발도 주관하고 있으며 다수의 신규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위한 풍황 조사도 진행 중이다.

풍력뿐만 아니라 수소에너지 사업 참여도 적극적이다. 한화건설은 폐수 슬러지에서 수소에너지를 생산하는 ‘수소 생산 플랜트’ 건설 계획을 밝히고 지난 9월 15일 공동개발협약 서명식을 가졌다. 향후 한화건설은 안산 반월 염색단지 내 폐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슬러지의 가스화를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을 진행한다.

이는 국내 최초로 폐수 슬러지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수소뿐만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도 모두 회수해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건설은 지난해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의 대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하는 등 수소에너지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서 도약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의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벌의 태백 가덕산 풍력발전단지 전경. (사진=코오롱글로벌)

◇ 코오롱글로벌, 육상 이어 해상풍력사업 1위 노려

풍력발전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코오롱글로벌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25%로 1위다.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풍력발전사업을 점찍고 준비해 온 결과다. 풍력 발전의 경우 건설 비중이 크기 때문에 건설업계에서 풍력발전사업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상업 운전 중인 경주 풍력 1·2단지, 강원 태백 가던산 1단지를 비롯해 공사 중인 단지와 착공 예정인 단지를 모두 합치면 발전 규모가 195MW에 이른다. 코오롱글로벌은 매년 40MW 이상의 육상풍력 프로젝트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풍력발전사업에 이어 해상풍력사업 1위도 노린다. 육상풍력단지에서 쌓아온 발전 사업 노하우와 풍부한 해상교량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상풍력사업 역시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한국서부발전, 전남개발공사와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발전사업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발전 용량 408MW, 약 2조 원 규모의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사업으로 눈길을 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그린수소 생산사업에도 나선다. 풍력발전단지의 심야 전력을 활용해 수전해 기술로 물로 전기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그린 수소를 생산해낸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수소 사업 전반의 매출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기존 주택, 플랜트 등 전통적인 건설업에서 벗어나 신재생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과감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은 ESG 경영의 실천과 함께 안정적인 수익원이 된다는 점에서 향후 건설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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