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투자 넘어 '기술+정책+시장' 잇는 에너지 생태계 조성 착수
[이넷뉴스] 인공지능(AI) 혁명이 촉발한 전력 부족 사태와 잇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고가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 머카바파트너스가 '불 안나는 차세대 배터리'를 해법으로 제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머카바파트너스는 지난 9월 말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ESS) 기술을 보유한 스탠다드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완료했다. 이번 투자는 머카바파트너스가 추진해온 ‘AI·에너지 밸류체인’ 전략의 핵심 축으로, 에너지 전환과 전력 인프라 안정성 강화라는 산업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 기반 ESS 기술을 통해 안전성과 수명, 열안정성 측면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머카바파트너스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투자기업의 사업 확장과 시장 연계, 제휴·정책·해외 진출까지 전방위적으로 지원하는 ‘밸류업 파트너’ 전략을 표방해 왔다. 스탠다드에너지 투자 전부터 양사는 기술·정책·시장 검토를 병행하며 국내외 수요처 발굴, 인증 및 규제 대응,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 등을 다각도로 논의해 왔다.
투자 완료 후 머카바파트너스는 스탠다드에너지의 VIB와 V-Line(자동화 생산라인)에 대해 미국, 유럽, 중동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의 상업화 가능성과 진출 전략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솔루션,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사업 등을 연결하기 위한 협의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관련 검토, UL 인증 절차 이해, 현지 전략 파트너십 구축 논의 등은 이미 사전에 준비되어 온 영역이다.
국내에서는 주요 대기업, 발전공기업, 신재생 EPC 기업들과의 협업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 업계 내에서 ESS는 안전성과 프로젝트 장기 신뢰성이 핵심 검증 요소인데, 스탠다드에너지의 VIB 기술은 기존 리튬계 배터리 대비 화재 위험과 수명 저하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 정책·제도·사업자 측 관심을 받고 있다. 머카바파트너스는 이를 기반으로 실증 및 상업화 단계를 스탠다드에너지와 함께 구체화하고 있다.
머카바파트너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생태계 연결’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기술 융합'도 본격화된다. 머카바파트너스는 AI 반도체, 전력 제어, EMS(에너지관리시스템), 스마트 빌딩/모빌리티 인프라 등 여러 협력 기업들과 스탠다드에너지 간 기술 결합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전력 흐름을 지능적으로 제어하는 그리드 포밍 인버터, AI 기반 에너지 최적화 플랫폼 등과의 연계는 향후 ESS 시스템 완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가령 무선 통신기술을 접목하여 ESS에 장착된 수백개의 배터리셀을 안정적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거나, 전력제어 전문기업의 기술을 붙여 차세대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는 식이다.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 역시 단순 판매 채널 확보를 넘어 현지 투자자·운영 파트너·정책 당국 간 구조적 연계 모델을 통한 진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가격경쟁’보다 ‘안정성·규제·금융 구조’가 계약 체결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동한다는 판단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머카바파트너스는 스탠다드에너지의 제공 가치가 단순한 기자재가 아닌 ‘장기 운영형 에너지 인프라 자산’이라는 점을 시장에 설명하고 있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머카바파트너스는 AI·에너지 분야 전반의 공동 정책 제안 및 산업 연계 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전력 인프라 안정화, 재생에너지 확산, 데이터센터·산업단지의 전력 효율화 등 국가적 현안에 대한 실질적 기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스탠다드에너지는 이 과정에서 핵심 저장 기술 공급자로서 중요한 위치를 가지게 된다.
머카바파트너스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단순히 유망 기업 하나를 발굴한 것이 아니라, AI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에너지 인프라의 '설계도'를 그리는 첫걸음”이라며 “스탠다드에너지의 독보적 기술력에 머카바파트너스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정책 이해도를 결합해, 미국과 중동 등 거대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장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에너지 솔루션 공급자'로 자리매김시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탠다드에너지와 머카바파트너스의 협력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기술과 자본, 정책이 결합해 실질적인 산업 모델을 만들어가는 '장기 생태계 전략'의 대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민영 기자(leemy@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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