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넷뉴스] "이번 달이 마지막 기회일까?"

금융시장이 한국은행(한은)의 11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한 한은이 추가 인하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사다.

시장의 기대는 명확하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중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도 "2025년 국내 기준금리는 2.00~2.25% 수준까지 인하될 것"이라며 11월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근거는 경기 둔화다. 3분기 GDP가 1.2% 성장했지만 이는 일회성 소비쿠폰 효과가 컸고, 4분기에는 성장률이 다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민간소비도 정책 효과가 끝나면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변수도 만만찮다. 서울 집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금리 인하가 부동산 과열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가계부채도 여전히 1900조원대를 웃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압력도 부담이다. 실제로 10월 소비자물가가 2.4% 상승하며 물가 안정 신호가 약해졌다.

한은도 "금리 인하 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은BOK경제연구 일환으로 '진단적 기대를 반영한 주택시장 DSGE(동태확률일반균형) 모형 구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진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후 8분기 시점 충격을 시뮬레이션했다. 금리를 내린 후 8분기 후 주택가격은 합리적 기대를 가정할 경우보다 56%가량 상승하고, GDP와 투자, 소비는 8~10% 정도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채권시장 역시 금리 인하 회의론에 무게를 싣고 있다. 5일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며 "금리 인하기가 끝났다"는 신호를 보냈다. 채권 투자자들이 한은의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채권을 팔면서 금리가 오른 것.

이창용 한은 총재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만, 금융 안정과 물가 관리를 위해서는 신중해야 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은은 경기 부양과 금융 안정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11월에 인하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장기간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1%대 금리도 논의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경기 상황과 물가 흐름을 보면서 신중하게 결정돼야 할 사안이다.

 

김규민 기자(news@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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