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전국 17개 시도에 초미세 먼지, 미세 먼지 주의보·경보 333회 발령
미세 먼지·황사, 태양광 발전 효율 감소 원인···다만 영향 범위와 수준은 이견 있어
태양광 모듈 정기 청소만으로 발전량 손실 최소화 가능
[이넷뉴스] 미세 먼지·황사 일수가 늘어나면서 태양광 발전 업주들 사이에서 발전량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태양광 발전량은 비가 내리거나, 날씨가 흐릴 때 보통 10% 안팎으로 떨어진다. 미세먼지·황사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게 업주들 생각이다. 미세 먼지·황사가 태양광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건 어느 정도 입증됐다. 그러나 그 수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 미세 먼지·황사, 3월에 집중···전체 발령 77%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 17개 시·도에 내려진 초미세 먼지, 미세 먼지 주의보·경보는 총 333회다. 올해 발령된 초미세 먼지, 미세 먼지 주의보·경보 횟수(432회, 4월 7일 기준)의 약 77%가 3월에 발령됐다. 3월은 보통 미세 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6~2019년 3월 초미세 먼지 평균 농도는 30.7~38.9㎍/㎥ 사이로, 나쁨(36㎍/㎥ 이상) 기준을 웃돌거나 육박했다.
미세 먼지·황사는 시간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올해 3월 29일엔 전국에 미세 먼지 경보와 황사 위기 경보가 6년 만에 동시 발령됐다. 이날 대구에서는 미세 먼지 최고 농도가 1,348㎍/㎥까지 치솟으며, 경보 기준인 평균 300㎍/㎥의 4배를 훌쩍 넘어섰다. 서울도 6년 전(569㎍/㎥) 황사 경보 때보다 70㎍/㎥ 높은 최고 639㎍/㎥까지 올라갔다.
미세 먼지·황사는 사람 몸에도 안 좋지만, 태양광 발전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한국전력공사가 미세 먼지 저감 조치가 시행된 2019년 3월 1일부터 6일간 5개 발전사의 태양광 발전소 발전량을 비교한 결과, 저감 조치 기간 평균 발전량은 직전 6일보다 19%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 영암 F1발전소는 최대 25.4%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 태양광 발전율 감소 직접적 원인
미세 먼지·황사가 태양광 발전율 감소의 원인이라는 증거는 많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 연구팀이 2015~2017년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기상 요소가 태양광 발전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미세 먼지는 △태양의 고도각 △기온 △습도에 이어 네 번째로 발전량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도각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올려다볼 때 시선과 지평선을 이루는 각도를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미세 먼지가 ‘나쁨’ 수준일 때 태양광 발전량은 최소 19.3%에서 최대 22.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 먼지가 ‘나쁨’일 때도 발전량은 최소 11.1%에서 최대 13.4%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미세 먼지가 태양광을 흡수하거나 산란시켜 태양광 패널에 도달하는 빛을 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인하대 산업경영공학과 이건주, 이기현, 강성우 연구팀이 2014년 전남 영암발전소에서 1만 8,600개의 CSV셀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한 결과, 미세 먼지 농도가 100㎍/㎥ 미만일 때는 태양광 발전량과 미세 먼지 간 특별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100㎍/㎥ 이상이 넘었을 때 음(-)의 상관관계가 관찰됐다. 100㎍/㎥는 ‘나쁨’ 수준이다.

◇ 영향 미미하다는 지적도···”수배전반에 쌓인 먼지 등은 붓으로 수시 제거”
미세 먼지·황사가 태양광 발전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태양광 발전 모듈은 눈에 보이는 빛(가시광선)을 비롯해 장·단파장을 모두 흡수한다. 입자 크기가 머리카락 30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 먼지가 발전 효율을 저해한다는 건 과장이란 주장이다. 앞선 연구 결과들도 조사 대상·기간 미비로 일반화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들도 미세 먼지·황사가 태양광 발전량과 아무 상관 없다고 하지는 않는다.
전문가들은 태양광 모듈의 정기적 청소만으로도 발전량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히 모듈 청소는 최대 5~10%까지 발전량 개선 효과가 있어 추천된다. 업계 관계자는 “수배전반, 접속반, 분전반 등에 쌓인 먼지는 수시로 붓으로 제거하는 게 좋다”며 “다만 모듈 청소 자체가 발전 효율을 높이는 건 아니다. 손실된 발전 효율을 보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2019년부터 미세 먼지 등에 따른 태양광 발전 피해를 막기 위해 ‘태양광 미니 발전소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2시간에 한 번씩 발전량을 측정해 태양광 모듈의 이상 여부 등을 알려준다.
[이넷뉴스=양원모 기자] ingodzone@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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