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전환] 태양광 에너지 확대···'폐패널 재활용' 대책 마련 시급

2030년 태양광 비중 절반 예상···패널 처리 문제 부각 오는 9월 태양광재활용센터 완공···처리 규모 부족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도입···유럽 사례 참고해야

2021-06-10     김수정 기자
태양광 에너지가 확대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넷뉴스] 기후위기 대응 방안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이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2034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을 2034년까지 40.3%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 중에 하나는 바로 태양광이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태양광에너지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태양광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에는 50.9%로 절반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에너지의 대표주자인 태양광 패널은 수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 수명이 다한 패널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주요 부품인 태양광 패널은 공정에서 화학처리를 하기에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제작은 물론 폐기 과정 역시 중요하다.

폐패널을 방치하거나 매립할 경우에는 화학물질이 토양으로 유입될 수 있어 환경오염의 원인이 될 수 있기에 제대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태양광에너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폐패널에 대한 재활용 대책과 구체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 진천 태양광재활용센터 완공 예정 '처리 규모는?'

오는 9월 충북 진천에 태양광재활용센터가 완공된다. 해당 센터에서는 연 3600규모의 폐패널을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민간시설을 포함할 경우 연간 처리용량은 97000톤 수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게 태양광 패널 수명이 25년 안팎인 것으로 볼 때, 2000년대 후반 본격화 된 태양광 패널들의 처리가 향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폐모듈에서 유리, 은, 실리콘, 납 등을 회수해 재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재활용, 재사용 기술을 개발하고 효율적인 회수, 보관 체계 구축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진천 센터에서의 처리 가능 용량은 향후 국내에서 발생되는 폐패널 용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다수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폐패널 발생량은 2023년 9665만 톤, 2033년에는 5만8369톤, 2045년에는 155만 3595톤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도입···기술 개발 박차

환경부는 오는 2023년부터 태양광 패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을 도입한다. 해당 제도는 독일, 일본 등 OECD 국가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다. 이에 따라 태양광 패널 생산자는 수거, 운송 등의 재활용 체계를 구축해 환경부가 부여하는 재활용 의무율에 해당하는 양의 폐패널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

패널을 생산, 수입업자가 재활용까지 책임져야 하기에 재활용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민간 폐패널 재활용업체들이 처리시설 신증설을 준비하고 있어 재활용 시설용량은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효과적인 재활용 방안을 위한 기술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해 9월 태양광 폐패널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패널 속 봉지재를 열분해해 물질을 회수하거나 패널을 파쇄 해야 했다면 신기술은 패널을 상온에서 분리해 소재를 회수하는 공정이 핵심이다. 비파쇄 방식이다 보니 회수 소재 간에 혼입이 억제돼, 고품질의 소재 회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태양광 전문 기업 원광에스앤티는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상업화를 위한 실질적인 기술개발에 착수했으며 상용화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서는 2012년부터 태양광 폐패널의 재활용을 의무화했다. (사진=PV cycle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 일찌감치 재활용 의무화한 유럽···체계적 시스템 참고해야

유럽에서는 이미 2012년부터 태양광 폐패널의 재활용을 의무화했다. 태양광 모듈 제조사들로 구성된 PV Cycle 단체를 구성하고 독일을 중심으로 약 270여개의 태양광 폐 패널 수집 시설을 갖췄다. 태양광이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프랑스는 유럽 최초로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설을 구축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 시장을 보유한 독일은 폐패널 발생량의 71%를 재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활용 네트워크를 구축해 생산부터 설치, 재활용까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성했다.

독일의 경우 가정에서 사용한 소규모 폐패널은 전용 수거함에 버려야하며 대규모 단지에서 나오는 폐패널은 홈페이지를 통해 회수 신청 후 전용 수거차량이 운송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회수된 폐패널은 별도의 처리 과정을 거쳐 제조업체에 다시 판매되거나 재사용하게 된다.

우리나라 역시 뒤늦게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을 위한 제도 확립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체계적인 기준 구축과 관련 기술개발 등의 기반이 미비한 상황이다. 태양광 설비에 대한 안전점검 강화와 명확한 기준을 확립하고 회수, 보관,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이넷뉴스=김수정 기자] meteor1224@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