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정책으로 탄소 배출량 전년비 6% 급감
사상 최대로 발전한 풍력-태양광 에너지 산업

[이넷뉴스] 지난 2020년 석유소비량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에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전례없는 성장을 보였다.
9일 영국 국영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륨(BP)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의 풍력 및 태양 에너지 발전 용량은 지난해 기록적인 속도로 성장했으며 석유산업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급격한 수요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BP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각국의 봉쇄정책이 강화되면서 탄소 배출량이 전년 대비 6% 급감했고 이는 1945년 이후 가장 최저치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BP는 영국 최대 석유 기업으로 미국 엑슨모빌에 이어 세계 2위다.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다국적 에너지 기업으로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보고서는 세계가 산업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섭씨 1.5도 가량을 더 낮춰야 하는데 이를 위해 향후 30년 동안 이같은 수준의 석유 소비감소가 해마다 반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BP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펜서는 "지난 75년 동안 가장 큰 석유소비량의 하락이었다"며 "이는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한 역사상 가장 큰 경제 침체로 인해 초래된 결과로 더 중요한 문제는 지구 경제에 막대한 지장과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은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경제가 회복된다면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540만 배럴씩 증가 할 것이라는 예측을 반영한 것이다. 즉, 코로나19로 인한 수동적인 석유소비 감소보다 성장을 동반한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화석에너지 소비감소가 이뤄져야 함을 의미한다.
1952년부터 매년 발행되는 BP의 연례 에너지 리뷰는 에너지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에너지 업계의 미래 경영 전략을 결정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지표다. 지난해 BP는 오는 205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기업으로 완전 재탄생하기 위해 향후 10년 이내 석유 생산량을 크게 줄이고 재생 에너지 생산 설비를 점차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BP 최고경영자(CEO)인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 "무엇보다 기존 에너지 회사는 모두 탈탄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규모와 전문성을 활용한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완전 탈바꿈하는데 3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BP의 에너지 리뷰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총 에너지 소비는 4.5% 감소했다. 이는 기존 원유가 하루 900만 배럴이상 필요한 상황에서 9.7%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 데일 B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석유는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사건보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수요감소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생 에너지의 끊임없는 발전은 결국 풍력, 태양열 및 수력 발전소가 화석연료를 대체하게 될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용량은 238기가와트(GW) 증가했다. 이는 영국의 총 재생 에너지 용량보다 5배 이상 많다. 이같은 증가세는 전 세계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 의해 주도됐다. 풍력 및 태양열 발전소 건설에 있어 기록적인 해였다.

[이넷뉴스=박민호 기자] dducksoi22@e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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