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땐 전문성 결여로 탈락했는데”∙∙∙사장 내정자 논란에 가스공사 입장은?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의원, 1차 공모 때 에너지 전문성 결여로 면접 탈락 “직무수행계획서, 가스공사 홈페이지 소개 자료 ‘짜깁기’ 수준” “충분한 경영능력과 발전(發電) 전문성 갖춘 인물 필요”

2022-11-15     임효정 기자
한국가스공사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이넷뉴스] 에너지 분야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가 에너지 공기업 수장에 내정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0일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가스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그러나 최 전 의원이 전문성 부족으로 탈락했다가 다시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정일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연수을)은 지난 11일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 전 의원의 직무수행계획서가 사실상 가스공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개 자료 등을 ‘짜깁기’ 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가스공사가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에 있었던 재무 현황표를 그대로 ‘복사·붙여넣기’해 한 페이지를 채웠다는 것.

최 전 의원이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이 한국가스공사 수장 후보자로서 제시하는 깊이 있는 직무 계획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 전 의원이 한국가스공사 운영방침으로 제시한 안전 제일 경영, 소통과 화합, 미래 주도, 신뢰받는 공기업 등의 가치는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제시한 안전 우선, 소통 협력, 미래 주도, 열린 사고 등 4대 핵심가치 중 3개와 일치한다.

최 전 의원이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 (자료=정일영 의원실 제공)

최 전 의원이 꼽은 한국가스공사 핵심과제도 한국가스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수행계획서에 최 내정자가 기재한 핵심과제는 안전 제일 경영, 재무건전성 제고, 핵심 역량 강화, 노사 상생·협력 조직 문화 구축, 지속가능경영 구현 등 5개다. 중장기 경영목표 문건의 20대 전략 일부를 순서만 바꿔 나열한 수준이라는 것이 정 의원의 지적이다.

직무수행계획서 8쪽 중 1쪽을 가스공사 재무구조 현황표로 채우기도 했다. 해당 표는 가스공사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다.

최 전 의원은 에너지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한국가스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사장 1차 공모 당시 전문성 결여를 문제로 최 전 의원을 면접 탈락시켰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산업통상자원부의 재공모 요구에 사장 공모절차를 다시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최 전 의원이 신임 사장으로 내정됐다.

최 전 의원은 과거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공공연히 액화천연가스(LNG) 전환을 반대한 LNG 반대론자로 평가된다. 최 전 의원이 우리나라 LNG 도입과 판매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인 한국가스공사의 수장으로 내정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일영 의원은 “세계적 에너지 대란의 상황 속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 경영과 혁신은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연이은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에 국민들의 걱정이 깊어질 것”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 공기업 책무의 중요성을 고려해 충분한 경영능력과 발전(發電)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재선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넷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된 것이 아니다. 11월에 이사회를 거친 후, 12월 주주총회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청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저희 쪽에서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넷뉴스=임효정 기자] im@e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