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신산업 활성화 위한 과감한 규제 개혁 필요” 한 목소리

‘전력신산업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패널토론 진행 산업부 문병철 분산에너지과장, 건국대 박종배 교수 등 전문가 참여

2022-07-14     임효정 기자
‘전력신산업 활성화 컨퍼런스’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이넷뉴스)

[이넷뉴스 임효정 기자] 전력신산업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전력신산업 활성화 포럼(위원장 조영탁)은 13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전력신산업 활성화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패널토론에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문병철 분산에너지과장, 건국대 박종배 교수, 단국대 조홍종 교수, 전력거래소 문경섭 본부장,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이금정PD, 인업스 박현기 상무가 참여했다.

건국대학교 박종배 교수는 전력신산업 분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전력신산업은 전력산업의 경직성, 전기요금의 과도한 규제, 도소매 전력시장의 후진성 등으로 해외대비 매우 정체돼 있다”며 “시장기반의 보급보다 규제샌드박스, 보조금, 연구개발 및 실증 등 우회적 방법으로 관련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전력신사업자의 적극적인 유인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반면,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기술력은 세계를 선도하는 수준이기 때문에ICT 융합형, 신기술 기반 전력신산업 등에 대해 전력산업 구조논쟁을 넘어 과감한 규제 완화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전력신산업이 활성화된 해외의 공통점은 정교한 도매전력시장, 정상적인 전기요금 수준과 규제 방식, 신기술과 신산업의 전력시장 참여자유화 등이다. 박 교수는 본격적인 전력신산업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력신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매전력시장 및 발전용량의 5~10% 내외의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고 밝힌 박 교수는 “단계별 이행 규모 및 수단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2030년으로 설정된 가상발전소(VPP) 매출 10조 원, 용량 20기가와트(GW) 수준의 목표는 연간 1조 원, 2GW 수준이 확보돼야 하는 수준이다.

차세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경우, 기술의 다양성과 함께 장주기, 단주기, 초단주기의 특성의 다양성이 필요하며, 차기 전력시장과 전력수급계획과의 연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차세대 ESS 등 유연성 자원의 경우, 장기계약시장 기반 기술과 현물시장기반의 기술 등 차별화하는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

박 교수는 전력망연결(V2G), 자동차와 주택 간 전력공급 시스템(Vehicle to Home, V2H) 등은 사회적 비용편익분석(B/C)을 우선적으로 산정한 이후 추진 순서 및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호남 지역뿐만 아니라 향후 원전 확대에 따른 송전망 제약 발생 지역 등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ICT 기반 전력수요관리 측면에서는 전기요금이 정상화되기 이전에는 과감한 보조금 지원으로 전력수요관리 신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시너지 확보 및 규모 확장을 위해 에너지자립형 산단 사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요관리사업에 대해서는 다양한 세제혜택과 세제혜택의 유연성이 제공돼야 한다고 밝힌 박 교수는 “에너지공급사업자의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 소매시장 연동형 수요관리 사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국대학교 조홍종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넷뉴스)

단국대학교 조홍종 교수 역시 과감한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교수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위한 전 세계적 전력산업 투자의 대부분은 재생에너지 투자와 그 만큼의 전력인프라 투자로 구성돼 있다.

조 교수는 “송배전망을 적기에 구축해 신규 발전원과 매칭될 수 있는 창의적인 전력망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전력거래 선진화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분산형 전원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VPP를 적극 도입하고, 수요시장 활성화를 통한 적절한 예비력 보상과 소비자 수요 효율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리튬이온 ESS, 전고체 ESS, 수소 등 혁신적 전력 저장장치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망중립적 소매시장 개방을 통한 전력 비즈니스 혁신, 새로운 결합상품 및 에너지 전반의 개혁을 위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밝힌 조 교수는 “도매시장의 경쟁 강화와 새로운 거래 제도 도입, 계약시장과 경쟁시장의 적절한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다양한 에너지 거래소 도입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소거래소를 통한 수소경제 활성화를 이루고, 탄소배출권시장 선진화를 통한 친환경 투자와 신산업 육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전력거래 상품의 다양성과 신뢰도 제고, 천연가스 시장의 파생상품 구축과 이를 활용한 전력시장 안정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패널토론에 참가한 전력거래소 문경섭 본부장. (사진=이넷뉴스)

전력거래소 문경섭 본부장은 전력산업의 친환경, 분산화, 스마트화를 위해 ICT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문 본부장은 “전력거래소는 전력신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전력시장 플랫폼 제공을 위해 정부를 도와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신산업 육성방안에 대해서는 가시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집중 육성하는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문 본부장은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발굴이 요구되며, 여기에는 특히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플랫폼을 제공하는 전력거래소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민간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전력거래소가 이를 전력시장에서 구현하기 위해 협업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기술 성숙단계 이전의 경제성 부족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짚었다. 과거 태양광에 연계한 ESS에 대한 추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및 계통운영을 고려하지 않은 운영기준 사례가 재발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문 본부장은 고장, 사고 등에 대응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배터리 화재로 인해 ESS 사업이 위축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문 본부장은 “화재발생 자체도 문제지만 원인파악의 어려움으로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손실을 감수해야 하고, 이는 사업 재활성화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 시스템 성능 등을 보증할 수 있는 사업구조 등 사고에 강건한 사업구조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PP에 대해서는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문 본부장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의한 통합발전사업자와 전기사업법에 의한 중개사업자의 전력시장 내 역할이 동일해 사업자간 역할 구분 또는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이금정 PD가 R&D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넷뉴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이금정 PD는 전력신산업 촉진에 R&D가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PD는 R&D를 통해 기술기준, 시장∙제도의 타당성을 검증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ICT 및 데이터 활용을 통해 신사업모델과 신서비스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수요∙정책기관과 민간사업자의 참여로 신속한 사업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PD의 의견이다.

인업스 박현기 상무는 새 정부에서 밝힌 탄소중립, 분산화, 스마트화를 기본 방향으로 하는 ‘에너지 신사업 계획’의 방향성이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박 상무는 “전력신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업모델과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스피드 있게 적용되고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관리적 관점이 아닌 사업 확대 관점의 사업모델 제도화가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업 모델이 적용되고 난 후에는 사업 확장이 가능한 관점에서 이행규칙 등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SS분야에 대해서는 사업모델 관점의 ESS 정책 및 사업모델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즉, ESS를 어떤 용도 및 모델로 전력망에 도입할 것인지, 특히 전력계통의 안정화라는 관점에서 ESS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먼저 봐야한다는 것이다.

박 상무는 “ESS는 배터리전문가가 아닌 계통 전문가의 관점에서 정책 및 사업모델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 중인 인업스 박현기 상무. (사진=이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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